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개방이 거론되던 올초만해도 한국공략의 첨병으로 예상됐던 것이 애니메이션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무차별적인 시장잠식과 그에 따른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의 기반붕괴에 대한 우려에서였다.그러나 시장개방이 발표된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반응은 조용하다. 『TV나 비디오용 애니메이션은 전부터 수입이 됐었기에 과거에 비해 특별한 움직임이 없지만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달라요.정부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수입불가」를 밝힌 상태라 드러내놓고 수입을 추진하거나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죠.』 S프로덕션국제사업부에 근무하는 이모씨의 말이다. 이미 수입이 이뤄져왔던TV나 비디오용을 제외하면 「물밑작업」만 부산하다는 것이다.현재 TV용 애니메이션을 수입하거나 추진중인 업체로 공중파 및 케이블방송국, 영상사업체, 만화제작업체, 캐릭터업체 등은 물론 애니메이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업체들은 모두 판권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들여오는 애니메이션의 수입가격은 30분 기준으로 1천5백달러선. 『IMF이전의 2천∼2천5백달러선에 비하면 낮아졌지만 최근의 수입경쟁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SBS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업체들의 수입경쟁이 붙으면서 최근애니메이션의 TV방송권을 한국의 방송국에 직판하거나 가격을 조정하려는 경우도 많아졌다.하지만 이런 현상에도 불구하고 TV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큰 「세력」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전망이다. 『작품의 대부분 중고생용으로 국내 TV방송의 타깃인 유소년층과 어긋나는데다,폭력성 등으로 심의를 통과할 작품이 많지 않다』는 것이 이씨가든 이유다.그러나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다르다. 이미 세계시장에서 보여준 것처럼 수입·상영이 이뤄진다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특히 <에반겔리온 designtimesp=17932> <원령공주 designtimesp=17933>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designtimesp=17934> <천공의 성 라퓨타 designtimesp=17935> <공각기동대 designtimesp=17936> <아키라 designtimesp=17937> <이웃집토토로 designtimesp=17938> 등 몇몇 작품의 경우 국내 마니아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데다 작품성도 갖추고 있어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수입경쟁에 가세하고 있다.실제로 『일본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히트메이커로 꼽히는 미야자키하야오감독이 <원령공주 designtimesp=17941> <이웃집 토토로 designtimesp=17942>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designtimesp=17943><천공의 성 라퓨타 designtimesp=17944> 등을 만든 지브리스튜디오의 해외판권 배급창구인 도쿠마인터내셔널측에 올초에 1백여 한국업체들이 수입의뢰를했을 정도』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극장용 수입의뢰 1백여업체 몰려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수입불가방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판권확보경쟁이 치열한 것은 「그래도 언젠가는 개방이 되겠지」하는 기대때문. 대원동화의 황정렬기획장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수입불가로 정식계약은 아니지만 수입개방이 이뤄지면 판권료를 지급하는조건으로 구두계약을 한 상태』라며 『「아키라」 「공각기동대」「반딧불의 묘」 「에반겔리온」 등의 판권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가격은 싼 것은 7만~8만달러 선이며 비싼 작품의 경우 20만달러 안팎.그러나 『최근 국내업체들과 가격경쟁이 붙으면서 다소 값이 올랐다』는 것이 황실장의 덧붙인 말이다. 비단 황실장의 말이 아니라도 국내업체들의 가격경쟁으로 판권료가 대폭 올랐거나 일본측이재계약을 요구한다는 것은 업계에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S사의경우 비디오판권계약을 맺었으나 배급사측이 모든 판권을 사가라며재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난해 일본에서 1천3백만명의 관객을 불러들인 <모노노케 공주 designtimesp=17951>의 경우 판권료가 50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 보고 있다. 대원동화외에도 극장용애니메이션과 관련해 서울문화사에서 를 수입키로 계약을 맺었으며, 동아수출공사도 <뱀파이어 헌터 designtimesp=17953> <스트리트 파이터 designtimesp=17954> 등의 판권수입을 놓고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