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관리체제는 우리 기업들에 가혹한 자기혁신을 요구했다. 이른바 구조조정이다. 기업들은 올 한해동안 한계사업정리, 조직 및인력의 슬림화 등 새로운 환경에 걸맞는 경영틀 마련에 혼신의힘을 쏟았다.비록 IMF라는 타율에 의해서였지만 경영틀을 혁명적으로 바꾸지않고서는 생존자체가 극히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IMF위기 1년이지나면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재도약에 나서는 기업들 또한 적잖다.동산 C&G도 그중 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최근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비누제조업체라는이미지를 털고 종합생활용품업체로 재도약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올해초 시작한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과힘을 비축했기 때문이다.동산 C&G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올해초. 지난 54년 부산에서동산유지공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다이알비누, 인삼비누 등이히트를 치면서 한때 승승장구했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이 그러했듯 이 회사 또한 이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이것이 화근이었다. 덩치에 걸맞지 않은 사업다각화로 경영이 부실화해 83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93년에는 SKM(선경마그네틱)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SKM이 인수한 뒤 다행히 96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경영상태는 그리 좋지를 못했다.과다한 차입금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엄청나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서도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는 기현상이 지속됐다. IMF위기는 이 회사의 이런 경영상태에 결정타를 먹였다.◆ 수익성 높은 사업에 경영자원 집중올해 2월 경영진을 전면 개편한 동산 C&G는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아서 D.리틀에 구조조정 자문을 의뢰하고 새 경영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 한계사업의 과감한 정리,조직 및 인력의 슬림화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서는 회사생존이 불투명하다는 진단이 나왔다.이를 토대로 동산 C&G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구조조정은 외형위주의 성장드라이브를 포기하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경영자원을 집중하는데에 초점을 맞추었다.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인력의 대대적인 감축. 무리하게 제품을다각화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인력을 손대지 않고서는 거듭나기가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퇴직금과 명예퇴직금으로 모두 1백억원을지급하며 9백여명에 달하던 직원을 절반인 4백여명으로 줄였다.각 부문별 인력감축은 기획 및 관리직의 경우 1백42명, 영업 및마케팅직은 1백59명, 생산직은 2백4명을 각각 내보냈다.특히 기획 및 관리직의 핵심인원 26명만을 남기고 모두 내보내고이를 아웃소싱으로 해결했다. 전산관리업무는 NIS테크놀러지, 물류업무는 CJ GLS와 업무용역계약을 체결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했다. 인원의 대대적인 감축과 함께 조직 또한 효율성을 중심으로개편했다. 과감하게 부서통폐합을 단행, 지난해말 50개에 달하던부서를 24개로 축소했다.이와함께 한계사업의 과감한 정리도 단행했다. 유행을 따라 제품을 생산, 판매하다 보니 제품수는 회사규모에 걸맞지 않게 무려6백여종에 달했다.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면서 마지못해 생산을단행하는 제품이 많아 이를 정리할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이다.동산 C&G 김년태사장은 비누, 샴푸, 세제, 바이오류등 종합생활용품업체로 재도약한다는 장기 경영전략을 마련하고 수익성이 없는 품목을 미련없이 포기했다. 한때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는 소비자가 거의 찾지않는 오이비누, 인삼비누, 야채비누, 머드비누등을 제품포트폴리오에서 과감히 제외했다.◆ 천안공장 준공 원가·물류비용 절감재무구조 건전화도 기했다. 지난 6월 모기업인 SKM의 지원을 받아 자본금을 20억원에서 3백억원으로 대폭 늘리는 한편 토지, 건물등 비업무용 자산을 매각해 1백90억원의 현금을 조달, 부채를상환했다. 이 결과 동산 C&G의 부채비율은 현재 경쟁사의 절반인 3백%로 줄어들었다.IMF관리체제 1년동안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동산 C&G는이를 계기로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펼쳐 2003년 매출규모 5천억원, 영업이익 1천억원(매출액의 20%)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마련해놓고있다.이같은 동산 C&G의 야심찬 계획은 지난 11일 충남천안시 신공장준공을 계기로 힘을 받고 있다. 부산시 사하구 1만8천여평의 공장부지를 팔아 준공된 천안공장은 환경친화형 최첨단공장. 세계정상급의 최신 생산설비 및 분산제어시스템을 갖춰 생산성을 극대화시켰고 공장가동 연료 또한 청정연료인 LPG를 사용, 공해발생을 최소화시켰다.이 공장 준공으로 원가 및 물류비용을 절감하게 됐음은 물론이다. 이 회사 김사장은 『구조조정도 성공적으로 마쳤고 첨단 천안공장도 준공하게 돼 재도약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며 앞으로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 김년태 동산 C&G 사장“바이오제품 생산에 경영력 집중”동산 C&G의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건 장본인은 김년태사장이다.모기업인 SKM사장도 겸직하고 있는 김사장은 올해초 부임하자마자 수익성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지 않고서는 동산 C&G의 장래는 없다고 판단, 과감히 구조조정에 나섰다. 인원도 줄이고 한계사업도 정리하는 등 회사 생존을 위해서라면 할수 있는 것은다했다. 이를 통해 동산 C&G는 새롭게 태어났다. 종합생활용품업체로 탈바꿈할 터전을 마련한 셈이다.▶ 앞으로 경영전략은.외형위주 매출경쟁을 지양하고 제품위주로 경쟁을 해나갈 생각이다. 동산 C&G의 경우 중소기업인탓에 대기업과 외형경쟁을 해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그러나 제품별로 경쟁을 하면 중소기업이라도 살길은 충분히 있고 일류기업으로도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화장비누, 세탁비누, 팡이제로등 제품은 시장점유율도 높고 경쟁력이 있어 이들 제품을 더욱 특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유공으로부터 사들인 팡이제로는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어 앞으로 이를 중심으로한 바이오제품생산에 경영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계획은.기업이 모든 것을 혼자서 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까지 국내기업들의 외국기업과의 제휴는 자본 및 기술제휴에 머물고 있다.그러나 동산 C&G는 이 단계를 뛰어넘을 생각이다. 필요하다면생산기지를 공유함은 물론 마케팅, 물류등 소프트한 분야도 외국기업과 과감히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이후 경영청사진은.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탓에 올해 매출은 뚝 떨어질 것으로 본다. 영업이익 또한 7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구조조정효과가 가시화되는 99년부터는 경영상태는 호전돼 98억원 정도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거품을 완전히 제거한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경영상태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