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밀컨은 한 해에만 5억달러를 벌어들여 정크본드의 왕으로불린다. 그가 요즘 세계 최대의 교육기업 놀러지유니버스를 만들고있다. 합작파트너의 지분을 모조리 사들이는 공격적 경영으로 유명한 회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도 킨더케어라는 교육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은 『교육산업이 사유화와 합리화라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뤄가고 있는 중』이라는 보고서들을 숨가쁘게 내놓고 있다.교육이 투자대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는 이유는 뭘까. 교육과건강관리, 이 두 산업의 행보가 비슷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2년여전에만 해도 건강관리는 공적인 성격이 강했었고 따라서 거의무상공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 분야가 큰 돈이 되는 사업이고 대개 사기업들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 밀컨이나 크래비스 뿐 아니라 워렌 버펫, 폴 앨런, 존 도어, 샘 젤 등 많은 사업가들은 교육도 건강관리와 똑같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기존산업계의 여러 회사들이 교육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선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애플 소니 하크트제너럴 워싱턴포스트 그룹등이 여기에 속한다.미국정부는 국방비나 연금지출보다 더 많은 연간 6천3백50억달러를교육예산으로 쓰고 있다. 또 학생 한사람당 지출은 앞으로 10년동안 4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육시장의 13%만을 사기업이차지하고 있는데 그 분야는 대부분 보습(補習) 「상품」쪽이고 규모도 적어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인터네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이란 컨설팅사는 교육시장에서의 사기업 비중이 앞으로 20년 안에25%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한다.그렇다고 해서 마구 들어오는 사기업의 돈이 미국 어린이의 10%정도를 수용하는 사립학교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90년대 초 사립학교경영붐이 일어난 적이 있다. 지난 91년 미디어 사업가 크리스토퍼위틀과 예일대학 총장을 지낸 베노 슈미트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1천개의 학교 체인을 만들 목적으로 에디슨프로젝트라는 회사를 세웠다. 그러나 사립학교는 그리 괜찮은 존재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사립학교들은 대부분은 자선단체나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기 때문에 인수가 불가능하다. 기부금으로 수업료를 보조해 주는이들 학교와 경쟁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 공교육, 학부모들 불만 고조새로운 교육기업들은 이런 이유로 과실을 쉽게 챙기는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시험, 수험지도, 보습, 취학전 교육 등 과외산업은 아주 인기있는 분야다. 고졸자와 대졸자간의 임금격차가 커지면서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들의 열정도 덩달아 커졌다. 어린이교육에서 최초 3년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보고서가 나오자쓸만한 유치원을 찾는 것이 대유행이 되고 있다.미국 볼티모어 소재 실반러닝시스템이라는 회사는 이 시장의 선두주자다. 시험은 이 회사가 가장 큰 이익을 남기는 사업이다. 그렇지만 이 회사는 수업과 보습 사업도 병행한다. 교육의 서로 다른영역들간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이 회사는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실반은 앞으로 가장 큰 시장이 될 곳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바로 공교육 분야다. 미국 공립학교들은 국제적인 기준에도 뒤떨어지면서 학부형들의 강한 불만을 사고 있다. 미국은 GDP에서 대부분의 나라들보다 더 많은 비율을 교육분야에 지출하고 있지만 보통수준 이하의 결과만을 얻고 있다. 미국 어린이들은 국제 학력경시대회에서 아시아와 유럽 지역 어린이들에게 형편없이 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 10세 어린이의 40% 이상이 기본적인 읽기시험에 합격하지못한다. 또 성인 4천2백만명이 기능적으로 문맹상태다. 이런 암담한 결과가 초래된 이유 중 한가지는 어린이 1인당 6천5백달러씩 투자되는 돈의 절반 가까이가 비교육적인 부문, 대부분 행정조직에들어가기 때문이다.공교육과 사교육 영역간의 장벽은 무너지는 추세다. 사기업가들도주(州) 교육제도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1천1백여개 학교의 관리에 사기업가가 어느 정도씩 참여하고 있고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실반은 볼티모어의 13개 학교와 로스앤젤레스의 33개 학교를 포함한 17개 주에서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한 보충수업계약을 체결했다. 공립학교를 운영하는데 드는 행정비용을 줄이고보다 나은 교육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하는 수많은 교육경영 조직이생겨나고 있다.에디슨프로젝트는 현재 51개 학교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회사는비용을 억제하겠다던 약속을 확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업을 시작한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익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1백38개 학교를 운영하는 노벨러닝커뮤니케이션(NLC)등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개인특성 맞춘 사교육 프로그램 인기놀러지유니버스는 교육위원회의 책임자를 배출시키기도 하는 등 실반의 뒤를 따르고 있다. 밀컨 사장은 「사람자본」 시장은 아주 근본적인 변혁의 필요성이 무르익은 상태라고 믿고 있다. 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교육서비스 제공을 구상 중이다. 단지 30개월 동안에 그와 그의 파트너들은 회사를 연간수입 12억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 중에는 탁아소 체인, 교육용 장난감회사,NLC의 지분, 영국 최대보습 회사로 스프링으로 이름이 바뀐 CRT그룹 장악 등이 이 회사의 성과에 포함된다.시장전망이 아주 낙관적이기 때문에 교육분야에는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다. 투여된 사기업의 돈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한가지로는 개인에게 보다 초점이 맞춰진 교육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직장인 위주의 피닉스대학을 소유한 아폴로그룹은 시간에쫓기는 통근자들을 위해 강의실을 고속도로와 인접한 곳에 뒀다.사적 투자는 보다 과감한 형태의 교육적 실험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들은 공교육에 비해 무슨 일이든 보다 자유롭게 할수 있고 실험된 것 중 성공적 사례는 빨리 제도화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사기업들은 컴퓨터를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에디슨프로젝트소속 모든 학생들의 집은 학교와 컴퓨터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립학교들은 시험과 포상에 적극적이다. 실반은학생이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무료수업을 받게 해준다. 또 학생과 교사의 학습실적이 향상됐을 경우 많은 상을 준다.사교육의 득세에 대한 반론도 상당히 높다. 자신들의 영향력에 대한 도전을 분쇄하는 데 아주 적극적인 교원노조는 미국의 사기업화된 건강관리 산업이 4천3백만명을 건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남겨 놓은 채 고비용을 쓰는 관료조직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의 공립학교가 실패한 것은 너무 자명한 일이다.학부모들 역시 자녀를 공립학교 실패의 여파에서 벗어나도록 하기위해 주저없이 교육비를 쓰는 추세이므로 노조의 반대 때문에 사교육화가 늦춰지지는 않을 것이다.이익이 그리 나지 않더라도 사교육 회사들이 계속 성장할 것임은틀림없다. 최대의 관심은 그것이 모든 아동들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가느냐 아니면 지금처럼 일부 특권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느냐는 것이다. 이는 당국의 정책적인 관심에 달린 것이라고 할 수있다.「Reading, writing and enrichment」 Jan. 16th, 99정리·염동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