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일련의 경제지표들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우리경제가이미 98년 4/4분기중 경기저점을 통과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그러나 우리가 접하는 경제지표들의 움직임은 자칫 현 경제상황에대한 그릇된 판단과 처방을 이끌어내기 쉽다. 이는 경기회복세가반도체 등 특정업종에 국한되는데다 전년동기대비수치의 경우 비교시점의 추세적 이탈로 인해 절대적 수준의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위기를 겪으면서 산업기반이 상당부분 타격을 입은 경우 경제지표의 대표성은 심각하게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경기회복국면의 초기에 들어선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이 바로경기지표의 왜곡현상과 연관된 경제의 버블화 가능성이다.제반 실물지표의 동향을 살펴보면 일단 경기위축세는 4/4분기부터진정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나 추세적인 성장요인을 감안할 때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우리경제가 아직 충분히 회복되기에는 상당기간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예로 99년 성장률이 5%가 된다고 해도 추세적인 성장률(3%)을 감안한 기본전망치를 근거로 다시 계산해보면 실제 0.1%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경제가 정상적인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경기진작노력이 상당기간 지속되어야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버블화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간의 경기회복을 위한 확장일변도의 총량적인 경기진작책을 고집할수는 없다. 최근 금리지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중장기 금리의 상승기대는 신용위험의 하향추세를 감안할 때 주로 인플레기대심리에기인하므로 지금부터라도 경기진작에 신중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우리경제를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지지 않고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진입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의적절한 경기진작책을 구사해야 한다. 지나치거나 미흡할 경우 우리경제가 겪게 되는대가는 엄청난 구조조정비용을 감안할 때 평상시의 침체국면보다몇배로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경기진작책의 최적 강도는 궁극적으로 버블화를 야기시키지 않는 수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최근 개발된 속도제한이론(speed limit theory)을 원용할 필요가 있다.속도제한이론에 따르면 경제가 정상(잠재)수준에 밑도는 경우에도 그회복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에는 인플레 심리를 자극하면서 안정적 성장기조의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본 연구원의 실증분석결과 우리나라도 속도제한 계수가 미국의 경우(0.9∼1.0)보다 현저히 낮은 0.3정도로 나타나 회복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인플레 압력이 쉽게 높아질 수 있는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의 GDP갭(실제GDP-잠재GDP/잠재GDP)이 있을 경우 연중 3% 정도만이 인플레 자극없이 회복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감안하면 우리가 지나치게 빠른 경기회복세를 유도하는 것이 자칫 위험요인을 증폭시킬 수 있음을 알수 있다. 즉, 구조조정이 수반되지 않는 급격한 경기회복세는 인플레 압력을 자극하여 결국 지속적인 구조조정이나 경기회복세의 유지에도 장애요인으로 등장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정책당국은 경기활성화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버블화 가능성이 높은 현 경제상황의 특징을 충분히 감안하여 진작의 강도를 조심스럽게 조절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