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에 따라 짝짓는 행위는 당연 ... 제도에 얽매여 불행 시작

부인에 대한 독점욕이나 남편에 대한 독점욕은 생래적인 것이다. 한낱 짐승이라고 해도 독점적 지배에 대한 본능은 인간에 뒤지지 않는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동물의 왕국류 시리즈는 짐승들의 짝짓기를 늘상 취급한다. 짐승들의 짝짓기만을 적나라하게 촬영해 비디오로도 판다. 사람들의 그것에 못지 않게 진하다. 은근히 자극적이다. 개들의 흘레하는 모습은 항상 여인들의 관심거리이기도 했다. 유일하게 열린 공간에서의 교육이기도 하고-. 신윤복의 그림에는 나무그루터기에 걸터 앉아 개들이 엉덩이를 대고 있는 모습을 은근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여인이 등장한다. 사실 그림의 포인트는 개들이 아니라 여인의 자세다. 여인은 굵은 그루터기에 풍성한 치마를 풀어 걸터 앉아 있다. 상징하는 바가 만만치 않다.짝을 짓는 방법은 빼앗고 지배하는 형식을 갖고는 있지만 동물의 경우 본능의 지배에 따른다. 그래서 변화가 불가능하다. 그들은 수만년전부터 그들의 조상들이 해왔던 방식을 반복한다. 유전자가 명령하는대로 되풀이될 뿐이다. 사람만이 이런 전통을 깨고 있다. 사람은 시대에 따라 결합의 패턴을 바꾼다. 일부다처에서부터 일처다부로 시대와 장소에 따라 민족이 처한 환경에 따라 패턴을 바꾼다. 관습에 지배받지만 관습은 어떤 계기를 통해 새로운 관습으로 대체된다.여인이 부족하거나 남정네가 부족해지는 비상적 상황이 오면 패턴은 바뀐다. 아직도 일부 유목민들에서는 일처다부제가 있고 결합에 대한 결정권을 여자가 갖는 사회가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라면 대부분 문명사회가 이 범주에 든다. 최근에는 여성의 지위가 점차 높아져 이혼할 경우 자식에 대한 선택권은 여자가 갖는 쪽으로 법과 관습이 바뀌어 가고있다. 한쪽의 다른 쪽에 대한 지배구조가 풀리면 어느정도는 자유연애 내지는 난교가 성행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일부 중산층 그룹들 사이에 하루저녁의 부부교환이 유행하고 있는 점은 이런 상황의 반영이다. 이는 근대사회에서도 어느 정도는 마찬가지였다. 많은 늙은 남편들은 아내가 젊은 청년과 바람피는 것을 용인했다. 만일 상대가 예술가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고-.물론 동물의 경우에도 패턴이 바뀔 수 있다. 이 경우는 사람이 만들어 놓는 것이다. 사실 유전자 조작이 오늘날에만 행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수만년전 인간이 처음 동물을 길들여 가축화하고 수만종의 식물중 극히 일부를 작물화했을 경우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변종과 돌연변이가 나타나고 이는 작물화나 가축화의 성공을 의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