『스티브 마빈은 한국경제와 증권시장을 보는 눈이 매우 예리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 일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도 풍부합니다. 무엇보다 그의 보고서는 펀드매니저들에게 가장 많이 읽힙니다. 이점이 바로 그의 가장 큰 경쟁력이죠.』이번 조사에서 자딘플레밍 증권의 스티브 마빈을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로 추천한 삼성투자신탁운용 오성식 과장의 얘기다. 한국경제를 심하다고 할 정도로 비관적으로 보는 것에 대한 반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흐름을 짚어내는 능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평가한다. 특히 거시경제분석과 증권투자전략을 연결하는 능력은 국내 이코노미스트보다 서너단계 앞서간다고 인정한다.◆ 경제예측력·자기논리 갖춰야 성공이번 조사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한 스티브 마빈은 「태풍의 눈」(2월)「죽음의 고통」(5월)이란 보고서를 통해 재벌들의과잉투자, 경제정책의 실패 그리고 관치금융 등을 신랄히 비판했다.특히 증권투자자들에게는 IMF 금융위기와 3백포인트 붕괴를 정확히 예견한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스탠퍼드대학 출신인 그는 94년부터 쌍용투자증권에서 근무하다 올해초 자딘플레밍 증권으로 옮겼다. 국내증시에 투자하려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제일 먼저 만나보고 싶어 할 정도로 시장영향력을 갖고있다.스티브 마빈과 거리를 두고 이근모 전ING베어링증권상무가 2위를차지했다. 차분하고 일관성있게 자신의 투자전략을 피력한다는게펀드매니저들의 평가이다. 이상무는 일찍부터 외국의 유수한 금융전문지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가 이끌던 ING베어링증권의조사분석팀은 최근 몇년간 연속해서 국내 최우수팀으로 선정됐다.외국인투자자들에게 국내기업에 대한 정확한 투자판단을 제공하고있다는게 선정 이유였다. 이상무는 최근 환은스미스바니증권으로옮겼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후 워싱턴주립대학에서 MBA학위를 취득했다.영국계 SG증권의 정태욱 지점장은 3위를 기록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지점장은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자딘플레밍증권 조사부담당 이사로 근무하다 올해초 옮겼다.그는 국내외 경제흐름에 대한 예측능력과 자신의 논리에 대한 확신이 유능한 이코노미스트의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의김한진 조사부장은 86년 입사이후 조사부에서만 잔뼈가 굵었다. 국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김부장은 『한국경제의 전망을 가급적 낙관적 시각에서 파악하려고 한다』는 평가를 펀드매니저들로부터 받았다. 신영증권이 사세에 비해 조사분석능력을 인정받는데적지않게 기여하고 있다는게 회사안팎의 평가이다. 5위는 신한증권의 정의석 부장이 차지했다.펀드매니저들은 스티브 마빈을 제외하고는 내국인중에서 명실상부한 이코노미스트를 꼽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스티브 마빈보다보고서 작성횟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증권시장을 비롯한 경제계에미치는 영향력도 많이 떨어진다고 인정했다. 심지어 같은 증권사에서 나오는 이코노미스트의 전망과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서로 다른 논조를 갖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이코노미스트가 소속회사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지 않다는 얘기다.그럼에도 최근 증권투자전략이 세분화되면서 이코노미스트의 역할을 새롭게 평가하는 추세라는게 펀드매니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