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리학 책의 서문을 보면 「모든 약은 독이다.」라는 문구를 접하게 된다. 이 뜻은 모든 약은 인체에 득이 되는 면이 있지만 경우에따라서는 해로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약의 선택과 적절한용량 사용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약리학의 발달로 현대에는 암을정복하는 약을 만들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고 역시 한쪽으로 득이 되면 한쪽으로는 해가 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 반면 몇몇 곤충의 독이 인간의 질병에 이용되는 예가 있다.봉독이란 꿀벌의 독을 특별한 방법으로 추출하여 약품화한 것이다.이런 추출기술이 발달되기 전부터 민간요법으로 벌침이 많이 이용되어 왔고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 인류 역사상 봉독을 사용한 정확한 연대는 분명하지 않으나 수천년전부터 하나의 민간요법으로 내려온 것은 사실이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봉침의 사용을 기록으로 남겼고 봉독을 「Arcanum(신비한 약)」이라 불렀다. 우리 의학계에서는 봉독을 몇몇 특정 질병에 응용하고 있다.질병중에는 만성적인 경로를 거치며 점차 악화되고 치유되지 않는질병들이 있다. 예를 들면 류머티즘, 다발성 경화증이나 강직성 척추염 등의 자가 면역질환등이다. 류머티즘은 잘 알려진 질환이지만다발성 경화증이나 강직성척추염 등은 흔하지 않은 질환이다.류머티즘은 만성적 전신적인 염증성 질환으로 관절이나 인대, 활액막내의 비세균성 염증반응이 장기간 나타나면서 관절통이나 종창의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질환이다.강직성 척추염이란 골화성 골반 척추염, 류머토이드 척추염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척추인대의 골화가 특징적인 질환으로 보통은 천장관절에서부터 시작하여 요부, 흉부 그리고 경부, 척추순으로 수년내지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어 척추가 완전히 굳어버리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척추가 한 덩어리의 뼈가 되는 수가 있고 환자의 1/3에서는 척추이외의 관절에도 병소를 나타낸다. 그 중 고관절이 가장 잘 침범되는 관절이며 관절이외에도 눈, 폐, 심장, 전립선에도 병변을 보일 수가 있다.다발성 경화증이란 신경계의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신경의 탈수초화에 의해서 침범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임상증상이 나타난다,흔한 증상으로 한군데 혹은 여러 부분의 쇠약과 시신경염으로 인해시야가 선명하지 않고 겹쳐 보이며, 사지 쇠약으로 운동시 피로가쉽게 발생하고 계단 오르기가 힘들기도 하다.이러한 난치병에 자연에서 얻은 꿀벌의 독을 이용해 보는 것은 조금은 희망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봉독의 약효는 크게 면역계에대한 작용과 항염증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봉독은 우리 몸의 면역계를 자극해서 질병과 싸워 이길 수 있게 함으로써 생체 방어력을키워준다. 또한 봉독내에 함유된 멜리틴과 아파민, 아돌레핀 등은강력한 항염증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에 소개한 질환들의 공통점이 면역계 이상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므로 봉독의 약리학적 특성을 살려 치료해 볼 가치가 있다.신경통증클리닉을 찾아오는 환자의 많은 수는 어디를 가도 해결하지 못하는 통증과 고통을 가진 환자들이다. 그들에게 우리가 흔히행하는 신경치료 뿐 아니라 봉독치료는 하나의 새로운 치료법으로정확한 진단과 근거를 바탕으로 필요한 환자에게 좋은 해결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02) 588-7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