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4백선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 10월말부터 연속 상승행진을 보이던 주가는 가파른 상승을 의식하듯 몇차례 급등락을 보이면서 조정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국내주가의 상승은 외국인자금의 유입이 전적으로 작용했다. 외국인투자자금이 9월이후 순유입으로 돌아서면서 주가를 크게 부추겼다.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은 국내증시의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데다 선진국들의 잇단 금리인하로 아시아지역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높아졌기 때문이다.특히 엔화의 강세로 엔달러환율이 떨어지면서 국내증시에 대한투자매력이 고조됐다.그러나 최근 엔달러환율이 다시 1백20엔대로 상승하면서 외국인들은 순매수에서 매도로 돌아서는 등 국내주식의 매입에 다소 주저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이제 국내증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내증시에 대해 외국투자자들은 대부분 조심스런 낙관론을 갖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국내증시는 당분간 외국인투자자들이 관망하는 속에 급격한 하락세를 동반하지 않는조정양상을 띨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모건스탠리증권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증시가 추가상승할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아시아지역의 주식비중을5% 더 늘렸으며 한국에 대해서도 2% 비중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모건스탠리의 아시아전문가인 마커스 로스켄은 한국투자전략에관한 자료에서 『현상황에서 투자에 소극적인 것은 잘못된 태도』라고 못박고 『지금이라도 투자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도 현금보유비중을 24%에서 10%까지 낮췄다고 밝혔다.그는 『미국의 금리인하 영향으로 이 지역의 실제금리가 외환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하락, 한국과 필리핀의 실물경기를 되살리는좋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경기저점을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모건스탠리의 분석가 로버트 페로스키도 『최근 아시아지역의 상승은 지난 1/4분기때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이번에는 급등후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측되므로 매수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투자에 있어서는 재벌의 구조조정과정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한국경제가 무역수지 등대외요건의 호전에 의해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악화될 가능성은없다고 진단했다.모건은 지난 10월 23일 발표한 「4/4분기 아시아금융시장」 보고서에서도 아시아의 금융 및 경제 상황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었다. 이 지역 국가들은 경상수지가 대폭 개선되고부채상환압력도 크게 감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 태국은 산업생산이 저점에 이른데다 금리의 급격한 하락으로 경제가안정되고 있으며 수출주도로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했었다.메릴린치증권이 11월초 아·태지역에 2천7백30억달러를 운용하는22개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0%이상의 펀드매니저들이 내년에 아시아 각국의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초 조사당시의 14%보다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들 펀드매니저가 가장 선호하는 투자국가는 태국 한국 싱가포르 대만 순이었다.또한 응답한 펀드매니저의 28%는 앞으로 1년간 태평양지역 기업들의 수익성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조사에서는 이지역 기업의 수익성에 대해 호의적 전망을 한 사람이 단 한명도없었음을 감안할 때 매우 낙관적으로 돌아선 셈이다.이에 앞서 SG증권도 지난 5일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에 대한 장기투자비중을매도(Underweight)에서 관망(Neutral)으로 한단계 상향조정, 한국시장에 대한 권고투자비중을 단기적으로는 9.5%, 장기적으로는 13%로 올렸다. 금리하락과 국내유동성 회복을 들어 홍콩증시의 투자비중을 줄이는 대신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비중확대는내년 1/4분기가 더욱 유리하다고 지적하고 이때까지 기다리는 투자전략을 구사하도록 권했다.그러나 SG증권은 한국경제가 급격히 호전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기업들은 천문학적인 부채로 인해 이자를 지급하기도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수출이 감소세를 보여 한국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따라서주가지수의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장기적으로 4백~4백5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국내증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보이던 외국애널리스트들도 다소 낙관적인 시각으로 돌아서고 있다.◆ 스티브마빈, 투자 적기라고 지적증권 애널리스트 중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스티브 마빈 쟈딘플레밍증권 이사는 지난 2일 지금이야말로 한국주식을 살 때라는 투자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의 주가상승 기조가 수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며 해외고객들에게 한국주식을 사들이라고 권했다.그는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는 이유로 해외기관투자가들의 현금비중이 기록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주식투자여력이 커지고 있다는점을 들었다. 글로벌 극동아시아 내 한국투자비중은 10.3%로 설정되어 있지만8월만 현재 해외기관투자가들의 실질적인 한국시장 투자비중은4.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마빈 이사는 한국에 대한 해외의 시각도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는진단이다. IMF와 세계은행 수석연구원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경제의 조기회복을 예견하고 해외신문들도 한국경제가 회복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다.국내 증시주변의 여건도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마빈이사의 진단이다. 지난해 4/4분기 이후 주식비중을 급격히 줄인 국내기관투자가들은 보유주식 규모가 외국인보다 작아 더 이상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울 수 없다는 얘기다. 마빈이사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아직 약한 상태지만 이같은기술적 요인들에 의해 지수가 상당폭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엔달러환율과 금리가 상승한다면 상당한 조정이 올가능성도 있지만 당분간 이러한 악재가 발생할 공산은 크지 않다는게 그의 시각이다.제프리 삭스 하버드대교수도 내년도 아시아경제에 대해 조심스런낙관론을 펼쳤다. 아시아의 경제붕괴현상이 전역에 걸쳐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일본 태국은 경제학적 사이클 측면에서 바닥에 다다른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이중 한국과 태국은 향후 개혁과정의 흐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개혁의 추진방향과 속도가 잘못될 경우 두 국가의 경제는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과 태국이 개혁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으로 3가지를 들었다. 첫째,두 국가는 공공기금을 사용하여 공격적으로 금융부문의 자본을재구성하여 투자심리를 회복시킨 다음 가능한 한 빨리 민영화를추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며 둘째,두 나라는 악성기업부채 문제에 대한 만족할만한 해결책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해결책으로 부채의 자본전환 혹은 만기연장을 제시했다. 셋째,거시경제정책은 팽창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환율을 다소 유동적으로 운영해서라도 완만한 평가절하상태에서 통화팽창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상수지흑자규모를 GDP의 10%, 한자리수 물가상승률을 유지해야 한다고덧붙였다.삭스교수는 금융위기는 대개 단기적인 현상으로 금융위기가 끝난다하더라도 동아시아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 국내증시의 위험요소도 여전히 내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