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세계화팀 정인만 부장은 유러화의 등장은 『전반적으로유럽지역 수출과 현지법인 판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단일통화권의 확대와 환리스크 제거 등으로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동시에 정부장은 『생산기지이동과 물류센터건립 등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올해 유럽수출목표는 11억달러.▶ 유러화의 등장으로 유럽수출과 현지생산에 어떤 변화가 오는가.여러측면에서 변화가 올 것으로 본다. 당장 유럽전역을 커버하는유통업체(PED;Pan European Distributor)의 영향력이 증대할 것이다. 11개국이 단일 통화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유럽전역의 유통망을 확보한 이들업체의 발언권이 커질 것이다. 따라서 이들과힘겨운 협상을 전개해야 하는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됐다.또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유러화라는 단일통화로 표시되므로 과거보다 가격인하 압력을 받게 된다. 이전에는동일한 회사제품이라도 표시통화가 달라 가격 비교를 하기가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밖에도 유러화 결제에 대비한 회계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등 기술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유러화 도입으로 유럽지역에서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유럽업체와 경쟁하는 품목들은 심각한 가격인하 위험에 노출돼있다. 이들 업체들은 국가간 통화장벽의 철폐로 외환관리비용을대폭 줄여 가격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 유럽업체들이 가격인하경쟁을 주도할 경우 판매마진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모니터CD롬 등이 먼저 가격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다. 이들 제품은 국가별 소비특성이 없는 범용제품이다. 그 다음이 TV VCR 냉장고 세탁기 순으로 가격인하압력에 노출될 것이다.▶ 소니 등 일본 가전업체들은 일찍부터 「내년부터 당장 유러화로결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의 준비가 늦은 이유는.일본업체들이 국내업체보다 한발앞서 준비했다는 것은 인정한다.그렇다고 LG전자를 비롯한 국내기업들의 대응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기업들이 유러화 결제를 요구하면 국내업체들도충분히 응할 수 있다. 또 당분간 달러화로 결제할 수도 있어 무역거래에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LG전자는 11월초부터 세계적회계컨설팅업체인 KPMG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다. 독일 폴란드스페인 이탈리아 등 현지법인의 마케팅과 회계전략 그리고 정보통신센터의 설립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내년 1월말쯤 컨설팅 내용이 나오면 이것을 토대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내년부터 가시화될 대응방안은 무엇인가.PED에는 국가별 소비자의 특성보다는 기본적인 기능을 갖춘 범용제품을 납품할 것이다. 기능을 대폭 축소해 가격을 인하한다는전략이다. 대신 기존 현지판매법인에는 나라별 소비자의 기호에걸맞는 고가제품을 수출한다. 또 당장 내년 1월초부터 서비스 부품센터를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오픈한다. 물류센터도2/4분기에 건립한다는 방침을 확정지었다. 이밖에도 단일통화지역의 확대로 가급적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저렴한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수 있게 됐다. LG전자도 영국에 있는 TV생산기지를폴란드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본사 차원에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유럽계 은행에 유러화 계좌를 개설하는 기초적인 대응에서부터외환결제전산시스템의 변경 등 다양하게 준비중이다. 특히 달러위주였던 외화자산부채 관리방식에서 벗어나 유러화의 비중을 적정수준까지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