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은행 특성 살린 마케팅 지원 ... 플래티늄 카드 발매, 고객 차별화 추구

비씨카드는 국내 신용카드업계에서 톱브랜드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다. 98년말 기준 발매카드수는 1천3백만매로 전체 카드의 32.3%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용금액은 25조원으로 40.7%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카드점유비율보다 높다는 것은 1인당 실제 사용금액이 다른 카드사보다 많았다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 최근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에서 실시한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선 신용카드부문 브랜드파워 1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그러나 이처럼 확고부동한 지위에도 불구, 최근 비씨카드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국내 대기업과 외국금융기관들의 신용카드 신규진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고객들의 주문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IMF사태이후 소비위축으로 인한 매출감소도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찾아야할 판이다. 특히 신규카드사의 진입은 가격과 서비스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 저비용 고효율 체계의 조기구축을 요구하고 있다.비씨카드는 이에따라 회원은행의 전산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전산환경의 구축과 회원은행의 지역기반과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예컨대 최근 서울은행을 인수한 홍콩상하이은행의 경우 지금까지 국내에는 선보인 적이 없는 색다른 금융상품을 요구하고 있는데, 비씨카드는 이를 전향적으로 수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비단 홍콩상하이은행 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회원은행들도 원할 경우 언제든지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리스크관리를 더욱 강화, 회원은행의 수익성 제고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조기경보시스템에 인공지능과 자동제어기술을 접목, 카드 분실·도난·위조·변조등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현재 시행중인 조기경보시스템으로 인해 작년도 손실은 전년에 비해 70%(1백억원)나 감소하기도 했다.비씨카드는 또 중장기적으로 우량회원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5월부터 발매될 예정인 비씨플래티늄카드는 이같은 비씨카드의 차별화전략이 전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기존 카드의 서비스를 한차원 높인 전략상품이다. 비씨카드 전체회원의 0.2%에 해당하는 약 2만여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발매되는 이 카드는 국내에서 매월 최고 5천만원 한도까지 신용구매가 가능하다. 현금서비스도 최고 5백만원까지 허용된다. 국외 이용한도 또한 1만5천달러까지 확대, 해외여행이나 출장시 신용카드 한 장으로 모든 직접경비를 지출토록 할 방침이다. 부가서비스에 있어서는 마스터 비자등에서 제공하는 국제 플래티늄클럽의 멤버십 서비스가 기본으로 제공된다.이에따라 전세계 2백여개 공항의 전용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세계 유명호텔 렌터카 골프스쿨 등을 할인가격이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으로 별도의 회비없이도 국내 최대의 레저·여행서비스 전문업체인 하트클럽회원과 동일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시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긴급의료지원 서비스가 제공되며 국내외 여행시 최고 10억원의 여행상해보험과 3억원의 휴일 교통 및 골프상해보험에도 무료로 가입해준다.◆ 수수료 인상 최대한 억제비씨카드는 또 다른 카드사와 비교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가격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수수료 인상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대신 내부업무비용 절감과 프로세싱 개선, 신용공여기간 변경 등의 제도개선을 통해 가격인상 요인을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오히려 공익성이 높은 업종들을 대상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하고 카드매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수점에 대해서도 매출액에 따른 수수료 차등할인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비씨카드는 이 과정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체질 강화를 선결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조직을 기획부문과 영업부문으로 분리, 10부3실22지점 체제로 개편하는 한편 본사의 기능을 일선 영업점에 대폭 이양했다. 또 신인사제도의 도입에 의한 직군별 인력재배치 및 전문인력의 육성, 경력개발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인력 및 조직의 효율적 활용에 나서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핵심업무를 제외한 회원모집 거래승인 대금결제, 브랜드 및 가맹점관리 연체회수 등 나머지 업무를 외부전문기업에 아웃소싱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화시켜나갈 계획이다.그리하여 비씨카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퍼스트 초이스 카드(First Choice Card)」로 자리잡는 것이다. 누구나 두세장 이상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상 첫번째로 뽑아드는 카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점유율이나 카드가맹점수로 볼 때 여전히 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긴 하지만 이처럼 기업의 핵심역량을 집중,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가겠다는게 비씨카드의 욕심이다.★ 인터뷰 / 이호군 사장 "고객 맞춤 서비스"이호군 사장은 재경부(구 재무부)에서 27년간 근무한 정통관료 출신이다. 국유재산과장 소비세제과장 국세심판소 상임심판관 등이 그가 거친 주요 이력이다. 세제업무에 치우쳤다는 얘기도 있지만 금융과 세제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강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비씨카드의 사령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1회로 관계에 입문한 엘리트임에도 소탈한 성격과 인간적인 면모를 갖고 있어 아랫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편이다.▶ 비씨카드사의 새사장에 취임한지 4개월이 지났는데 취임후 가장 역점을 두고있는 분야는.조직구성원들의 화합과 결속을 통한 내부조직역량의 강화다. 회사의 의사결정과정에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임초 새로 구성한 전략개발팀에 노조부위원장을 상근직원으로 참여토록 했는데.전략개발팀의 구성은 각 부서의 사원에서 임원까지 망라돼 있다. 회사의 비전과 중장기 전략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서는 노사가 함께 참여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정책 및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시행 등으로 카드업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그렇다. 우선 카드사의 업무영역이 더욱 넓어지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도 개인 소비자금융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씨카드는 할부금융 신기술 사업금융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영업의 폭이 넓어진 점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금융상품의 개발에 힘써 나갈 것이다.▶ 새로 발급될 예정인 플래티늄카드는 상당히 파격적인 서비스를 담고 있는데.사실 대중적인 브랜드로 알려진 비씨카드가 고급카드를 발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고객을 차별화하고 차별화된 고객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장차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회원은행들과의 관계 재정립에 나섰다는 얘기가 있는데.지금까지 회원은행들의 의사결정방식은 만장일치가 주류였다.이 때문에 중요한 의사결정이 미뤄지거나 무산되기 일쑤였다.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회원 은행장들을 일일이 만나 합의방식을 다수결로 바꾸도록 설득했다. 각 은행 특성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줄테니 새로운 상품을 적극 주문해달라고 권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