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사태 이후 기업들 사이에 복고풍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60년, 70년대를 전후로 인기를 끌었던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기업들은 예전의 인기상품을 리바이벌해 시장에 다시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먹거리도 마찬가지다. 고생하던 시절에 먹었던 것을 상품화해 고객들의 시선을 붙잡으려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다소 이색적이지만 주먹밥 체인점이 등장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한때 커피숍을 운영했던 여연옥씨(34) 역시 올해초 IMF 시대에맞는 업종을 물색하다 토속주점으로 결정했다. 커피숍의 영업상태가 좋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전통술과 안주를 취급하는 토속주점을 차리면 괜찮을 것 같아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특히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아래 부천의 역곡역 주변에 초가마을이란 토속주점을 차렸다.주점의 기본적인 이미지는 역시 「향수」에 맞췄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소품을 구해 실내장식을 하는 등 「우리 것」을 물씬 느낄 수 있게 가게를 꾸몄다. 특히 나무와 흙, 돌만을사용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아주 아늑하게 치장했다. 또 수입원료나 화학첨가제 등의 사용을 일체 금하며 순수국산 재료만을 엄선, 사용했다.메뉴도 철저히 우리의 전통음식에 맞췄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술의 경우 제주도산 좁쌀 동동주 등 이름있는 전통주는 거의 빠짐없이 메뉴판에 올렸다. 취급하는 주류 가운데 민속주만 무려20여가지나 될 정도다. 그렇다고 신세대들이 즐기는 것을 완전히빼지는 않았다. 맥주와 레몬소주 등도 마련해놓고 주문하는 사람이 있으면 제공한다. 안주 역시 부침류와 탕류 등 민속주에 어울리는 30여가지를 준비해놓고 있다.초가마을이 메뉴에서 신경을 쓰는 또 다른 점은 전통차와 전통음식이다. 단순한 주점에서 탈피해 술 손님이 없는 낮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갖가지 전통차와 전통음식을 판다. 이런배경에는 술을 즐기지 않는 여성 손님들이 따라왔다가 그냥 가게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요즘은 낮 시간에잠깐 들러 전통차를 마시고 가는 여성 손님들도 적잖다. 영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다른 주점들은 보통 오후 4~5시 무렵에 문을여는데 비해 초가마을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손님을 받는 셈이다.주점은 흔히 손님층이 제한적이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소주방이나 호프집은 신세대층이 많고, 일반 주점은 장년층이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초가마을은 처음부터 가족중심의 주점을 지향했다.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전통차나 전통음식을 파는 것도이와 관련이 깊다. 이에 따라 초가마을의 경우 손님층이 아주 다양해 남녀노소가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초가마을 창업비용은 15평을 기준으로 약 1천9백만원(점포임대료제외)이 들어간다. 인테리어비로 1천5백만원이 들고, 그릇 등 집기류 구입비로 4백만원이 소요된다. 본사에 내는 보증금과 가맹비는 전혀 없다. 본사인 진솔프랜차이즈에서 올해 창업을 하는점포에 한해 보증금과 가맹비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순수입은 월평균 4백만원쯤(15평 기준) 된다. 업종의 특성상 전체 매출액에 대한 마진이 70% 정도되고 손님들 또한 꾸준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주방을 맡을 사람 한명과 아르바이트생 한명 정도만 쓰면 충분하다. 어려운 일이 별로 없어 나머지는 주인이 얼마든지 직접 할수 있다. (02)574-7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