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과연 해피엔딩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작년 7월 아시아에서 막이 오른 「세계 금융위기」라는 드라마가 2막(러시아), 3막(중남미)을 거쳐 이제 종반이 가까워진 느낌이다. 만약 4막에서도 금융위기의 불길이 꺼지지 않는다면 그 희생자는 미국과 유럽이다. 그리고 그 결론은 「세계 경제 공멸」이라는 대참사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반대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금융위기의 불길이잡히고 세계경제가 위기에서 탈출하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전개된내용을 뒤집는 일대 반전인 셈이다.이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키워드는 「국제공조」다. 다시말해선진 7개국(G7)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이 위기해결을 위해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것이 보장되지 않으면 드라마의 반전은 불가능하다.이런 점에서 앞으로 한달은 세계경제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가늠할 수 있는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 기간중 중요 국제회의들이잇달아 열리게 돼있다. 이 회의에서 국제공조가 이루어질지가 세계경제의 장래를 좌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지난 14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제안으로 구체화된 국제사회의공조 움직임은 다음달 초의 G7 재무장관및 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보다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이 회의에 이어 G22 재무장관및 중앙은행총재회담도 추진중이다. G7과 한국 중국 등 15개개도국이 참석대상이다. 이와함께 G7 긴급정상회담도 기대되고 있다. 이 회담은 지난달말 일본이 제의했다 무산됐으나 최근 중남미의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다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그러면 이같은 회의에서 찾아낼 수 있는 국제적 공조 방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크게 6가지 대책이 거론되고 있다. △선진국의공동 금리인하 △일본의 경기부양 △아시아 각국의 재정지출 확대△개도국 부채 탕감 △채무국에 대한 부도유예 선언 △IMF 재원확충 등이 그것이다.이중 미국의 금리인하 문제는 『달러 강세를 시정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경제에인플레보다는 디플레의 가능성이 더 크다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금리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미국의 상품 수출입 규모가 계속 감소하는 반면 연간 물가 상승률은 1%대에 머물고 있는게 그 신호다.일본의 경기부양 역시 세계 대공황을 방지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 환란이 발생한 이후 줄기차게 『일본이 내수경기를 부양해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또 미국뿐 아니라 최근에는 중국 등도 일본측에 경기부양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아시아 국가들의 재정지출 확대는 세계은행의 아시아·태평양 담당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사히로 가와이가 제시한 방안이다. 아시아 각국이 재정지출을 국내총생산(GDP)대비 1% 늘리면 아시아 전체 경제성장률이 2%이상 상승해 공황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게가와이의 주장이다.그의 이같은 주장은 재정긴축을 요구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과는 상충되지만 세계적 디플레의 우려가 고조되는 것과 비례해점차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이밖에 개도국 부채탕감이나 채무국에 대한 부도유예 선언은 『채권자들도 금융위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방안이다. 특히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회장은 최근미의회 증언에서 이 방안을 강력히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이같은 방안들에 대해 『어느 한가지 조치만으로는 미흡하고 동시에 진행돼야 위기해결의 효과가 나타날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도 앞으로 한달간 추진될 일련의회의에서는 「국제공조」가 최대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