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이후 상승추세를 보였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최근 전반적으로 상승세 둔화 내지는 하향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원유가격이 5월말부터 하락세로 반전하기 시작했고 같은 기간 공업용 원자재 일부 품목들의 상승세도 꺾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비철금속을 비롯한 곡물가격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1997년말부터 올해초까지 약세를 면치 못했던 국제유가는 지난 3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직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작년말과 비교한 올해 5월말 현재 두바이, WTI, 브렌트 등 주요 국제유가는 각각 37.0%, 39.1%, 36.3% 상승했는데, 이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과 유고분쟁에 따른 전쟁특수 그리고 주요 소비지역의 원유재고 감소 등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올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는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폭과 산유국들의 감산이행 준수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측면에서 보면 아시아 지역의 수요가 경기회복에 따라 작년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공급측면에서는 올해 하반기 이후 산유국들의 감산이행 정도가 약화될 것으로 보여 비OPEC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원유생산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올해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는 현수준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나 전반적으로 원유시세는 하향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작년과 올해초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던 비철금속 가격은 올 4월 들어 상승세로 반전되는 듯했으나 국제유가와 마찬가지로 5월말부터 다시 하락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동안 비철금속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요인은 무엇보다도 단기 투자자금이 국제 비철금속 시장에 유입되었기 때문이다.올해 4월말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전기동과 알루미늄 가격은 전월에 비해 각각 13.3%, 9.1% 상승했으나 5월말에는 다시 각각 12.7%, 6.2%가 하락했다. 앞으로 비철금속 가격은 작년에 누적된 재고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현수준에서 보합세 내지 하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산유국 감산 이행 정도에 좌우한편 공업용 원자재 가격은 올 들어 소폭의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원면가격은 하반기 이후에는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공급조절과 기후변화 등에 따라 시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원목가격은 미국의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인해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작년 주요 생산지역인 미국과 남미지역의 작황 호조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곡물가격은 올해에도 여전히 높은 재고수준과 함께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하반기 이후에도 약세를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올 하반기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은 품목별로 수급조절과 시장심리 등에 의해 좌우될 것이나 대부분의 품목들의 작년에 누적된 재고수준이 순조롭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급격한 상승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