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수탁고가 2백조원을 넘는 등 투신권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있습니다. 본격적인 간접투자시대를 맞아 투신협회를 어떻게 끌고나갈 계획입니까.선진국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간접투자시대의 도래는 자연스런현상이라고 봅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하루 주가등락폭이 30%로 확대됐고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투자대상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동시에 과학적인 자산운용방식의 도입으로 개인들이 직접 투자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간접투자는 불가피한 대세라고 봅니다. 앞으로 이같은 간접투자가 더욱 정착할 수 있도록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먼저 투신사의 예비고객을 확대하기 위해교육 홍보활동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또 고객들이 기호에 맞는투신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공시제도를 더욱 강화할 방침입니다.투신상품은 확정형상품이 아니라 실적배당상품이라는 것을 이해시켜 합리적인 투자를 유도하겠습니다.▶ 정부는 올해들어 적극적으로 증권시장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투신협회에서는 어떻게 보조를 맞춰 나갈 계획입니까.우리 경제의 당면현안인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성공리에마무리되기 위해서라도 증권시장은 활성화돼야 합니다. 과거처럼은행대출이 아닌 증권시장을 통한 자금공급이 필요합니다. 특히 유상증자를 통한 기업들의 부채비율감소노력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증권시장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정부도 이런 맥락에서 다양한 정책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투신협회도 정부정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장기투자신탁상품의 개발과 기업연금제도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있습니다. 투신사들이 단기수익률에 집착하기 보다는 1년이상 장기투자하여 기업들의 재무구조 안정화에 기여하게끔 장기상품을 개발중입니다. 또 국내기업들이 차입금형태로 전용하고 있는 종업원들의 퇴직금적립금을 증권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기업연금제도 도입방안을 검토중입니다. 이들 자금은 중장기투자자금으로 기능, 증권시장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경영권감시 소액투자자보호 등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도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회원사들이 기관투자가로서 역할을수행할 수 있도록 투신협회에서 준비중인 대책은 무엇입니까.투신사는 투자기업의 제반 경영활동을 감시·감독할 권리와 의무를갖고 있습니다.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투자기업의 경영현안을 예의주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투신협회도 지난해부터 국내현실에적합한 기업감시활동상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투신사상품들은 대부분 채권형수익증권이라 기업감시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주주총회에서 경영진교체 신규사업결정 등에 관한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서는 주식형수익증권이 다수를 차지해야 합니다. 물론 국내투신사들은 전체 상장채권의 30%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 채권자로서의 권리는 당연히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투신사들이 기업감시역할을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식위주의 장기상품을 확보하는 것이급선무입니다.▶ 투자자보호를 위해 금융감독기구와 어떻게 협조해 나가겠습니까.최근 증권시장이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뮤추얼펀드의 도입, 수익증권판매망의 다양화, 기관투자가의 역할제고 등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기구만으로는 이같은 변화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오히려 투신업계의 현안을 이해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자율규제기구가 적극적으로 자기위상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신협회는 이같은 요구에 따라 투신업계의 질서유지와 투자자보호 그리고 정책대안제시등에 주력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허위과당 경쟁의 규제, 펀드매니저의 운용능력과 윤리의식제고를 위한 교육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습니다.이밖에도 현재 투신협회에서 운용중인 투자신탁안정기금을 확대하여 투신사 고객들이 보다 쉽게 환매할 수 있게 지원하겠습니다. 반면 금융감독기구는 국민경제 전체시각에서 투신산업의 발전에 필요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줬으면 합니다. 즉 양자가 상호 역할을 보완하면서 증권시장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들이 투신사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공시강화 요구에 대한 대안은 무엇입니까.뮤추얼펀드와 채권시가평가제의 도입으로 투자신탁상품에 대한 인식이 급속히 바뀌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점차 저축수단이 아니라투자수단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수익증권 판매회사가 제시하는 수익률만 볼 것이 아니라 반드시 투자위험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자기책임아래 합리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도록 도와주는 제도가 바로 공시입니다. 공시제도를 강화하기위해 투자설명서를 보다 상세하게 작성하도록 요구하겠습니다. 또유사한 상품들의 운용실적을 비교 공시하겠습니다. 투자자들의 상품선택폭을 넓혀주자는 취지입니다. 앞으로는 회원사들의 운용실적공시를 투자자 뿐만 아니라 언론사 학계 등으로 확대하겠습니다.▶ 현재의 투신협회 능력으로는 투자자들의 권익보호라는 고유기능을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기에 대한 복안을들려 주십시오.현재 투신권은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투신협회도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전문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특히 간접투자인구가 늘어나 수익자보호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투신협회의 현재 인원으로 이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에는 많은 한계가있는게 사실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문인력을 새로 채용할 계획입니다. 당장은 외부전문가를 적극 활용하고 회원사들과 긴밀히 협조하여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미국에서 뮤추얼펀드가 정착하는데는 미국투자신탁협회가 주요한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투신협회에서는 뮤추얼펀드의 조기정착을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습니까.뮤추얼펀드는 미국에서 발전한 제도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처음 도입됐습니다. 그런만큼 시행초기의 부작용이 어느 정도 예상됩니다.투신협회는 시행초기의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면서 뮤추얼펀드의 장점인 투명성과 신뢰성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뮤추얼펀드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뮤추얼펀드에 대한 다양한 참고서도 발간했습니다. 앞으로는 투신협회가 일반투자자들을 위해 뮤추얼펀드투자 관련 컨설팅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조만간 뮤추얼펀드 운용회사도 투신협회에 가입합니다. 자칫 기존투신사와 이해관계가 대립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조정해 나갈 계획입니까.올해초 기존 투신사의 주식형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간의 자금유치경쟁이 격화되면서 상대방을 비방하는 등 과열양상을 보였던 것도사실입니다. 각자의 장점만 알리면 될텐데 상대방의 단점을 자극하는 등 서로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제도의 도입에따른 일시적인 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뮤추얼펀드운용회사와 기존 투신사에 과당경쟁을 자제하도록 요구할 방침입니다.투신사간 자율규정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자산운용의 건전한발전을 위하는 차원에서 제재조치를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후기투신협회는 투자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출범한 법적 단체다. 그러면서도 운영비는 회원사인 투신사들로부터 조달해야하는 양면성을갖고 있다. 간접투자인구가 급증하면서 협회의 기능과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바로 그런 점 때문이다. 신임 박종석 회장은 재무부 차관보 출신이지만 지난 93년부터 3년간 주택은행장을 거치면서 경영능력도 인정받은 사람이다. 은행장 재임시 「가장 빨리 망하는 길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며 경쟁 개념을 도입, 주택은행이지난 95년 「고객만족 금융서비스」 최우수상을 수상하는데 기여했다. 잔정이 많고 대인관계가 원만하다는 평을 듣는 그가 투신협회를 어떻게 이끌고 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