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비즈니스맨)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우선 조직화가 필요하고 가격경쟁과 같은 제살 깎아먹기를 그만 둬야 합니다.』 미국 시카고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며 해외한인무역협회(OKTA)를 이끌고 있는 이근무회장이 털어놓은 한국비즈니스맨들에 대한 불만이다. 동족 개념의 상권으로 협력의 대상이어야 함에도 경쟁대상으로삼아 왔다는 것이다.실제로 미국 일리노이주 전체 세탁소 80%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인데 가격경쟁으로 스스로의 기반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 이회장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인기업인들을 묶어줄 조직이 없고 리더십이 부재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 이회장은 『코리아네트워크를 강력하게 추진해 이를 해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조직화에 대한 이회장의 의견은 간단하다. 화교나 유태인들이 세계4대상인집단으로 자리잡은 것은 그들만의 독특한 상술이나 상인기질도 중요하게 작용했겠지만 보다 중요한 요소는 네트워크였다는것이다. 화교는 화교끼리, 유태인은 유태인끼리 우선 거래를 하고정보를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자체적으로 금융에서부터 판매까지 모두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이제껏 경쟁만 되풀이하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다.그래서 『(해외 한인끼리)모여 사는데에는 성공했지만 하나의 경제권으로 발돋움하지 못했으며, 이런 이유로 성공한 코리아타운이 한곳도 없다』는 것이 이회장의 생각이다. 굳이 이회장의 말이 아니라도 가격덤핑은 한국 비즈니스맨들은 물론 많은 외국인들도 지적하는 문제점이다.◆ 성공한 코리아타운 ‘전무’다이아몬드 모피 금융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장악하고 지식계급을 이용한 합법적인 절세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유태인, 특정 사업을 장악하고 있는 인도상인과 소매업에 강한 영향력을 가진 아랍상인, 차이나타운과 같은 지역상권을 중심으로 포괄적인 사업을 전개하는 화상 등 안정된 사업기반과 파워를 갖고 있는 4대상인이 한국상인에 비해 비즈니스 역사가 오래되고 뛰어난 것은 틀림없지만자질이 뛰어난 한국상인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 이회장의 기대다.그 이유로 이회장은 우선 교포 2세들을 들었다. 이민 1세들의 교육열로 2세들이 전문직과 같은 주류사회로 들어가거나 1세들이 해온일을 2세들이 물려받는 경우가 많아져 또 한번의 도약기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최근에 LA 뉴욕 시카고 등에서 한국계은행이 속속 생겨나는 것도좋은 징조로 보고 있다. 『상권네트워크형성의 첫 걸음이 금융인데싹이 보인다』는 것이다. 아울러 경쟁만 있던 해외한인들 사이에서도 최근 일부지만 공동구매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어 조만간 미국 주류사회를 겨냥한 상권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지금 레바논에는 이성이라는 커튼사업을 하는 한국상인 한분이10여년간 전쟁의 포화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한국상인의 면목과국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분이 진짜 한국상인으로 본받아야 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지않으면서 보다 큰 이익을 좇는 은근한 끈기가 아쉬운 거죠. 이런기질에 네트워크화를 통한 조직력을 보탠다면 한국상인은 4대상인을 너끈히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이회장이 맺음말로 던진 한국상인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