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제 브라우저 끼워팔기 심판대에...불법 판결땐 타격

미국 연방정부와 20개 주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제기한소송은 21세기 하이테크 경제를 규정짓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러 쟁점사안들에 대해 토머스 잭슨 판사가 어떤 판결을 내리든 소송은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여 법원이 심리를 이례적으로 빨리 처리한다고 해도 결론은 2년 뒤에나 나올 것이다.빌게이츠가 80년대 초반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에서 독점상태를 구축한 이래 지금까지 MS는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다른 경쟁업체를 따돌리는 사업방식으로 계속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켜 왔다. 98년 순익이 나머지 49대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정도로 막강한 시장 지위에다 기존의 지배적 운영체계를 표준으로 삼으려 하는 프로그래머들과 소비자들의의도에 힘입어 MS의 독점상태는 계속 지켜져 왔다.당국과 MS 양측은 거듭되는 조사와 몇차례의 합의 등 지루한 공방전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미국정부가 그동안 요구해 온 조치는 MS에 별로 큰 타격을 입힐 수 없는 것들이었다. 정부 측에서는 처음에는 연방무역위원회가, 나중에는 법무성이 나서서 MS가 「윈도(Windows)」 라이선스에다 「워드(Word)」나 「액셀(Exel)」을 함께 묶어서 컴퓨터 제조업체들에 파는 것 같은 반독점규정 위반관행을 금지하도록 요구했었다. 정부측은 이 정도 요구로MS의 영업관행을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정부는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MS가 관행을 고치지 않았고 반독점 행위의 증거가 대규모로 계속 드러나 법정으로 가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MS 역시 지금은 법정에 서는 일 이외의대안은 별로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MS는 이 소송에서 정부가이긴다면 소비자들에게 윈도를 계속 업그레이드해 주며 많은 돈을버는 영업행위가 앞으로는 금지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쪽 팔이뒤로 묶인 채 경쟁업체들과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MS에 대한 법무성의 제소는 3년전 두 개의 위협적인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윈도의 독점을 보호하기 위해 MS가 불법적 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 경쟁자 중 하나가 「자바(Java)」다. 자바는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지원을 받은 프로그래밍 언어인데 어떤 운영체제든 별로 변형을 하지 않고서도 이것을 사용할 수 있다. 또다른 하나는 넷스케이프(Netscape)의 「네비게이터(Navigator)」 브라우저다. 이것은 월드와이드웹을 보다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해 준다.자바와 네비게이터 브라우저는 여러 면에서 윈도에 위협적이다. 네비게이터가 대부분 자바언어로 돼 있고 다운로드하기도 간편해 소비자들이 웹에 접근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되면서 윈도에 대해서도 커다란 위협으로 떠오른 것이다. 법무성에 따르면 MS는 윈도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 다른 많은 유형의 기계에서 사용될 수 있는 자바언어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자바의 입지를 훼손해 왔다는 것이다. MS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자바의 해석프로그램과 윈도에만 적용되는 기상기억장치를 만들어 냈다. 캘리포니아 법원은 MS의 행위가 선마이크로시스템즈가주장하는 대로 자바의 라이선스를 침해했는지를 심사하고 있는 중이다.브라우저 시장을 지배하고 넷스케이프를 제거하려는 MS의 행위는여러 곳에서 마찰을 불러일으켰다. MS는 「인터넷익스플로러(IE)」라는 대단한 브라우저를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들었음에도 네비게이터를 견제하기 위해 이것을 공짜로 제공했다. 하지만 MS의 의도는실패로 끝났고 또 넷스케이프를 「유닉스(Unix)」 운영체제에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대가로 윈도시장에서 퇴출시키려는 시도도 실패했다. 그 뒤 MS는 PC 제조업체들에 제품에 윈도를 설치하는조건으로 자사의 IE브라우저를 함께 설치하도록 요구했다.MS는 돈과 데스크톱 PC 시장의 지배권을 이용해 인터넷서비스를 새로 시작하고, 또 PC 공급업자들을 MS의 독점적 IE 배급업자로 만들려고 했다. 이런 움직임의 결정판은 「윈도 98」이었다. 윈도 98에는 운영체제와 브라우저가 함께 들어가 있다. 이 때문에 넷스케이프도 결국 자사의 브라우저를 거저 내놓을 수밖에 없었지만 MS는시장점유율에서 넷스케이프를 앞지르고 있다.법무성은 MS 내부에서 오고간 수천건의 E-메일을 불법의 증거로 수집했다. 메일들은 「브라우저 전쟁」에서 다른 제품의 출현을 막고윈도의 독점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MS는 그 증거란 것들은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법무성은 또 이에 맞서 MS의 주장이 난센스라고 일축한다.6주쯤 걸릴 것으로 보이는 소송기일을 단축하기 위해 문서로 된 증거를 무한정 요구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양측이 내세울 수 있는 증인은 12명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는 IBM 이외에 다른 컴퓨터 제조업체는 한 곳도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송 관계자들은 다른 회사들은 MS가 행사하는 큰 영향력을 두려워하고 있다고설명한다. MS는 절대로 빌 게이츠를 법정에 세우려 하지 않을 것이다. 법무성측 변호사들은 빌 게이츠가 만약 물러난다면 MS에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MS의 대응은 대부분 예상했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MS는 소송의 초점이 두 소프트웨어 제품의 끼워팔기에 맞춰지길 기대한다.이것이 그들의 사업에 사활적인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이 부분에서는 항소법정이 자신들 편을 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MS는 자신들이 시장분할을 모의한 증거라고 여겨지는몇몇 E-메일의 진의에 대해 논쟁을 벌이며 회사의 행위 대부분이치열한 경쟁행위였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버드 대학의데이비드 요피와 MIT의 마이클 쿠즈마노 두 교수가 곧 출간할 책의내용을 증거로 들며 넷스케이프는 MS의 공작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착오 때문에 실패했다고 주장할 것이다.MS는 소송의 장기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콜럼비아주 항소법정은 지난해 법원이 선고한 끼워팔기 판매금지조치의 범위를 조절하고 있다.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끼워파는 MS의 행위가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법원이 이를 무작정 막는 판결을 내리는것을 주저할 수도 있다. MS는 보수적인 배심원들이 자신들의 항소를 들어주리라고 기대한다. 연방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내릴지 짐직하기는 더 어렵다. 그러나 대부분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 시절 임명된 대법관들은 자유방임주의에 기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이번 소송에서 정부는 수년동안 불법적으로 저질러지면서 경쟁자들을 견제하는데 사용됐던 MS의 「약탈적이고 위법적인」 영업관행의유형을 자세하게 묘사할 것이다. MS는 다른 회사들도 불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를 하면서 반독점 규정 아래서 「꼬투리」를 잡히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Trial run」 Oct. 10,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