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신세계라고 한다. 새로운만큼 아는 것도 많지 않다.HTML이나 자바스크립트와 같은 인터넷언어를 이용해 웹사이트를멋있게 만들수는 있어도 그 이상은 모른다. 웹사이트에 모여든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불편한 것은 무엇인지, 행동은 어떻게 하는지 등 모든게 낯설 뿐이다.전세계 인터넷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선 가상공간에서의 네티즌의 행동특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심리학 사회학문화인류학 등 학문적 연구 뿐 아니라 상업적 활용단계까지 와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전자상거래사이트를 구축하는데 필수적이라 보기 때문이다.네오글리픽스미디어 클릭인터액티브 마이크로매스커뮤니케이션등과 같은 회사들은 이미 심리학이나 사회학 문화인류학의 학문적 성과를 가상공간에 상업적으로 적용해 일정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세 회사는 웹사이트나 엑스트라넷 등을 구축하는인터넷전문기업이다. 주 고객은 미국심장협회, SBC워버그 미쓰비시 등이다.이들은 평범한 웹사이트구축업체들과는 달리 심리학 사회학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을 소프트웨어엔지니어들과 함께 웹사이트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주된 업무는 네티즌들의 행동특성을고려한 인터넷인터페이스 개발이다. 인터넷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행동특성이나 심리를 분석해 맞춤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가상공간에서의 행동특성 연구는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특성이 아니라 개개인의 행동을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특징이 있다. 한 네티즌이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면 그 사람 고유의 행동특성에 맞는 인터페이스와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일반의 행동특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이 전제된 상태에서가능한 일이다.◆ 설문응답 과정 통해 소비성향 파악마이크로매스커뮤니케이션이 개발한 미국심장협회의 사이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심장협회사이트는 심장병에 위협을 느끼는사람들이 생활습관을 바꿀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 마이크로매스커뮤니케이션은 이 사이트를 설계하면서 중점을둔게 개별 사용자들에게 맞춤식의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정보제공형태 역시 각 개인별로 개인화해 제공하는 것이다.우선 이 사이트는 방문객들이 등록하게 되면 자동으로 사용자들의 심리적 특성을 분석하게 돼있다. 온라인설문지에 답하는 과정에서 선택하는 항목에 따라 질문내용도 달라진다. 이 사이트에접속한 네티즌들은 개개인의 심장상태에 모두 다른 내용의 설문지를 받게 된다.여기까지는 사용자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이다. 마이크로매스커뮤니케이션은 여기에 추론이라는 독특한 기능을추가했다. 사용자들이 설문에 응답하는 과정을 분석해 응답자의각종 성향을 추론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문분석결과를 통해 응답자가 외부자료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추론되면 그분야의 권위 있는 기관의 이름을 통해 자료를 제시한다. 만일 방문객이 심장재단 사이트 내부자료를 선호하는 것으로 추론되면곧바로 심장재단 사이트의 내부자료를 보여준다.소비자의 행동특성을 분석하는 일은 보통 광고나 시장조사를 하는데 쓰인다. 대형 광고대행사들은 통상적으로 행동과학 등과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을 고용해 소비자조사를 실시하면서 광고의효과를 측정한다. 비록 행동과학을 이용한 소비자 행동특성 분석이 광고계에서 나온 것이지만 전자상거래 개발자들은 이를 한단계 더 발전시켰다. 광고처럼 소비자들을 부추겨 실제 구매로 연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매과정 자체를 직관적으로 파악할수 있게 만들었다.심리학 인간공학 문화인류학 등의 전문가들로 무장한 네오글리픽스는 시티뱅크 프린서플파이낸셜그룹 SBC워버그 등의 전자상거래사이트를 구축하면서 기존 전자상거래사이트와 달리 온라인에 접속한 네티즌의 행동을 분석해 심리를 파악하는 기능을 만들어 넣었다. 고객들이 인터넷사이트에 어떻게 접속하고 있는지, 접속과정이나 사이트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개선점은 무엇인지,고객들의 인터넷사용을 어떻게 도울수 있는지 등과 같은 것을 해결한 것이다.◆ 소비취향 파악이 중요소비자의 행동특성을 고려해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개발하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수개월에 걸쳐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구축해야 한다. 우선 소비자들이 느끼는 문제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앞서 서비스센터에 직접 나가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을 듣는다. 여기서 접수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정리해 이 자료를 종합해 각 소비자들의 특수한 요구를 충족할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것이다.또한 전자상거래사이트의 인터페이스는 각 산업별로 지니고 있는고유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각 산업마다 구매자를 모으는 방법이나 언어를 사용하는 방법, 관습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이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주문하는지도예측해야 한다. 그것도 각 산업의 논리에 따라 디자인해야 한다.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형성되는 새로운 공동체는어떤 모습일까. 사람의 심리까지 분석하는 정밀한 맞춤식 사이트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공동체나 연대의식을 만들어 낼수 있다는전망이 가장 유력하다.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듯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21세기의 심리학자들은 10대나 20대 등 나이에 따른 공동체의식이나 연대의식 뿐 아니라 내향적이면서 직관적인 사람들, 혹은외향적이면서 논리적인 사람들 등과 같은 종류의 공동체의식에대해서도 연구해야 할 모양이다.★ 국내현황가상세계에서의 소비자들의 행동특성에 관한 한 한국은 학술적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 주로 경영학이나 산업공학 등의 분야에서 전자상거래사이트의 효율성을 올리기 위한 연구다. 대표적인게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김진우 교수의 「EC환경하에서의 소비자행태분석에 관한 연구」다.김교수는 인터넷에서 홈쇼핑할 때 나타나는 소비자의 구매행태를다각적으로 분석해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과 구매를저해하는 요인을 밝혀냈다. 이 논문에서 밝혀진 전자상거래 상의구매를 결정하도록 하는 주된 요인은 가격대비 품질과 상품이나서비스에 대한 신뢰감이다. 정보의 내용 및 질, 제품의 성능에대한 신뢰, 가격에 대한 기대 심리 등도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반면 구매를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조악한 정보의 내용과 품질인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복잡한 주문이나 지불방법,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신감 역시 인터넷홈쇼핑이용을 주저하게 만드는요인으로 꼽혔다.김교수는 『소비자들은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 제공되는 정보에대한 낮은 신뢰감 때문에 전자상거래를 가장 불편하게 느낀다』며 『인터넷쇼핑업체는 가능한한 신빙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한다』고 지적했다.또한 김교수는 『인터넷 쇼핑몰에 있는 제품들에 대한 품질, 가격 등에 대한 평가가 어려워 전자상거래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나타났다』며 『쇼핑몰에서 제공된 정보만 믿고 제품을 구매할수있을뿐 아니라 쇼핑몰에 제공되는 신상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않을 것이라고 신뢰해야 전자상거래의 거래비용을 줄일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