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위한 단층 공장, 12억원 들여 마련

『사업이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 내가 해왔던 일이 이 일이고또 거래하는 업체와 신뢰 관계도 있고 해서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물론 돈을 가지고 다른데 투자하면 편하게 돈을 벌 수도 있겠지만 젊은데 일을 해야 하지않겠습니까.』(주)신풍상사의 서기수사장(42)은 지난해 7월 경기도 화성군에위치한 부지 1천9백평에 건평 9백평 공장을 매입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신풍상사는 지퍼를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해에 3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는 40억원. 전체 직원은32명으로 20명은 공장에서 근무하는 생산 직원이다.서사장은 원래 경기도 수원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공장 건물이 4층짜리이기 때문에 생산 설비가 각 층마다 나눠져있어 자동화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서사장은5년전부터 공장을 단층짜리의 넓은 곳으로 옮기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좋은 매물이 나오면 다른 곳에서 먼저 매입하고 때론 가격이 맞지 않고 해서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중소기업은행 창구에서 책자를 찾아가며 공매 물건을 꼼꼼히 살폈고 그 결과 지금의 공장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5억원 지원받아 매입서사장이 매입한 공장은 8억3천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여기에 세금을 합치면 10억원 정도가 들었고 부도난 뒤 1년간 방치해뒀던공장을 수리하고 설비를 설치하는데 1억3천만∼1억4천만원이 더들어가 전체적으로 공장을 매입하고 이전하는데 12억원 정도 소요됐다. 이 비용은 대부분 기존의 수원 공장을 판 대금으로 충당했고 5억원 정도는 기업은행에서 지원받았다.서사장은 『단층짜리 공장으로 옮기니 설비가 한 눈에 보여 효율적이고 생산 시설 전체적으로 자동화가 이뤄져 기존과 똑같은 인원으로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서사장은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곧바로 지퍼 생산업체에 취직했고이후 지퍼 관련 일만을 해왔다. 지퍼 생산으로만 20여년 이상의경력을 쌓은 셈. 서사장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일하던 회사에서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굳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월급이 제때에 안 나오니 나이도 들고 결혼 걱정도 되고 해서 내가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들었다』는 설명이다.이런 생각으로 서사장은 85년에 기본적인 생산 시설을 갖추고 지퍼를 직접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업 자금은 주위 사람들에게서 지원받았다. 서사장은 『아무리 상황이 좋지 않아도 은행이든 개인이든 신용을 지키려 했다』며 『이런 노력 덕분에 주위분들이 사업 자금을 도와준 것 같다』고 밝혔다. 지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 영업망을 확보하는데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서사장은 사업을 하면서 지켜온 신념은 두가지다. 「지금까지 해온 일이 지퍼 만드는 일이니 이 일만 계속한다」는 것과 「직원들 월급만은 제때에 주자」는 것이다. 그는 『내가 회사 다니며월급을 늦게 받아 어려웠던 적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은 못 챙기더라도 직원들 월급 주는 날은 꼭 지켰다』고 밝힌다.서사장은 두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특수 지퍼를 개발,수출을 현재의 50% 비중에서 더 늘리는 것이다. 그는 『수출이판매 대금을 제때 제대로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고 설명한다.두번째 목표는 신풍상사에서는 핵심 기술만 보유하고 나머지는모두 외부에 위탁 생산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진을 맞추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줄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핵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른 회사에 맡겨 철저히 분업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