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42년 경남 거창생. 60년 거창고 졸업.64년 서울대 토목과졸업.66년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입사.70년 포항제철입사.79년 포철공사부장·설비계획1부장·건설1부장. 82년 설비계획본부 부본부장. 86년 이사.88년 상무이사. 90년 전무이사. 92년 부사장.94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96년 일본삼성(주) 대표이사 사장.98년3월 포철 대표이사회장·한국철강협회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가족관계: 부인과 1남1녀.취미: 클래식 음악감상.▶ 취임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등 포철 거듭나기에 혼신의 힘을 쏟았는데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5년만에 포철에 다시 복귀를 해보니 많은 부문에서 변화가 있었습니다. 좋아진 점도 있었지만 수십년간 철강전문 경영인으로 일해온 저로서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될만큼 잘못된 부문도 많아 충격을 받았습니다. 잘못된 부문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조조정 작업을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구조조정 작업은 크게 세가지 원칙을 갖고 추진했습니다. 먼저 잘못된 수급판단과 정책결정으로 초래된 과잉설비의 거품을 과감히 제거하고 외압과 양적 확대전략에 의해 파생된 비관련 사업부문은 과감히 정리한다는 윈칙을 세웠습니다.또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집단의사 결정체제의 정비 등 전반적인 업무프로세스에 대한 손질도 가해 경영효율성도 높인다는 윈칙을 마련했습니다. 이 가운데서 가장 역점을 둔 부문은 90년대 중반이후 버블경제 때 과잉수요를 실수요로 오판해 추진된 4조5천억원대의 부실자산을 조기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의 기회손실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4조5천억원대의 부실자산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국내외 투자자의 관심이 높습니다.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잘 아시겠지만 철강업의 경쟁력은 적정 설비규모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일본 철강업계가 80년대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70년대에 추진된 과잉설비 때문입니다. 이런 일본업체의 전철을 포철은 밟지 않을 생각입니다. 취임이후 총자산중 25%에 달하는 과잉투자 자산을 조기에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먼저 경영에 가장 부담을 주고 있는 광양 5고로는 이달에 완공은 하되 가동은 보류해 향후 광양 1고로 개보수시 대체설비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말이 많았던 미니밀에 대해서는 가동률이 낮은 제1미니밀의 경우 제 3자와 합작경영하거나 매각을 추진하고 제 2미니밀은 이미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창원특수강은 조기처분하거나 청산할 생각입니다.▶ 취임이후 생산전략을 「최대 생산,최대 판매」에서 「적정생산, 최대이익」으로 바꾸었는데 배경이라도 있는지요.광양제철소가 종합준공된 92년말까지는 국내의 철강공급 부족문제 해소를 위해 지속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이에 소요되는 재원을 확보하고 국내 공급확대를 위해 「최대생산, 최대판매」경영전략은 어느 측면에서 불가피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국내외 철강산업 및 경영환경을 살펴보면 이런 양적 팽창전략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동남아 환율위기 이후 촉발된 각국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철강제품의 국제가격이 급락하고 있고 이에 따른 통상마찰 또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국제 철강업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저희 회사로서는 공정질서 유지를 위해 적정생산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생긴 셈이지요. 무엇보다도 앞으로의 기업경영 성패는 주주의 투자가치를 극대화하는 수익성 위주 경영에 달려 있다고 판단, 「적정 생산, 최대이익」이라는 생산전략을 택하게 됐습니다.▶ 민영화를 앞두고 글로벌 전문경영체제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영화 대책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요.포철이 소재산업으로서의 특성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민영화이후에도 소유와 경영이 완전 분리된 전문경영인체제가 바람직합니다. 정부가 2001년말까지 동일인 주식소유 한도를 3%로 제한한 것도 이런 취지가 아닌가 합니다. 경제성장기 많은 기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오너경영체제는 선단식 방만경영으로 비난을 받아왔고 전문경영체제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경영진의 전횡에 의한 경영권 남용 사례가 많았지요. 민영화를 앞두고 이런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는 경영체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선진화된 경영구조인 글로벌 전문경영체제(GPM)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전문경영체제는 해당산업의 전문가가 회사전반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경영하고 독립적인 이사회가 경영에 대해 감시감독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이 정착될 경우 경영투명성이 제고됨은 물론 전체주주들의 가치 또한 극대화되게 됩니다.▶ 민영화이후 적대적 M&A도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습니까.어떤 경우든 적대적 M&A에 대해 경영권을 100%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특정 지배주주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선 현재 경영권 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필요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전환우선주 발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전환우선주 문제에 대해 주주권익보호 명분을 내세워 반대하는 의견도 있으나 이것은 기우일 뿐입니다. 전환우선주의 발행이 적대적 M&A가 있을 경우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수단으로 준비하는 것이지 증자를 통한 자본조달 목적이 아니므로 주가하락으로 인한 주주권익 손상은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수요업체들은 포철이 민영화될 경우 가격인상등 판매전략이 바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아마도 고객들은 포철이 민영화되면 가격인상을 통해 단기적 이윤극대화를 추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어느 기업을 막론하고 단골 고객에게 가격을 깎아주지는 못할망정 바가지를 씌운다면 그 고객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단골 고객은 다른 곳으로 거래선을 옮길 것이고 결국 그 회사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고객위주 경영을 하지 않고서는 어느 기업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최대생산, 최대판매」라는 생산주도의 판매전략을 버리고 판매주도의 생산, 고객중심의 토털 서비스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에서입니다. 민영화가 되더라도 고객의 가치를 중시하고 고객성공을 지원한다는 기본방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가 잇따르는등 통상마찰이 증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습니까.잘 아시다시피 97년 하반기이후 아시아지역 금융위기의 여파로 철강산업도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라나라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수출량이 적었던 미국, EU지역에 대한 철강수출이 증가해 이 지역으로부터 반덤핑제소등 무역분규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출가격 사전점검 등을 통해 덤핑수출이 되지 않도록 사전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수입국의 덤핑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조사과정에서 철저히 대응하는 방식으로 해결해나갈 생각입니다. 특히 통상문제는 특정국가에 일시적으로 수출물량을 늘려 유발되는 경우가 많은만큼 특정국가에 대한 수출을 지양하고 수출국가를 다원화해 통상문제를 사전에 예방해나갈 방침입니다.▶ 업무혁신(PI)작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는데 PI의 목적과 앞으로 추진방향은 어떻게 됩니까.회사업무 전부문을 원점에서 검토해 경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는 복잡한 조직과 제도, 업무관행 등을 과감히 재정비해 최적의 프로세스를 구축하자는 차원에서 PI(Process Innovation)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업무혁신작업은 올해부터 3년간 3단계에 걸쳐 추진해 업무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단행해 전무급 임원이 관장하는 PI전담조직을 신설했습니다. PI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전사통합관리 차원의 정보시스템이 구축돼 모든 업무가 단순화, 표준화됩니다. 이와함께 의사결정 및 집행은 물론 경영자원의 분배과정 또한 거울보듯이 투명해져 회사, 주주, 고객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최고의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등을 하는 것보다는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데 세계적 철강업체로서 위상을 지켜나가기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요.사실 주변에서 세계 제일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 한켠에서는 자긍심도 생기지만 염려되는 점도 많습니다. 그 말에 너무 취해 현재 상태에 안주한다면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진정 강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항상 겸손할줄 알아야 하고 이를 통해 더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세계 제일이라는 평가를 앞으로 더 잘 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1세기에도 경쟁력 우위 확보를 위해 과잉투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경영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세계 철강업계의 리더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해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