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수익증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채권시가평가제의 도입으로 「투자원금을 날릴 수 있다」는 공포에 떨고 있다. 운용실적이저조한 투신사에 여유자금을 맡긴 고객은 이자는커녕 극단적인 경우 원금일부를 잃을 수 있다는 현실에 당황해하고 있다. 은행보다높은 금리에 투신업계를 선호한 투자자들에게는 믿기 어려운 얘기다.채권펀드매니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혼돈을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변화된 현실을 수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미 투신사의 주력상품중 하나인 주식형펀드는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따라 투자원금을잃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채권형 펀드도 마찬가지다.다만 개인투자자들이 투신사를 저축기관으로 인식하며 거래해온 관행 때문에 손실을 투신사가 떠안았다. 투신사의 거액의 부실 채권은 이같은 관행에서 기인한다. 이제 시가평가제의 도입으로 상황은달라졌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대량으로 보유한 펀드나 금리예측이 어긋난 투신사에 투자해서 발생한 손실은 전적으로 투자자의몫이다. 국민투자신탁운용 김형기 채권운용역은 『발행기관의 부도로 편입채권에서 이자와 원금을 못받게 되면 경쟁업체에 비해 수익률이 하락하거나 심할 경우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며 『편입채권의 신용등급과 채권편입비율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용등급과 편입비율 우선 체크해야10월21일 현재 증권업협회가 발표한 「잔존만기별 시가평가 기준수익률」에 따르면 만기가 3개월 남은 국채관리기금채권(국관채)의수익률은 7.52%이다. 국관채는 정부가 발행했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를 못받을 위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회사채 등 다른 채권의 수익률을 산출하는 기준이 된다. 만기가 3개월남은 한국전력과 산금채의 수익률은 7.76%, 7.53%였다. 정부출자기관이라 국채와 동일한신용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반면 무보증 BBB+ 회사채의 수익률은 9.28%다. 국관채보다 수익률이 1.76% 포인트 더 높다. 국관채보다 원금과 이자를 지불하지 못할 위험이 더 크다는 의미다. 이것은 수익률이 높을수록 부실채권될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회사채는 신용기관의 보증을못받은 무보증채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대량 편입한 채권은 기피하는 것이 유리하다.금리변화도 채권펀드의 수익률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시가평가제의 도입으로 금리가 달라지면 채권펀드수익률도 변한다. 가입시점보다 만기때의 금리가 낮으면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 채권가격의 상승으로 펀드수익률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에게 불리하다. 채권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금리변화가 펀드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살펴본다. (표 참조)김채권씨는 1천만원을 장부가펀드와 시가평가펀드에 투자했다. 장부가펀드는 현재 투신사와 증권사에서 판매중인 수익증권과 동일한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한다. 즉 매입시점의 금리가 만기때까지 적용된다. 시가평가펀드는 시장가격의 변화를 반영하는 펀드다. 각펀드는 3년만기 회사채 80%, CP(기업어음) 등 유동성자산 20%로 구성돼있다. 투자시점의 금리는 연12%다.장부가펀드의 경우 만기때까지 12%의 금리를 유지하면 수익률은12.55%에 달한다. 1년간 금리가 변하지 않았지만 수익률이 0.55%포인트 상승한 것은 편입채권의 이자수입과 91일만기의 CP의 재투자수익률 때문. 즉 3년만기 회사채는 3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된다.또 이를 다시 연12%로 재투자할수 있다. 91일만기 CP역시 만기때까지 재투자를 할 수 있다. 장부가펀드는 또 금리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더라도 수익률에 큰 변화가 없다. 10%로 하락하면 12.34%, 14%로상승하더라도 12.75%의 수익률을 올린다. 장부가펀드는 금리변화를반영하지 않고 매입시점의 금리로 채권수익률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중도에 발생한 금리변화는 펀드수익률을 산출하는데 반영되지않았다.◆ 금리 급상승 따른 손실적어반면 시가평가제가 적용되는 펀드는 금리변화에 민감하다. 금리가하락하면 펀드수익률이 상승한다. 즉 금리가 3개월마다 0.05%포인트씩 하락하여 만기때 10%가 되면 만기수익률은 15.21%가 된다. 반면 금리가 3개월마다 0.05%씩 상승하여 만기때 14%로 상승하면 만기수익률은 10.01%. 운용기관의 금리예측능력에 따라 무려 5.2% 포인트의 금리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1천만원을 투자할 경우 금리변동에 따라 52만원의 차이가 생긴다. 대신경제연구소 임정재 연구위원은 『올해초 30%에 달했던 금리가 9%대로 하락한 것에서 알수 있듯이 채권수익률도 주가처럼 변동이 심하다』며 『금리예측능력에따라 펀드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데 시가평가제도입의 의의가있다』 고 설명했다. 물론 임연구원은 『올해같은 예외적 상황을제외하고는 금리변동이 심하지 않아 금리변동에 의해 원금을 잃는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덧붙였다.국민투신의 김운용역도 『지난해말 30%대의 금리가 최근 10%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라며 『지금까지 국내 금리의 연간변화율은 2% 포인트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금리의 급상승에따른 투자손실은 극히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을 알면 돈이 보인다채권은 정부 공공기관 특수법인 금융기관 일반기업 등이 거액의 장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다. 발행기관은채권을 발행할 때 지급이자와 상환금액을 밝혀준다. 채권을 확정금리증권(Fixed income security)라고 하는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일반적으로 정부에서 발행한 채권을 국채,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지방채, 산업은행 한국전력 등 특수법인이 발행한 채권을 특수채 그리고 삼성 현대 등 일반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회사채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국채로는 최근 유통물량이 급속히 늘어난국채관리기금채권(국관채) , 국민주택1종채권 등이 있다. 또 산업은행 발행채권은 산금채, 한국전력은 한전채로 불린다. 금융채에는주택은행 중소기업은행 장기신용은행등이 발행한 채권 등이 포함된다.이들 채권은 이자지급방식에 따라 다시 이표채 복리채 할인채 등으로 나뉜다. 이표채는 정기적으로 이자를 받다가 만기때 원금을 함께 지급받는 채권. 할인채는 만기때까지의 이자를 미리 지불하고산 채권을 보유하다가 만기때 원금을 지급받는다. 복리채는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이자를 만기때까지 복리로 계산한후 만기때 원리금을 찾아가는 채권이다.예를 들어 표면이자율 15%, 이자는 3개월후급, 액면가격 1만원인삼성전자의 3년만기 회사채에 투자하면 3개월마다 3백75원[(1만원×0.15/4(연4회)]의 이자를 지급받는다. 12번의 이자를 지급받은후만기때 1만원의 원금을 지급받는다. 만기 1년 액면가격 1만원 발행이자율이 10%인 할인채의 발행가격은 9천원[1만원-1만원×0.1]이다. 즉 1만원짜리를 9천원을 지급하고 매입한 후 만기때 1만원으로 상환받는다. 복리채는 보유기간중 발생한 이자를 복리로 계산한후 만기때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지급하는 채권. 국민주택채권1종,2종 등이 대표적이다. 액면이자율 10%, 만기1년 액면가격 1만원인 복리채의 만기상환액은 1만1천원[1만원×(1+0.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