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자의 출근길 책상에 세계 각지의 다양한 수출오더가 놓여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매일 아침에….아마도 그 무역업자는 해외바이어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수출을 하는 기업들에 해외바이어의 수출오더 확보는 사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세계는넓다지만 수요와 공급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거래선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해외 출장길에올라 바이어와 상담을 하기도하고 각종 전시회를 둘러보기도 한다. 대기업들은 아예 해외지사를 설립해버린다.그런데 이제 이런 수고를 다소 덜수 있게 됐다. 수출관련정보를리얼 타임으로 제공하는 업체가 생겼기 때문이다.서울 서초동에 자리잡은 (주)아이템 인터내셔널. 다른 말로는 「일간수출오더 정보센터」이기도 하다.◆ 등록 회원 3백여명 … 대기업도 포함이 회사는 지난 8월부터 전세계 1백20개 무역관련기관에 접수되는 각 나라 바이어들의 수입요청내역을 인터넷을 통해 검색, 고객이 원하는 업종별로 팩스나 전자우편(E-메일)으로 제공해주고있다. 대상업종은 모두 75개. 그러나 개별 업종별로 세밀하게 개척할 여지는 많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지금까지 아이템인터내셔널의 데이터 베이스에 축적돼 있는 해외바이어는 모두2만5천여명으로 내년중에 1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게 회사측의설명이다.아이템 인터내셔널은 10여명의 인터넷 전문검색사를 두고 하루종일 인터넷을 뒤지고 있다. 이렇게 추출된 정보는 업종별로 분류돼 매일 아침 회원들의 책상에 올라간다. 물론 야간에 작동되는팩스나 전자우편 발송시스템은 자동화돼 있다. 5개 업종을 선택한 회원이라면 매일 10개에서 30개 정도의 수출정보를 받아볼 수있다.현재 이 회사에 등록돼 있는 회원은 3백여명(기업포함). 이중에는 쌍용화학 삼성물산 이랜드 금강 등 대기업들도 있다.장안평의 중고자동차 수출업체나 반월 남동 시화공단 등의 중소수출업체들도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회원들은 개별 ID를 통해 아이템 인터내셔널의 홈페이지(www.tradeorder. co. kr)에 접속, 관심있는 업종에 대한 △국가별 △기간별 △상품별 △회사별 검색을 할수 있다.대개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회원비(정보사용료)는 월간 4만9천5백∼6만6천원. 통신수단이 팩스냐 전자우편이냐, 서울이냐 지방이냐에 따라 다소 편차가 있다. 회원들의 평판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국내 굴지의 종합상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리처럼 수출을 대규모로 하는 업체는 상당한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사실 엄청난 정보가 흘러다니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정보를 추리기는 쉽지 않다. 검색에 따른 인건비도 만만치 않을것이다.이 회사는 이같은 수출정보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회원들에게 무료로 홈페이지를 제작해주고 있다. 따라서 회원들은 해외바이어와 수출상담을 할 경우 따로 비용을 들여샘플이나 제품사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또 바이어들이 자주이용하는 68개 인터넷 무역사이트에 회원들의 주력 수출상품을보내 바이어가 직접 회원들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아이템 인터내셔널의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회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전략이다. 해외출장을 가는 경우도 출장지의 바이어 리스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같은 서비스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이홍렬사장은 『IMF를 맞아 어려움에 처해있는 중소기업체들이보다 많은 수출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출장 때도 바이어정보 제공이 회사는 보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세사람의 자문위원을 위촉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전문가인 김영걸박사(한국 과학기술원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조성준박사(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한치근박사(경희대학교 전산과 교수) 등이 그들. 이홍렬 사장의 표현대로 「산학협동 시스템」이 갖춰져있다.이에따라 최근 중소기업 진흥공단으로부터도 사업성을 인정받아6천만원 이상의 벤처자금을 지원받았다.아이템 인터내셔널은 계약 가능성이 높은 바이어를 상용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보다 차별화된 수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가운데 가장 야심적인 계획은 직접 무역딜링업무에 뛰어든다는것. 무역에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는 딜러들을 별도로 채용, 중소기업의 수출을 대행해나갈 계획이다.내부에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중개업무에 나설 경우 사업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게 이사장의 판단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도소정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골치아픈 수출관련업무에서 손을 놓아도 된다. 일간수출오더 정보센터 회원가입 문의 (02)521-5222.★ 인터뷰 / 이흥렬 사장"불특정다수 대상 사업, 신뢰가 생명'이홍렬 사장(39)은 대학(한양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일찌감치사업에 뛰어든 사람이다. 남들처럼 입지전적인 경력이나 신산스런 고생담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자기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왔다.지난 89년에 잠깐 몸담았던 「힐티 코리아」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했던 경력을 끝으로 월급쟁이 생활을 팽개치고 91년 통신판매회사인 (주)골든엠을 설립하면서 인생을 바꿨다. 그는 (주)아이템 인터내셔널을 차리기까지 6년이상을 통신판매업에서 뛰며사업감각을 착실하게 키워왔다. 한때 사업이 힘들어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고도 했다는 이사장은 회사가 정상궤도에 오르고 모든일이 마음먹은대로 진행되자 『행복하다』고 웃었다.▶ 통신판매업을 그만둔 이유는.『작년 9월 우편요금이 28%나 올랐다. IMF사태로 가뜩이나 판매가 어려웠던 판에 우편요금까지 오르니 견디기 어려웠다.』인터넷 정보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통신판매의 특징은 불특정 다수와 거래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인터넷사업 역시 얼굴을 보지않은 사람들과의 거래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미 인터넷 사업의 일정부분을 체득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수많은 인터넷 사업중에 유독 무역정보를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무엇인가.『무엇보다 시장 선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남들이 안하는 것을해야 돈을 벌지 않겠는가.』현재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질에 대해 만족한가.『만족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점은 수출오더정보를 리얼타임으로 제공하는 회사는 우리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또 데이터 베이스의 확충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고객들에게 보다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실제 수출거래 실적이 포착되고 있는가.『(영업비밀이라서 그런지) 회원들은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다.그러나 다른 채널을 통해 확인해보면 수출계약이 성사된 경우가상당히 많다. 또 실적이 있으니까 기꺼이 회원비를 낼 것이라고생각한다.』▶ 자신의 사업관을 말해 달라.『신뢰를 가장 중요시한다. 아까도 강조했듯이,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신뢰가 생명이다. 특히 국내 수출업체와 해외바이어를 쌍방향으로 연결하는 우리 회사의 경우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된다.』▶ 앞으로의 포부는.『나도 내년에 마흔이 된다.(웃음) 30대에는 뭔가를 찾기 위해뛰어다니지만 40대에는 뭔가를 이뤄야 한다고 알고 있다. 지금하는 사업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