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이 「대통합」되고 있다. 「IT 대통합」이란 일부 요소 기술간의 결합을 의미하는「IT통합」보다 더 큰 범주의 통합을 표현하기 위한 개념이다. 즉 전사통합시스템(ERP) 데이터웨어하우스(DW) 등 분리된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는 각각의 기술들이 통합모델 및 아키텍처 등을 기반으로 통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ERP나 데이터 웨어하우스뿐 아니라 지식관리시스템(KMS), 문서관리시스템(EDMS), 전자상거래(EC), 컴퓨터·텔레포니 통합(CTI) 등 각종 신기술 및 새로운 시장 전반에걸쳐 진행되고 있다.지난 수십년간 각 영역별로 분리, 발전해 온 IT산업이 「대통합」을 겪는 이유는 크게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다른 기술과 어떻게 연동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향후 기업 전체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통합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고, 작게는 신기술 도입때마다 기존 시스템을 변경하는 데 따른 불필요한투자비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IT 대통합은 크게 기업 내부통합과 기업간의 통합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업내부의 통합은 다시 프로세스 통합과 데이터 통합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다시 전체를 묶는 통합이 필요하다.이러한 통합을 위한 기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기술은기업내부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ERP와 데이터를 통합하는 DW로대변된다.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DW와 ERP를 도입중인 국내 기업들의현황을 보면 IT 대통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알 수있다. 지난해 국내 웬만한 기업들은 DW와 ERP를 도입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다.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이전에 프로젝트를 추진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두가지 기술중 하나를 도입하는 식으로 프로젝트를수행했다. 앞서 언급한 다른 신기술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기술은 개별적인 도입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만 검증되면 개별적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다 보니 다른 신기술을 도입할 때마다전체 아키텍처를 다시 고민해야 하거나 각 기술간의 시너지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그런데 최근 들어변화가 시작됐다. 변화는 통신사업자와 주요 재벌계열 주력대기업, 유통업체 등을 중심으로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한국통신, 신기술 총망라 대통합 추진최근 5년간의 신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ICIS;통합고객정보시스템)를 완료한 한국통신이 향후 2000년에 `「뉴KT」로 변모한다는 모토를 내걸고 신시스템 구축에 나섰다.한국통신이 2000년대의 글로벌 경쟁환경에 대비해 추진하고있는 전사공유시스템 프로젝트는 이미 신기술을 적용해 구현한 신시스템과 연동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하고있고 이 신규 프로젝트는 현재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다양한 신기술을 망라해 이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대표적인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은 올초 구축완료를 목표로 현재 데이터 웨어하우스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지난해 통신사업자, 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데이터 웨어하우스 프로젝트가 워낙 활발했기 때문에 SK텔레콤이 추진중인 데이터 웨어하우스 프로젝트를 통신사업자들의 「흐름」정도로이해할 수도 있지만 최근 SK텔레콤의 프로젝트는 기존의 데이터 웨어하우스 프로젝트와 사뭇 다르다. 통신사업자 중 처음으로 새로 도입할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과 기존시스템(메인프레임)으로부터 데이터를 추출해 이를 데이터 웨어하우스와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SK텔레콤처럼 아직 구축하지 않은 ERP 시스템을 고려해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구현하거나 한국통신처럼 향후 도입할 데이터 웨어하우스, ERP, 그룹웨어, 지식관리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할 계획하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례는 처음이라고 할 수있다. 비록 통신사업자 2개사의 사례이긴 하지만 이들의 움직임은 기묘년 정보기술 업계의 가장 큰 이슈가 무엇인지를 잘보여준다.왜 하필이면 지금에서야 이같은 통합움직임이 본격화되는가.이는 경영환경의 변화와 기술의 변화 두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현재 대다수 기업이 안고 있는 정보시스템상의 문제는 분산된개별시스템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는 유지보수가복잡해지고, 각각 구축된 시스템간에 연동하기가 쉽지 않은상황으로 이어진다. 개별적으로 구현된 시스템은 각각 업그레이드, 수정작업을 거치면서 결국 통합되기 힘든 상태에까지이른다. 특히 경영환경이 글로벌화되고,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같은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다.경영환경의 변화가 IT 사용자의 마인드를 바꾸는 문제라면,공급업체의 기술발전은 이를 실현시켜 줄 중요한 기반이 된다. 최근 ERP·DW·KMS·EC 등의 분야별 전문업체들은 다른분야 전문업체와 합종연횡하거나 자사 솔루션에 다른 솔루션을 추가하는 식으로 제품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대표적인 ERP 업체인 SAP코리아가 DW 솔루션인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 모듈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으며, EDMS 업체들과 전략제휴를 강화하는 것이 그 좋은예이다.ERP와 DW를 동시에 공급해 온 한국오라클도 올들어 기존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ERP와 DW를 추가 공급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IT 대통합을 위한 「솔루션프레임웍」을 제시하고 수요개척을 시작했다.한국오라클 기술본부의 장동인 이사는 『글로벌화와 치열한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IT기획 부서가 향후 몇년간 전체시스템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를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며『미래 지향적인 전체 시스템에 대한 통합 모델을 완성하고여기에 맞춰 신기술을 도입하거나 각각의 개별시스템을 대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한국통신처럼 여러 가지 기술을 한꺼번에 통합하는 식의 IT대통합의 움직임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예산이 필요한데다 이들 신기술중에 한두가지조차 제대로 도입하지 않은 기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올해 ERP-DW,DW-CTI, ERP-EC,DW-KMS, ERP-SCM 등 IT대통합으로 나아가는 초보적인 단계의 짝짓기식 프로젝트가 서서히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ERP를 도입한 재벌계열 주력 대기업 중심의 대기업 중 고객관리·마케팅분석 시스템 등을 필요로 하는 기업의 경우는 DW를, DW를 구축한 기업 중 대중적인 마케팅(Mass Marketing)을 필요로 하는 금융기관 및 유통사 등은 CTI 및 EC 솔루션을 결합, 구현하는 사례가 늘어날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역도 마찬가지다.지난해 국내 최대규모의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개통한 롯데백화점이 효과적인 고객관리 및 마케팅을 위해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도입하려 한다거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등이 ERP시스템과 SCM 시스템을 통합, 구현하는 작업을 하는 것 등이 좋은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