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풍금」은 첫사랑의 순수함과 설렘으로의 여행이다.모두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푸근한 고향의 수채화이기도 하다.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강원도 산골마을 산리의 초등학교로 부임하는 수하(이병헌). 첩첩산중의 산리에 도착한 그는 홍연(전도연)에게 길을 묻는다. 열일곱 늦깎이 초등학생 홍연은 자기를 「아가씨」라 불러준 첫번째 남자 수하에게 첫사랑을 느낀다.홍연은 자기의 담임이 된 수하에게 다가서기 위해 그의 주변을맴돌고 일기장을 통해 수줍게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수하의마음은 연상의 동료 여선생 은희(이미연)에게 쏠려있다. 어느날 은희는 서울의 약혼자와 유학길에 오른다. 수하는 실연의 아픔으로 괴로워하지만 홍연의 가슴은 기쁨으로 콩닥거린다.낡은 풍금,난로 위의 양은도시락,LP레코드,시끌벅적한 가을운동회 등을 매개로 전하는 첫사랑의 기억이 탐스럽고 때론 저릿하다. 「홍연의 테마」 등 조동익의 음악이 따사롭다. 전도연은 「그보다 더 순수할 수 없다」. 평생 간직할 그리움의시절을 앵두빛으로 담아냈다. 이병헌의 어눌한 말투와 희디 흰미소가 정겹고 이미연의 깊은 눈길 연기도 매력 만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