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1천1백70~80원대 수준을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주식, 채권 투자자금과 합병, 합작자금 등 직접투자자금의 지속적인 유입과 엔화의 강세 영향으로 원화 절상압력을 받으며 1월 초순에는 1천1백50원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출가격 경쟁력과 주변 각국의 환율 수준을 고려할 때 원화의 과도한 절상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한 정부 의지가 외환시장에 직간접적으로 피력되면서 2월말경부터 1천2백원 수준을 회복, 4월 중순까지 1천2백20~1천2백30원 수준을 유지했다.이런 가운데 기업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진전과 외환자유화 조치 등을 통해 향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인 입장으로 바뀌고 한국의 투자환경이 상대적 개선 판단에 따른 영향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4월20일 외환시장의 자체적인 시장가격 결정력 등을 배려하는 차원으로 추정되는 정부의 원화절상 압력 저지노력이 일순간에 후퇴하면서 1천2백30원대를 유지하던 원화는 1천1백80원대로 급속히 절상되는 모습을 보였다.환율은 수급면에서 볼 때 향후에도 지속적인 공급 우위가 예상된다. 먼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며 또한 자본수지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본의 지속적인 유입과 대외 신인도 개선에 따른 해외 기채가 활발히 일어나고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자산 해외매각자금의 유입, 공기업들의 해외 DR발행, 현재 거주자 보유 외화예금의 시장 출회 가능성 등의 공급 요인과 연중 내내 꾸준히 이뤄지는 기업 및 금융기관 들의 외채상환, 원화의 고평가 진전시 외국인 투자가들의 일정 환율 수준에서 들어오는 환리스헤지 매수 등의 수요요인을 감안할 때 연초와 같이 공급초과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해외요인을 살펴보면 원화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엔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일본의 경기진작책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전망돼 외국투자가들의 일본자산 운용규모 증가와 일본 투자가들의 미달러 자산 운용규모 축소로 엔화 강세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엔화 강세가 일본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일본 관리들의 지나친 엔화강세 우려 발언으로 1백20엔대에서 ±5엔을 유지할 전망이다.마지막으로 정책적 요인을 본다면 우리 경제가 기업 및 금융기관 구조조정 지속과 경상수지의 흑자기조 정착, 외환보유고의 지속적 확충 등을 통해 대외신인도를 꾸준히 개선해 나가면서 새로운 경제회복을 꾀한다고 할 때 역시 중요한 것이 수출을 진작시킬 수 있는 적정 수준의 환율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환율의 적정 수준이 유지될 수 있는 정부의 직간접 노력이 폭넓게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종합적으로 볼 때 이러한 세가지 요인을 감안하여 외환시장에서의 환율이 결정되고 변화되고 있으나 새로운 요인의 발발에 따른 환율의 변동 가능성이 매우 큰 것 또한 감안해야 할 사항이다.최근에 노사분규가 확대, 심화될 경우에는 그동안 유입되었던 외국자본들의 일시적인 헤지 매수가 급증할 가능성도 있고 특히 역외시장에서의 역내시장 선도가능성, 선물거래소 개설에 따른 일시적 가격변동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결론적으로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1천1백70~1천2백20원, 중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상반기까지 1천1백70~1천2백50원, 하반기 중에는 1천1백50~1천2백50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