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에 있어서 IR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경영과 관련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전달함으로써 이미지를 제고하고 재원조달비용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바로 IR이기 때문이다.IR가 이런 중요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9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간단하게 기업의 경영현황을 설명하는 기업설명회나 주가부양을 위한 한 방편으로 인식하는 것이 고작이었다.이런탓에 기업들의 IR와 관련된 활동은 극히 소극적으로 펼쳐졌다. 재무관련 부서에 직원 1~2명을 두고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경영실적보고서를 보내주거나 신기술이 개발될 경우 이를 알리는것이 IR활동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업들이 투명경영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데다 총수들 또한 IR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다.그러나 90년대 후반들어 기업들은 IR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IMF사태가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IMF체제 이후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경영상태를 묻는 문의가 빗발친데다 외자유치를 위해서는 장기비전과 경영실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 신인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자본유치·경영안정성 확보에 필수증시개방이후 해외기관투자가들의 효율적인 관리필요성도 기업들의 IR활동을 강화하게 한 요인이다. 사실 국내 우량 기업의 경우외국인 지분이 이미 한도가 차 있는 상태로 이들을 효율적으로관리하지 못할 때는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는 소지도 있다.SK텔레콤이 주총에서 타이거펀드등 외국기관투자가들로부터 투명경영요구를 받은 것이 좋은 사례다. 국내외 자본유치 못지않게경영 안정성확보를 위해서도 IR가 중요하게 된 셈이다.이에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재무관련 부서의 IR 담당인원을 늘리거나 별도의 팀을 두고 적극적으로 투자자관리에 나서고 있다.최근에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IR코너를 별도로 마련,국내외 투자자들에 대한 기업신인도 및 이미지제고에 힘을 쓰고 있다. 활동방법도 정보지를 보내주는 소극적인 것에서 공장견학,해외로드쇼등 공세적으로 전환되고 있다.국내 대기업중 IR활동을 가장 활발히 펼치고 있는 곳은 LG화학.이 회사는 그룹경영방향이 정도경영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96년최고재무담당임원(CFO)산하에 IR팀을 설치, 이미지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성과 또한 크다. 지난해 <유러 머니(Euro Money) designtimesp=17852>지로부터 IR 우수기업으로 선정됐고 올해초에는 <아시아 머니 designtimesp=17853>지가선정한 최우수 경영기업상을 수상했다.이 회사의 IR활동은 크게 이벤트활동과 IR관련 정보지제공등으로나눠진다. 주요 이벤트활동으로는 투자자가 회사방문시 실시하는1대1 미팅, 이슈 발생시 소규모 설명회방식으로 진행하는 소그룹미팅등이 있으며 앞으로 CEO가 직접 주관하는 장기전략발표회도가질 계획이다. 기업의 재무구조 등을 정리한 팩트북(FactBook)과 투자비전지를 투자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보내주고 있다.LG화학은 이외에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IR코너를 마련, 회사동향관련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있고 투자자들의 문의에 답변도 하고 있다. LG전자의 IR활동 또한 LG화학에 뒤지지 않는다. 팩스나E-Mail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질문에 즉각 응답하는 한편 최고경영진이 나서는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특히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활동에 관련된 설문지를 돌려 여론을 수렴, 반영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세계경영을 경영모토로 삼고 있는 대우그룹의 IR활동도 활발하다. 대우 IR는 대우증권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정기적인 소식지발간과 함께 인터넷을 활용한 IR는 독보적이다.상장 12개 계열사의 IR를 책임지고 있는 대우증권은 지난 10월IR전문홈페이지를 개설, 투자자들에게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고있다. 홈페이지를 클릭하면 주요 재무제표, 손익현황, 투자분석지표등은 물론 당일 주가동향까지 알수 있다. 현재는 국내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들에게만 제공되고 있으나 조만간 영문사이트도개설, 외국투자자들에게도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상장 12개 계열사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가질 경우에도 관련 자료집 제작,발송대행업무도 해주고 있다.◆ 공기업 포철·한전도 적극 나서삼성전자의 IR활동은 다른 기업에 비해 다소 공세적이다. 삼성전자는 96년 CEO가 참석한 기업설명회를 가진 뒤 한동안 IR활동을하지 않았으나 올들어 조직을 재정비, 투자자관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뉴욕 보스턴, 영국 런던, 홍콩 등을 순회하며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대한투자신탁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필요할 경우 회사를 직접 방문, 재무상태 및 장기경영방향 등을 설명해주고 있다. 인터넷을통한 IR는 내년부터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공기업인 포철과 한전도 IR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투자자들에게 신속하게 경영정보를 제공, 해외증권 가격을 적절한 수준에서 유지하고 좋은 조건으로 해외에서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다.먼저 포철은 국제금융팀, 국내금융팀, 경영정보팀등 3개팀이 주축이 돼 IR활동을 하고 있다. 주력부서는 국제금융팀으로 해외로드쇼와 영문사업보고서 발간 등 해외기관투자가 관리를 전담하고있다. 국내금융팀은 국문 사업보고서작성과 국내기업설명회를,경영정보팀은 IR관련 출판물발간업무를 맡고 있다.이와함께 포철은 해외투자자관리를 위해 미국 증권관리위원회가운영하는 웹사이트에 회사 홈페이지를 마련해 IR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중이다.한전의 해외 IR는 정평이 나있다. 세계금융의 메카인 뉴욕 월가에 과장급 IR 전담 직원을 상주시켜 현지 투자자들과 언론을 상대로 기업소개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IR도 수준급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IR코너에 들어가면 공시사항에서부터 재무통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영정보를 알수 있다.외국투자자들로부터 투명경영과 관련,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는SK텔레콤은 미국 IR전문업체에 대행을 줬으나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해 이를 취소하고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을 통한 IR를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