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5백포인트대에서 지루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98년 10월 이후 단숨에 1백30%의 상승을 보인 주가는 지난 1월 중순 종합지수 6백50선을 고점으로 조정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한때 5백선 이하로 떨어졌던 주가는 며칠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5백30선에서 맴돌고 있다.실물경제의 지속적인 호전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장세분석에 대한 논의가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 현 장세에 대한 분석과 주가전망 그리고 조정국면에서의 투자전략을 알아본다.◆ 장세분석실물 경기가 조금씩 회복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경기와 주식장세는 일정한 사이클을 가지고 순환하지만 시간차를 두고 순환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보통 주식장세는 경기변동에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장세의 경우 불경기가 지속되는 속에서 금융완화를 배경으로 주가가 먼저 상승한다. 생산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경기가 회복되기까지에는 아직 상당한 시간을 요함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강세장을 보인다. 경기가 본격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실적장세가 오는데 경기가 과열되어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시점에서 주가가 정점을 이룬다. 경기순환과 주식장세는 거의 일치하는 움직임을 보이나 시간차가 있다는 것이다. 실물경제의 회복이 지속되면 이번에 실적장세도 출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지금의 증시약세가 급상승에 따른 조정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번 조정국면은 단기급등 이후에 따라오는 당연한 것이라는 것이다.손빈 액츠투자자문 부사장은 『이번 조정국면은 상승기중의 중간조정으로 기본적인 투자 방침을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조정의 폭과 기간은 상당히 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그는 기술적 지표들을 볼 때 전형적인 주가반전의 신호를 보인 후에 오는 하락이기 때문에 조정의 폭과 기간이 길 것으로 예상한다.이번 종합주가지수 6백50선에서부터의 하락은 전형적인 헤드 앤드 숄더(Head & Shoulder)형태를 완벽하게 형성한 다음의 주가하락으로 조정기간이 장기에 걸쳐 일어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주장한다.다만 이번 조정은 강세 초기국면에서의 중간 조정이기 때문에 예전보다 짧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연주흠 한화증권 시황 담당자도 『지수 5백40과 5백70대의 만만찮은 대기매물을 감안할 때 시장의 추가 상승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금리 엔화 노동계 등 시장주변 여건들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의 개선으로 시장의 기조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현재와 같은 박스권 등락국면에서는 오히려 시장외부 보다는 내부의 수급요인이 향후 시장방향을 결정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본다.◆ 주가전망주가는 당분간 조정국면을 지속할 전망이다. 추가적인 조정을 거치더라도 급격한 지수하락보다는 바닥다지기를 위한 기간조정의 성격이 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연주흠 시황 담당자는 반등하더라도 주가는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으로 진단한다. 3월에는 지난 2월보다 40% 이상 늘어난 2조원대의 유상증자 물량이 공급되는 반면 수요지표인 고객예탁금이 오히려 감소세를 지속, 겨우 4조원대를 유지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시장수급 불안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는 급격한 반등은 어렵다는 것이다.손부사장도 증안기금의 매도압력과 3월말에 결산기를 맞는 기관투자가들중에서 평가손을 매매손으로 실현시키려는 움직임을 들어 약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게다가 1~2월중 뮤추얼펀드의 설정붐이 있었고 이들의 주식편입이 지나친 투기적 주가상승을 부추긴 측면도 있어 당분간 조정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이 기간중에 급격한 주가하락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닥시세가 보통 상승폭의 절반 정도까지 하락한다고 볼 때 저지선은 4백70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투자전략불확실한 증시상황인만큼 적절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세계경제가 여전히 불안하고 국내경제의 동향도 불투명한 상태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가 소프트랜딩하고 일본과 유럽이 경기회복을 보여야 안심하고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라야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또한 국내경제와 증시가 모두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만은 분명하지만 조정의 폭과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해 투자에는 기본에 충실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연주흠 시황 담당자는 현시점에서 전체적인 매매 전략은 단기 고점 분할매도로 대응할 것을 권한다. 매수에 나서더라도 종목을 선별한 뒤 장중등락을 이용한 단기매매에 국한해야 한다는 것이다.종목을 선택할 때에는 업종의 특성을 잘 살펴야 한다. 주가가 급등한 지난 하반기동안 상승률이 높았던 업종을 보면 증권이 6백3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건설 은행 도매 고무 화학 보험업의 순이었다.또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 조정국면을 보이는 지금까지 이들 업종의 조정폭은 대부분 다른 업종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계 철강 운수장비 의약 음식료 제지 섬유의복 업종은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다.손부사장은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조정기를 이용하여 종목의 발굴에 힘쓰는 한편 주식의 비중을 늘려 나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시장의 불확실성과 기복을 넘기 위해서는 향후 5~10년 이후에도 각 산업별로 최고가 될 핵심종목을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불확실할 경우 핵심 종목의 의존도를 높이고 시장이 활성화되면 시장관련 테마 관련주들의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지금은 불확실성이 높으므로 자신있는 종목의 비중을 높여가고 어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