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창립 1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올해는 금강기획이 창사 15주년을 맞는 해이자 채사장께서 금강기획 사장으로 취임하신지 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금강기획 사장으로 그간에 가장 큰 변화라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무엇보다도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진작됐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5년전에 금강기획은 취급액순으로는 광고업계 7위 수준이었지만 대외 인지도로는 10위권 안에도 못들 정도로 사람들이 잘모르는 회사였습니다. 저는 회사 이미지를 높여야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지겠다고 생각, 기업을 대외적으로 알리는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제 금강기획은 국내 3대 광고회사 중의 하나인데다대외 인지도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에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경쟁률이 2백대 1일 정도로 치열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회사를 알아주니 자연히 직원들의 애사심이나 사기도 올라갔습니다.▶ 단기간에 금강기획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광고회사의 재산은 사람입니다. 좋은 광고는 아이디어가 풍부한,우수한 인재로부터 나옵니다. 때문에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무엇보다도 교육에 대한 투자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 중요합니다. 제가 처음 금강기획에 발령받은 첫 해에는 생일카드를 일일이 손으로 써서 직원들이 생일을 맞을 때마다 보내주곤 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습니다. 또 그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최소한 1년에 한번씩은직원들의 불만 사항이 무엇인지, 회사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설문을 통해 조사해서 시정하고 있습니다. 설비나 시설에 있어서는 항상 최첨단으로 도입하려고 노력했는데 업무의 편의를 도모하고 직원들이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기본적인 시설이 뒷받침돼야 직원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고 능률도 오릅니다. 더 나아가서는 직원들부터 회사에 만족해야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광고회사의 재산은 인재라고 하셨는데 직원들의 자질 향상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들을 실천하셨습니까.IMF로 우리나라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전직원들이 1년에 한번씩은 해외에 나가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격려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은 그냥 앉아서생각만 한다고 생기는게 아닙니다. 새로운 조류를 자주 접하고많은 경험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또 영화도 보고 해야 생깁니다. 이런 생각으로 광고 관련 세미나든 연수든 해외 지사 방문이든 간에 모든 직원들이 한번씩은 해외 출장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해외 출장은 직원들의 시야를 넓히는데도 도움이 됐지만 회사의 응집력과 합심력을 키우는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광고회사는 다른 조직보다 분위기가 더 자유롭다는 평이 많습니다. 조직을 자유롭고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도 각별한 노력이필요할 것 같습니다만.광고회사에서는 특히 아이디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발산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중요합니다. 젊은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좋은 아이디어나 기획안을 내도 중역들이중간에서 개악해버려 일할 맛이 안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젊은이들의 아이디어가 옳고 40대 중간 간부들의 생각이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고민하는 문제는 젊은이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수용하면서도 중간간부들의 경험과 장점도 살릴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잠정적으로 제가 내린 결론은 결재단계는 최대한 3단계 이하로 줄여야지 그 이상이 되면 크리에이티브 향상이나 조직 문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젊은직원과 경험이 많은 중간 간부들이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면서 발전해갈 수 있는 더 좋은 조직 형태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삭감하는 부분이 광고비라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IMF 이후에 국내 광고시장이 상당히 침체된 것처럼 보입니다.IMF로 광고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IMF가 국내 광고시장의 거품을 없애고 광고회사의 체질을 강화하는데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광고비가 통상 GNP(국민총생산)의 0.6∼0.7%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1.4%에 달했습니다. 국내 광고시장 규모의 0.5∼0.9%는 거품이었다는 얘기죠. IMF로 인해 거품이 제거되면서 크리에이티브가 뛰어난 광고회사는 더 인정받고 실력이 없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진정한 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IMF를 맞아 광고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광고는 그 나라의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활기를 되찾으면 동시에 광고산업도 다시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합니다. 때문에 광고물량이 줄어들었다고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광고회사 스스로 크리에이티브와 마케팅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광고회사 자체의 노력 외에 여러 가지 불합리한 광고관행도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IMF 이후 기업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 부도난 기업들이 방송사나 신문사등 매체사에 지불하지 못한 광고비를 광고회사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광고주 부도에 따른 광고비 문제를 광고회사가 혼자 짊어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세계에서도 비싸기로 유명한 고액 모델료라든가 광고 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책정되는 제작비 등의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광고 이외에 프로모션이나 스포츠마케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던 광고회사들이 IMF 한파로 사업 부문을 크게 줄이고 있습니다.금강기획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던 기업 중의 하나인데여기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IMF 이후에 많은 광고회사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사업 부문을 축소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여기에 대해 다른 생각을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업의 전체 마케팅 활동에서 4대 매체(TV 라디오 신문 잡지)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인터넷 광고나 프로모션 이벤트 홍보 등이 차지하는 중요성이커질 것입니다. 결국 광고와 이벤트 홍보 프로모션 등이 하나의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통합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예상됩니다. 금강기획은 이런 관점에서 전체 마케팅을 통합할 수있도록 여러 가지 연관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제 프로모션이나 스포츠마케팅 등 광고 이외의 사업 부서들이 하나의 수익 사업으로 자리잡아 가면서 금강기획으로서는IMF를 극복하는데도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금강기획의 앞으로 비전은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뉴미디어와 홍보 마케팅연구소 이벤트 스포츠마케팅 등 각각의사업 부서들이 독자적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면 모두 분사시켜 독립채산제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각 사업부서가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해나가면서 필요한 사안에 따라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구축을 통해 지식 정보화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조직이 흘러가는대로 묻혀서 가면 어떻게든 살아 남을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개인 하나 하나가, 즉 조직을 이루는 구성원 하나 하나가 특화된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조직도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광고회사로서 경쟁사를 제압할 수 있는 비법을 가지고 계신다면무엇을 들 수 있습니까.광고회사는 기본적으로 크리에이티브를 먹고 사는 회사입니다.이 크리에이티브란 것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 즉 나의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물론 이 얘기는 누구나 다 아는 흔한 얘길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광고주의 마음을 아는 것, 그래서 광고주의 광고가 매출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광고회사의 존재 의의가있다고 진정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금강기획 직원이라면 금강기획 광고주의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고 제가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마음에 두고 있는리더의 상이 있다면 무엇입니까.저는 리더라면 첫째 부지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지런히 공부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 많은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바른 결정을내릴 수 있는 기본적인 자질을 갖춰야할 것입니다. 둘째는 계속강조하는 얘기지만 인재 양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결국조직을 튼튼하고 경쟁력있게 만드는 것은 그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셋째는 리더란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의 분위기를 북돋워주고 앞에서 모범을 보여주는 사람이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