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포모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 워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5년에 타워스 페린에 입사, 전략과 조직 변화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지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조직관리, 지식경영, 수익성 분석 등의 사업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타워스 페린은 특히 인사 관리 부문에 강한 컨설팅회사라고 들었습니다. 현대 경영에서 인사 관리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어떻게 보십니까.저는 오늘날 경영의 특징을 크게 두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는 경쟁에 국경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들은 세계 모든 기업들과 어느 곳에서나 경쟁해야 하는 글로벌 경쟁의 시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여기에서 제기되는 질문은 이 글로벌 경쟁 시대에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기업들의 사업 전략이 점점 더 비슷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증권회사와 다른 증권회사의 전략이 비슷하고 자동차회사들끼리도 서로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경쟁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브랜드나 어떤 시장을 주로 공략하고 있느냐 하는 점일 뿐입니다. 전략 뿐만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기술조차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슷한 수준입니다. 결국 기업간의 차이는 기업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어떤 실적을 내느냐 하는데 달려 있습니다. 즉 오늘날 경쟁의 핵심이란 조직원들의 성과에 달려 있고 조직원들의 성과 향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바로 인사 관리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스톡옵션 등을 통해 억대 연봉을 받는 경영자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경영 실적에 따라 금전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경영자 보상제도가 한국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이는데 경영자 보상제도의 세계적인 추세는 어떻습니까.경영자 보상제도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급변하는 현대 경영 환경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리더십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리더십은 조직이 환경 변화에 적응, 더 좋은 성과를 산출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핵심적인 성공 요소입니다. 경영자 보상제도는 두가지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하나는 경영자가 낸 실적만큼 급여로 보상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경영자와 회사를 소유한 사람(오너)의 이해 관계를 일치시킨다는 점입니다. 경영자와 오너가 단기적인 관점에서 뿐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망에서도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킴으로써 조직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목적입니다.▶ 경영자에 대한 장기 인센티브(장려 제도)의 하나로 스톡옵션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경영자들이 실적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등 스톡옵션의 단점들도 지적되고 있습니다만.스톡옵션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경영자들이 기업의 주가 상승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경영자들은 스톡옵션을 받으면 기업의 주가가 올라가는만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자연히 주가 상승에 경영 능력을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가가 과연 경영자의 능력과 어느 정도의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는게 사실입니다. 즉 주가란 경영자 능력 이외에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 등 다른 요소로도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스톡옵션이 적당한 보상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입니다. 미국에서도 경영자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실적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받는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은 현금 흐름이라든가 EVA(Economic Value Added) ROI(Return On Investment) ROA(Return On Assets) 등 다양한 평가 방법을 정교하게 구성, 경영자의 가치 창출 정도를 비교적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재무적인 기준 외에도 고객 만족이라든가 회사의 장기 발전에 대한 기여 정도 등도 평가 기준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즉, 주가 외에도 경영자가 회사에 어느 정도의 가치를 창출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기준들이 동원돼야 합니다.▶ 기업에 소유자가 있는 경우 스톡옵션을 도입하면 소유구조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위험은 없습니까.미국에서조차 개인 소유의 회사나 가족 소유의 기업에서는 경영 실적과 주식을 연계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스톡옵션을 채택하지 않고 현금이나 주식 소유구조에 변동을 주지 않으면서 장기 실적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팬텀(Phantom) 주식 같은 것으로 경영자의 성과를 보상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 스톡옵션은 전체 주식의 10% 이내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업의 소유구조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예를들면 스톡옵션을 광범위하게 도입하고 있는 GE의 경우 스톡옵션으로 사용되는 주식은 전체의 1% 가량에 불과합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연공서열에 기반한 급여 체계 대신에 성과급을 축으로한 연봉제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성과급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요소는 무엇입니까.성과급제란 직원들의 실적을 평가해서 그에 맞는 급여를 지급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실적 평가제도가 필수적입니다. 평가제도에 있어서 최근에 뚜렷이 나타나는 추세는 단순한 재무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좀더 균형잡힌 시각의 평가 기준들이 고려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 만족이나 비용 측면, 또는 내부 직원들의 만족도 등이 중시되고 있습니다. 또한 성과급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적을 평가하는 경영자와 평가받는 조직원 사이의 원활한 의사 소통이 중요합니다. 즉 신뢰관계가 구축돼야 합니다. 경영자는 조직원들에게 새로운 성과급제 아래에서는 어떤 식으로 급여가 책정되고 더 많은 급여를 받거나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업의 장기적인 전망은 무엇인지 이해시켜야 합니다. 성과급제는 실적만큼만 보상하겠다는 냉정한 체제가 아니라 성과를 조직원 전체가 공유하는 인간적인 체제라는 점을 조직원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영업직처럼 물건을 얼마나 팔았는지 분명히 드러나는 경우에는 실적 평가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회계나 홍보, 마케팅 등과 같이 판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뚜렷한 평가 방법을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까.업무에 따라 서로 다른 평가 방법이 적용돼야 합니다. 업무가 적정 시간에 완수됐는지, 담당자가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지고 있는지, 업무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이 평가 기준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홍보 업무의 경우에는 일의 영향력이, 회계의 경우에는 정확성과 시간 엄수 여부 등이 평가기준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어떤 업무나 그 업무의 성공 여부 또는 실적 정도를 평가할 방법들은 존재합니다. 또한 이 기준들이 영업직의 실적을 판단하는 기준, 즉 물건을 얼마나 팔았느냐 하는 판매 실적보다 덜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판매 역시도 영업 직원의 능력 이외에 다른 많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과급제에서 직원들이 가장 불만스러워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자신들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성과급제에서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무엇에 의해 평가받는지 정확히 알고 이 평가 방법에 동의하는가 하는 여부입니다. 결국 직원들이 나이가 더 어리기 때문에 급여를 적게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실적을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회사에도 도움이 됩니다.▶ 오랫동안 성과급제를 채택해온 서구 기업의 경우 어떤 실적 평가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습니까.우선 성과 평가 계획을 세울 때 개인의 실적 목표와 잠재적인 보상책 사이에 명확한 조준선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외에 스마트(SMART)라고 하는 일반적인 원칙이 있는데 평가기준은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 가능하며(Measurable) 현실적이고(Realistic)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Accountable) 시간과 연계(Time-bound)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M&A(기업 인수 합병)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M&A를 위해 인사 관리 부문에서 고려해야할 점은 무엇입니까.어떤 방식의 M&A냐에 따라 조직 통합 과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라면 인수하는 측의 급여체계나 문화 등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인사 부문 통합에 있어서 별다른 논쟁점은 없습니다. 그러나 동등한 두 기업의 합병이라면 양 조직의 관행 중에서 우수한 것을 채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의견 조율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인재가 회사를 떠나거나 양 조직이 서로 불화를 겪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견 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고 통합 과정이 투명해서 양측이 서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객관성을 보장받기 위해 컨설팅회사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합병 후 인사 관리 부문은 특히 민감한데 대부분의 경우 합병으로 인해 중복 인력이 발생하고 정리 해고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합병 후에 모든 조직원이 만족할만한 인사 관리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단지 공정한 방법으로 최대한 빨리 효율적으로 처리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