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편입 비율 확대 ... 1년 이내 환매 불가

은행권에서도 명실상부한 실적 배당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2일부터 판매하는 「단위금전신탁」(이하 단위 신탁)은 운용 실적에 따라 이익을 배당한다. 주식 채권 대출 등을 운용한후 실적에 따라 고객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준다. 실적배당상품이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거나 금리가 폭등하면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줄어든다. 심지어 원금을 까먹을수도 있다. 그만큼 고객들은 보다 신중하게 은행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그동안 고객에게 제시한 신탁상품의 목표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일반계정과 신탁계정간 채권편출입 행위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보다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단위신탁은 크게 채권형과 주식형으로 대별된다. 채권형은 주식을 한주도 편입하지 않는다. 대신 채권과 대출 CP(기업어음) 콜 등으로만 운용한다. 주식형은 주식과 채권 대출 등으로 운용한다. 채권형보다 위험성은 크지만 고수익을 올리 수 있다. 이들중 주력은 주식형 단위신탁이다. 현재의 채권수익률이나 콜금리로는 고객의 고금리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식형 단위신탁도 은행별로 주식 편입 비율이 다양하다. 한미은행에서는 주식 편입 비율이 20∼30%, 10% 이하인 주식형 단위신탁 2종류를 시판한다. 하나은행도 주식편입비율이 30%이하인 주식형만 판매한다.주식형 단위신탁이 투자할수 있는 자산은 크게 3가지다. 대출(펀드 자산의 30% 이하) 주식(펀드 자산의 30% 이하) 그리고 나머지를 채권과 유동성 자산으로 운용한다.◆ 대출은 은행권이 비교우위 가져단위신탁은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펀드 자산의 최고 30%까지를 대출할 수 있다. 대출 이자율은 일반적으로 회사채수익률보다 3% 이상 높다. 부실대출은 곧바로 단위신탁의 배당률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안정성위주로 운용한다는게 은행권의 일반적인 방침이다. 대부분 대기업이나 우량중소기업 그리고 주택을 담보로 개인들에게 대출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다 주식이나 채권 매매에 따른 수수료도 적어 투신업계와 수익률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은행권은 주장한다. 대출이 단위신탁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여준다는 얘기다.주식 운용 방식은 은행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직접 주식을 운용하거나 외부 자산 운용 기관에 아웃소싱을 주고 있다. 하나은행은 미래에셋에 주식 운용을 맡기고 있다. 한미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은행에서는 외부 펀드매니저를 스카웃하거나 자체 인력을 통해 운용한다.채권도 시가평가제가 적용된다.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매일매일의 채권 가격이 결정된다. 즉 금리상승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하면 만기때 이자는 커녕 원금을 손실볼 수도 있다. 또한 편입채권이 부도나면 배당률이 떨어진다. 이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나 국고채 등 안정성 위주로 운용하겠다는게 시중은행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정기예금 이상의 금리를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적극적인 채권운용전략을 전개하겠다고 밝힌다. 단순히 채권을 사서 만기 때까지 보유하는 전략(Buy and Hold)을 통해서는 정기예금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기 힘들다. 대부분의 채권 운용역들은 매매 차익(capital gain)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채권을 사고 팔겠다고 밝힌다.단위 신탁의 최소 투자 금액은 은행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한미은행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1백만원 이상을 최소 투자 금액으로 설정했다. 투자기간도 1년이상이다. 한번 투자하면 1년안에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의 폐쇄형 뮤추얼펀드와 동일하다. 신탁 보수는 은행별, 상품별로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주식형이 채권형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하나은행은 주식형 단위 신탁의 신탁보수를 1%로 책정했다. 한미은행은 주식편입비율에 따라 1∼1.5%로 차등을 뒀다.은행권에서는 정기예금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투신 상품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이나 만기가 돌아오는 신종 적립 신탁의 고객들을 집중 공략할 방침을 세웠다. 단위 신탁의 수익률은 앞으로 각 은행의 지점에서 매일 공시된다.◆ 투신업계 안정형의 펀드와 비교은행권의 단위 신탁이 투신업계의 안정형펀드(주식편입비율 30%이하)와 구별되는 대목중 하나가 펀드자금을 대출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신업계의 안정형펀드는 주식 채권 유동성자산 등으로만 운용한다. 상대적으로 단위신탁이 수익률과 안정성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또한 단위 신탁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투신업계도 현재 수익증권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나 은행권보다는 절차가 다소 까다로운 편이다. 대출 액수는 은행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인다. 한미은행은 단위 신탁 자산의 50∼70%까지를 담보 대출해 주겠다고 밝혔다. 대출기간은 단위 신탁 운용 기간을 넘지 못한다. 즉 단위 신탁의 운용기간이 1년이면 대출 기간도 1년미만이어야 한다.대출에서 은행권이 비교우위를 갖는다고 하면 주식과 채권 운용 능력에서는 투신권이 앞선다는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특히 주식 운용 능력면에서는 은행권이 투신업계를 따라가는데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수조원대의 주식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펀드매니저뿐만 아니라 금리나 주가움직임을 예측하는 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국내 은행에서 이를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투신업계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은행권에서 수천억원이 넘는 대형펀드를 운용해 보지 못한 경험부족이 수익률 경쟁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대체로 은행권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대안으로 외부 자산 운용 기관에 위탁하거나 주식 편입 비율을 대폭 낮추고 있다.뮤추얼펀드 운용회사인 미래에셋과 업무 제휴 계약을 맺은 하나은행이 대표적인 예다. 고위험자산을 운용하면서 자칫 야길될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용자산을 아웃소싱하기로 했다. 물론 외부 펀드매니저를 스카웃해서 운영하는 은행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