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회사생활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야근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했던 자신을 반성한거죠. 그래서 다시 취업만 된다면 밤을 새면서라도 열심히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서울 마포구에 자리잡은 (주)페미나떼에 지난 3월2일부터 출근하는 황미숙(26)씨의 취업후기다.황씨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 93년 8월. 대부분의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여성들이 바로 취업한 것과 달리 마땅히 맘에 드는 회사가 없어 컴퓨터학원을 다니다가 주변의 소개로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인 D건설에 입사하면서다. 이곳에서 황씨는 경리부 비서실 품질관리팀 등을 거쳤다. 주로 경리업무를 담당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았다』는 게 황씨의 기억이다.그러나 잘 나가던 건설업체, 맘에드는 직장이었지만 지난해 6월에 그만둬야 했다. IMF가 터지면서 경영난에 처한 회사에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다. 회사에서는 여직원들을 우선적으로 감원키로하고 희망퇴직자들을 접수받았다. 첫직장인데다 4년10개월간 근무한 회사라 그만두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직장생활 도중 몸이 좋지않아 병가를 냈던 전력이 있어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는 게 황씨의 말이다.퇴직후 2개월간 모처럼의 휴식기간을 가졌다. 주로 독서를 하면서 소일하는 한편 경리·사무에 도움되는 컴퓨터지식을 얻기 위해 컴퓨터학원에 개설된 실직자를 위한 재취업과정을 듣기도 했다. 여러군데 이력서도 제출했다. 몇군데에서 출근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섣부른 결정으로 후회하기 싫었다. 그러나 실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차츰 불안해졌다. 『「대졸출신들도 취업을 못한 사람들 많다」는 말에 위축되는 느낌마저 들기도 했다』고.더 이상 이런 상태로 지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재취업에 나섰다. 일단 주변의 소개를 받고 한경인재뱅크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얼마 안있어 한경인재뱅크로부터 숙녀복 제조업체인 페미나떼에서 사람을 뽑으니 면접을 볼 생각이 있느냐는 연락이 왔다. 의류업체라는 말에 맘이 끌려 면접에 응했다. 결국 3월2일로 출근일자가 결정됐다. 『당초 경리직을 희망했지만 영업부로 발령이 났어요. 주로 수선의뢰를 받고 고친 옷을 발송하는 일을 담당하죠. 실직시 재취업만되면 열심히 일하겠다던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영업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지만 배우는 마음으로 지낸다는 황씨의 맺음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