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안목 높이고ㆍ히트 사업 추구 ... '안방' 이점 살려 세계 최고돼야

IMF 구제 금융 이후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 대거 진출해 우세한 자금력과 기술력,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을 앞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미 외국계 기업들은 화학 제지 제약 등 다양한 업종에서 국내의 수위 업체를 인수, 시장을 장악해 들어왔다.그렇다면 이제 국내 기업은 국내 시장에서조차 외국 기업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가. 물론 꼭 그렇지만은 않다. 국내 기업 역시 홈 그라운드에서의 이점을 살려 외국계 기업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면 승리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외국계 헤비급 선수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토종 미들급 선수의 생존 전략은 크게 5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흐름을 읽는 최고 경영자의 안목과 관심이 필요하다상황이 어려울수록 CEO(최고 경영자)는 미래를 정확히 읽는 안목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판단력을 키워야 한다. 악화된 경영 실적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산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높은 나무 위에 올라 산의 전체 모양을 살피려 하지 않고 발 밑의 돌부리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같다.CEO가 변화의 흐름을 꿰뚫고 새로운 성장의 축이 될 사업을 발굴, 진두에서 조직을 지휘해야 한다. 트렌드(경향)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야만 변화의 줄기를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을 위기에서 탈출시킨 영웅적인 CEO들은 기업 구조조정과 신규 사업 발굴을 함께 추진했다. 국내 기업의 경영 방식이 가진 장점에다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 세계 표준)를 접목시킨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포스트(Post:이후) IMF 시대의 새로운 화두이다. 과감한 전략적 투자 판단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CEO의 역할을 재인식해야 한다.◆ 진정한 글로벌화를 추진하라이제 기업의 역량을 고부가 핵심사업으로 집약시키고 세계적 수준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등 글로벌 경영의 씨앗을 본격적으로 배양해야 한다.국내 기업은 현재 기술력 취약과 비용 측면에서의 우위 상실이라는 오도 가도 못하는 「샌드위치」 상황에 처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소수의 미래 전략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에 대해서는 수익성과 현금 흐름을 사업성 평가의 기준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사업도 먼 장래를 고려해볼 때 장기적으로 전망이 없다면 처분해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고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는 편이 낫다.또 고객과 내부 직원, 협력업체, 주주 등 이해 관계자들을 중시하는 경영 체제로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 기존의 국내 시장만을 고려한 폐쇄적 경영에서 탈피, 세계의 이해 관계자들까지 시야에 넣는 경영의 틀이 필요한 때다.선진 기업과의 제휴 및 네트워크 구축도 위기 탈출과 경쟁력 강화의 한가지 방법으로 추진될 수 있다. 구조조정시 성급하게 사업을 매각하기 보다는 핵심 역량을 고려해 선진 기업과 합작이나 제휴 등으로 어려움을 돌파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외국 기업과 우호적 제휴 관계를 맺으면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고 선진 경영 기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이와함께 외국 기업의 적대적 M&A(기업 인수 합병) 공세에도 대비해야 한다.◆ 히트 상품과 히트 사업을 창출하라구조조정을 한답시고 버리기 위주의 단기 처방만을 추구할 경우 「위기 뒤에 더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보릿고개가 아무리 견디기 힘들어도 다음 해의 농사를 위해 씨앗만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히트 사업 창출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히트 상품과 히트 사업 하나가 기업 전체를 살릴 수도 있다.히트 사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해주고 경쟁사에 대해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주며 기업의 수익 구조에 획기적으로 기여한다. 디즈니는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가 사망한 후 80년대 초반까지 이류기업으로 전전했으나 마이클 아이즈너 회장 취임 이후 연달아 히트 영화를 내놓으면서 「꿈을 파는 초일류 기업」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물량 위주의 저수익 사업에서 품질 위주의 고수익 사업으로 변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실패에서 배우고 세계 최고를 지향하라실패 사례를 성공의 디딤돌로 활용해야 한다. 발명왕 에디슨은 전구를 만들기 위해 2만번 이상의 실패를 거듭했다고 한다. 강한 접착제를 만들려다 접착력이 형편없는 접착제를 만든 3M은 이 실패작을 자국없이 붙였다 떼낼 수 있는 「포스트 잇」이란 최고 히트 상품으로 재탄생시켰다.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국내 최고에도 만족하지 말고 세계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 이미 세계는 한 시장이다. 세계 1위가 아니고서는 국내 1위 자리도 위험하다. 세계 최고를 지향하며 한 우물만을 파온 기업들이 IMF 이후 더욱 각광받고 있다. 영안모자(모자) 대성금속(손톱깎이) 진웅(텐트) 은성사(낚싯대) 대륭정밀(위성방송 수신기)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의 상품을 생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 기업들이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활용하라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마케팅 전략 속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내용 중의 하나가 「현지화 전략」이다. 이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는 「세계화」와 함께 그 지역에 맞는 전략을 찾아나가는 「현지화」 역시 중요한 성공 요소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내 기업은 국내 시장 상황에 밝다는 점과 국내 소비자의 성향을 잘 안다는 장점을 살려 터줏대감으로서 위치를 고수해야 한다.예를 들어 이마트의 경우 미국형 할인점을 국내 실정에 맞게 개량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소비자를 위해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신선 식품을 늘리고 품목별로 계산할 수 있게 하는 등 외국계 할인점과 차별화를 꾀함으로써 국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칠성사이다 역시 코카콜라에 대응해 국내 토종 브랜드라는 점과 색소가 들어가지 않아 순수하다는 점을 강조,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의 입맛과 우리의 취향,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좀더 세련되게 살릴 수 있는 상품 개발과 마케팅 기법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