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5백60포인트대를 넘어섰다.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6월중순의 2백77포인트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지난9월 하순까지만해도 2백87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개월도못돼 거의 1백% 상승한 셈이다. 하루 거래량도 3억주를 웃돌고, 거래대금도 3조원을 넘는 등 연일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주식을 사려는 고객예탁금도 4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주가의 가파른 상승속도와 증시주변에 유입되는 자금유입을 볼 때 증시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불안이 어느 때보다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증시주변의 여건을 감안할 때 여전히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증시폭락에 대한 불안감과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극명하게 교차되는 시점이다. 현재의 증시상황에 대한 인식과 전략을 2명의 국내증시전문가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최근 상승장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8%대로 하락한 금리다. 8%대의 금리는 과거에는 꿈도 못꾸던 것이다. 저금리 현상은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통상 국내금리는 경기에 6개월 정도 후행하기 때문이다. 적정금리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의 합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이론에 비추어 보더라도 내년 금리는 7~8%수준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같은 금리수준도 내년 물가상승률 5%내외, 경제성장률 2~3%정도로 계산한 것이다. 8%대의금리가 유지될 경우 주가는 이론적으로 현재보다 25%의 추가상승력을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더 하락할 경우 상승여력은 더커질 수 있다.저금리는 수급측면만 보더라도 상당한 호재다. 기관들은 좋든 싫든예정이율이나 배당을 맞추기 위해 주식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기관들은 96년 이후 11조원을 매도, 더 이상 매도할 주식이 별로없다. 금리가 8%대를 유지하는 한 개인자금의 증시이탈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앞으로도 외국인들이 지금처럼 적극적인 매수세력으로 남을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향후 국내경기를 좋게 평가하는 외국인들이 적극적인 매도세력으로 돌변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기관의 누적매도액과 외국인의 누적매수액 그리고 개인들의 자금유입액 추이를 볼 때 주가는 상장사들의 본격적인 증자 이전까지당분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상승장에서는 대형주가 유리하다. 과거의 경험에서 알수 있듯이 상승장세 초기 8개월까지는 대형주의 상승률이 훨씬 높았고 그 이후에는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다. 최근의 증시에서도 급격한 상승은 주로 대형주가 선도했다.◆ 구조조정, 주력종목 수혜주특히 이번 5대그룹의 주조조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구조조정에서 가장 큰 수혜주는 주력부문의 주력종목이다. 이들 기업들은그룹의 역량이 집중되고 그동안 부실계열사 지원에 막대한 자금이누수되었으나 이런 현상이 차단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그룹별 독립경영제가 실시될 경우 그동안 그룹의 자금지원을 담당해온 현대중공업 LG정보통신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중공업 SK텔레콤등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증시의 발목을 잡을 악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의 재정적자축소 계획안의 의회통과 실패, 일본경제의 회복지연, 러시아사태 혼미, 중동국가들의 경제악화 등 대외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막대한 증자물량이 대기하는 것도 악재다. 5대그룹의 20조원 증자계획을 포함하여 증권사들의 증자대기물량, 6대그룹 이하의 증자대기물량, 한국통신주 상장물량 등을 합치면 오는 99년의 주식공급액은 30~4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10월 이후 주가가 거의 70% 상승하여 앞으로도 추가상승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상당기간 조정을 받을지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태국의 경우 93% 상승한후 현재 고점대비 12% 하락한 상태로 조정을받고 있다. 보통 2개월간의 상승기간, 상승폭 70%, 거래량 3억3천주면 조정이 필연적이었다.그렇다고 해서 국내증시가 이러한 경로를 밟을지는 의심스럽다.8%대의 초저금리와 99년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란 초대형호재가 버티고 있는데다 주가가 큰 폭 상승하였다고는 하지만 97년의저점인 6백포인트에는 못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개인자금의 이탈기미가 안보이고 기관과 외국인도 적극적인 매도가 어려운 상황임을감안해 볼 때 주가는 중간중간 조정을 거치면서 추가상승의 여지를다져가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현재의 증시는 3개월이란 단기간에 1백% 가까이 상승한 초강세국면이다. 곧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 분명하나 그 조정기간이 길어질지의 여부는 불확실하다. 다만 전반적인 강세시장이 순환매매로 옮겨가고 그 이후 조정국면에 진입하면 급등폭만큼 조정의 폭도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물경제가 회복하는데에 시간이 걸리고 금융구조조정이나 재별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경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다고 여겨지면서 주가가 대폭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국내증시에서 무엇보다도 불안한 요인은 99년도 금융환경이 불안하다는 점이다. CSFB(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구조조정이 6~12개월 정도 더 걸릴 전망인데다 기존에 지원된64조원 이외에 60~90조원이 추가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주식의 공급물량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들이 99년말까지 부채비율 2백%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 1백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실시해야 한다. 이중 70~80%를 자산매각이나 부채탕감 출자전환 기업퇴출 등으로 충당한다해도 20조원 정도는 유상증자로조달할 수밖에 없다. 증시가 이례적으로 활황을 보이면 다행이지만그렇지 못할 경우 한국통신의 직상장과 더불어 주식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현재의 폭발장세는 해외자금의 대규모 유입과 정부의 저금리정책덕분이다. 기관투자가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가세할 수도 있다는기대감도 높다. 따라서 현재 증시에서 거론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연말연초에 장세가 급격히 변할 공산은 크지 않다. 특히 최근에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사가 한국의 원화국채의 신용등급을 적격수준으로 높게 매겨 미국과 유럽 일본의 투자자들도 한국으로 몰려들고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식투자자들은 금융구조조정이나 재벌의개혁이 어떻게 추진되느냐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다시말해금융구조가 지속되고 재벌개혁이 원만히 추진될 경우 추가적인 주가상승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는 증권시장이 바닥에 와있음을 확인하고서도 조심스런 낙관론을 유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앞으로 주가는 퇴출되는 기업과 주력사업으로 선정, 집중적으로 지원받는 기업간에 차별화가 가속될 전망이다. 주가의 양극화가 전개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5대재벌 뿐 아니라 모든기업에서도 주가의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친 주가상승 속에서도 실적이 더욱 호전되는 기업, 재무우량기업에 투자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가 양극화 심화 현상따라서 지금은 주식의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으로판단된다. 장기적으로는 지금도 대세상승의 초기국면으로 볼수 있기 때문에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주식보유를 늘려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99년에는 주가가 몇차례 기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락때마다 주식을 매집해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경기가 꾸준히 회복된다해도 급등장세를 합리화시킬 정도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다.금리도 급등락을 보일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주식시장에서의 매수의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정기에는 저평가된 핵심우량종목의 비중을 70% 정도로, 상승기에는 50~60% 정도, 과열장세에서는 40`~50% 정도 보유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 나머지는 전략적 보유주와 시장 대표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