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꿈과 희망의 세계로 이끄는 신비로운 매개체다. 칠흑같은 밤하늘에 초롱초롱 빛나는 별은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을 「어린 왕자」로 만들어 신나게 우주여행을 하게 해준다.별은 어린이들에게는 신화를 들려주며 상상력을 무한대로 펼치게 해주고 삶의 무게에 찌든 중장년층들에겐 동심의 세계로돌아가게 하는 타임머신이 된다. 힘든 삶에 희망의 빛을 던져주는 것이 다름아닌 별이다.경기도 가평군 하면 상판리 명지산기슭에 위치한 사설천문대코스모피아 이세영(46)대표는 「꿈」「희망」「순수」로 상징되는 별여행의 길라잡이로서 보람을 느끼며 산다.별 좋아하는 사람 대부분이 「별볼일 없이」살고 있는 것이우리 현실이지만 이대표는 그렇지 않다. 그는 천문대를 운영하면서 비록 큰 돈은 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어릴적 별을보며 간직했던 꿈인 천문대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 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는데 자부심이 대단하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자뻑족」(자기 스스로 뻑가서 사는 사람)으로 「별볼일 있게」살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다.코스모피아 천문대를 만들기전 이대표는 한동안 별을 잊고 살았다. 대학전공도, 직장도 별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72년연세대 요업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평범하게 대학 4년을 보낸뒤 다시 경영학과에 학사편입,78년 졸업했다. 졸업과 동시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2년동안 근무한 뒤 영풍그룹 계열인 고려아연으로 직장을 옮겼다.『정신없이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무언가 취미활동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슴 한켠에서는 어릴적 별을 보며느꼈던 기억들이 불쑥불쑥 되살아나기도 했구요.』생각은 많았지만 혼자서 별탐사를 하기에는 재미가 없었다.그래서 그는 직장생활중 짬을 내 별자리를 찾아다니는 동아리가 없는지 여기저기 수소문했다.이렇게 해서 찾아낸 동아리가 「별부스러기회」. 별에 관심이많은 직장인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였다. 이때부터 이대표의별탐사활동은 본격화됐다.◆ 날씨에 웃고 우는사업…후회없어주말만 되면 회원들과 어울려 경기도 강원도 등 별관측이 잘되는 지역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돌아다녔다. 적막한 밤하늘에 영롱하게 떠있는 별들을 보며 회원들과 많은 대화를나누었음은 물론이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면서 그의 취미활동은 차츰 비즈니스쪽으로 발전돼 갔다.『처음에는 천문대를 만들어 사업을 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어요. 회원들과 별관측을 하면서 우리들만이 이 즐거움을 맛볼것이 아니라 「보통 가정」의 어린아이들에게도 별을 보여주면 정서적으로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탐사활동을 계속하면서 이것이 「나만의 꿈」이 아닌 「보통 가정」의 수많은 가장들도 똑같이 품고 있는 꿈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이대표는 96년 다니던 직장에 미련없이 사표를 던지고 「별사업」에 뛰어들었다. 천문대건립에 나선 것이다.이런 결심을 하게된데는 그만이 갖고 있는 좋은 조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별관측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지역인 경기도가평 명지산 기슭 16만여평의 임야를 부친이 자신의 명의로사둔데다 주변에 별을 좋아하는 사람들 또한 많은 것이 큰 힘이 됐다.그러나 천문대건립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가장 난공사는천체관측돔공사. 3백60도 회전이 가능한 천체관측돔 공사를해본 전문가가 없는데다 설계도또한 국내에는 없었다.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수는 없었다. 국립천문대등 관련기관을 찾아다니며 자료수집과 전문가를 수소문하는 한편 일본으로 날아가 그곳 사설천문대의 관측돔 등을 살펴보았다.이 과정에서 그는 천체관측장비 중소기업을 운영중인 김창수사장을 만났다. 김사장은 충남보령중학교에 소규모 천체관측돔을 지은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천체관측돔 관련 전문가론국내에서 그가 유일했다.이대표는 김사장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천체관측돔공사를 진행했다.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97년 5월 지금의 직경 5m 3백60도 회전 돔을 완성했다. 이 돔에는 현재 미국제 16인치 천체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좌표만입력하면 자동으로 별자리를 찾는 이 망원경은 사설 천문대로는 코스모피아에 유일하게 설치돼 있다.이대표는 코스모피아를 철투철미하게 가족단위 별자리 학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별관측은 대규모로 하기보다는 소규모가족단위로 해야 묘미를 제대로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색다른 모임을 기획하는 단체에 문호를 개방치 않는 것은 아니다. 주말만 가족단위로 운영하고 평일에는 단체에도문호를 개방하고 있다.『천문대운영은 사업측면에서 볼때 좋은 사업은 아닙니다. 일년에 활동일수는 1백여일이 고작입니다. 갑자기 좋던 날씨가구름이라도 끼면 공치기가 일쑤지요. 지난해에는 무슨 조화인지 몰라도 주말만 되면 날씨가 좋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8억여원의 거금을 들여 시작한 사업이지만 이대표는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코스모피아가 IMF로 인해 찌들대로 찌든 사람들에게 살아있음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고 사라져 가는 별의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면 그로서는 대만족이기 때문이다.(0356) 585-0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