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이후 종금업계에는 거대한 지각변동이 있었다. IMF체제의원흉으로 지목받으면서 30개에 달하던 종금사가 9월말 현재 14개업체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한외종금과 현대종금도 조만간 외환은행과 강원은행에 합병될 계획이다. 불과 1년이 안돼 절반이 넘는종금사가 사라지는 셈이다. 단기금융 국제금융 리스 유가증권투자등 주력업종을 변경하면서 고수익을 올리던 영광은 아득한 과거의전설이 됐다. 살아남은 종금사도 급변한 경영환경에 적응하랴, 중장기 생존전략을 모색하랴 분주하다.1차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종금사들의 당면과제는 업무영역축소의후유증을 극복하는 것. 종금업계는 IMF이후 단자업무 유가증권투자 등으로 업무영역이 축소됐다.한국종금의 황호경 과장은 『IMF이후 외화업무와 리스업무에서는거의 손을 뗐고 종금업계의 전유물이던 CP(기업어음)시장에서도증권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가신인도 하락 … 국제 업무 엄두 못내종금업계는 IMF체제이후 국가신인도의 하락으로 외국에서 달러를빌려와 국내제조업체에 대출해 주던 국제금융업무는 엄두도 못내고있다. 제조업체들의 신규설비 투자가 위축되면서 리스업무도 어렵다. 종금사의 수익원인 CP시장에서도 타금융기관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종금업계에서는 전체 CP시장의 70%를 증권사, 25%를종금사, 나머지를 은행신탁계정과 투신업계에서 차지하고 있다고보고 있다.그나마 최근 금리인하추세가 이어지면서 증권사와 투신사의 채권형수익증권에 몰렸던 여유자본이 종금사의 발행어음과 CMA(어음관리계좌)로 몰리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내년 6월말까지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는것도 현안중 하나다. 현재 영업중인 14개 종금사들은 금감위가 요구한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6%를 모두 충족한 상태다. 증자와 후순위채권매입을 통해 어렵사리 달성했다. 하지만 앞으로 부실채권이라도 발생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될 위험성은 상존한다. 종금사들이 「위험관리위원회」 등을 설치해서 여신심사와 사후관리를대폭 강화한 것도 이같은 사정에 기인한다. 또 지급보증, M&A 주선, 경영컨설팅 등 수수료수입을 올릴 수 있는 업무영역을 개발중이다. 다양한 수익원을 개발해서 단기금융업무의 위험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중장기적으로 종금업계가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게될 것이라는게 금융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금융기관들의겸업화 추세로 종금사의 이점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증권사에빼앗긴 CP시장이 단적인 예다.종금사들의 대안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자기자본이 많고 경영능력이 우수한 종금사들이 투자은행으로 변신하는 것. 한국 한외 LG종금 등 대형종금사들은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인수, M&A 알선, 유가증권투자 등 종합투자은행으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투자은행으로변신하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워야하기 때문에 이들 종금사간 또는다른 증권사와의 인수합병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상당수 지방종금사들은 지역밀착형 소형은행으로 탈바꿈할 것으로보인다. 지역상공인에 단기운영자금을 공급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SOC자금조달창구로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이밖에도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CP 등 단자업무에 치중하는종금사도 등장할 전망이다. 종금업계에서는 대한 중앙 나라 등 서울소재 전환종금사들이 당분간 단자업무에 특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금협회 이태봉 영업부장은 『종금사들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과거보다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것』이라면서 『증권사나 투신사가 담당하기 힘든 틈새영역에서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