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에도 41%이상 수주 증가 ... 풍부한 현금 보유도 강점

토목과 건축공사를 주사업으로 삼고 있는 중견건설업체. 대림그룹 계열사로 지난 98년 9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면서 증시의 관심주로 등장했다. 이 회사는 올들어 수주액의 증가와 천안온천개발사업의 재개 가능성으로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대규모의 유무상증자를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와 금융비용감소 그리고 하반기에 있을 토목사업의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건설경기 위축으로 수주액이 감소하고 차입금과다로 부도가 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건설업체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고려개발은 법정관리를 받던 지난 10년 동안에도 매출액 성장률이 연평균 30%를 웃돌았다. 본격적인 IMF체제로 들어선 98년에도 수주가 급격히 감소한 다른 건설업체와는 달리 97년보다 무려 41.2% 증가한 5천58억원의 신규수주를 올렸다. 이 회사가 98년말 현재 보유한 전체 수주잔액은 9천1백7억원에 달했다. 올들어 5월까지 5개월간 신규수주한 금액만도 1천5백억원으로 업계의 최고수준이다. 이는 금액면에서 볼 때 앞으로 3년 동안 공사물량 확보에 부담이 없는 액수다. 게다가 이 회사가 수주한 공사 대부분이 도급공사로 매출과 현금확보가 매우 안정적인 공사들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토목 72%, 도급건축 20%, 자체분양사업이 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천안 온천개발사업 재개, 수익성 향상지난 98년 국내 건설회사들은 IMF 영향으로 건설공사 수주액이 총 47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41% 감소했다. 특히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의 증가와 가계소득의 감소 그리고 기업의 설비투자축소 등으로 민간건설부문의 감소 폭은 60.8%나 됐다.고려개발의 수주증가는 높은 PQ점수에 힘입은 것이다. 그만큼 수주경쟁력이 강하다는 얘기다. PQ점수란 최근 조달청이 도입한 사전 예비적격심사로 건설업체의 경영상태를 점수로 평가한 것이다. 고려개발은 만점 33점에서 종합평점 25.9점을 얻어 16개 상장사중 1위를 차지했다. 국내 건설공사의 공공입찰이 PQ제로 운영되면서 이 회사는 3백억~4백억원 규모의 중대형 건설공사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도 높은 PQ를 바탕으로 치열한 수주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분석된다.고려개발은 IMF이후 공사가 중단되었던 천안온천개발사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단기적으로도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리조트 대단지 개발사업은 천안온천개발(주)와 미국의 오아시스 리조트 인터내셔널사가 추진하는 합작사업으로 고려개발이 시공을 맡고 있다. 최근 합작사인 천안온천개발이 합작파트너인 미국의 오아시스 리조트 인터내셔널사로부터 1억5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함에 따라 천안온천개발사업이 활기를 띠어가고 있다.천안온천사업부지는 천안 독립기념관 인터체인지와 인접한 곳으로 교통의 요지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수질이 국내 유명 온천에 비교될 정도로 양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채수량은 하루 6천2백만t. 향후 전체투자액은 3억달러 이상이다. 고려개발이 총 부지면적 22만평중 핵심요지에 5만평의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매입한 토지가격은 평당 15만원에서 20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조성공사와 함께 분양사업을 벌일 경우 고려개발이 보유한 용지가 온천개발 사업지의 주요 핵심부지에 위치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분양단가를 평당 2백만원으로 상정하더라도 매각차익만도 9백억원이 웃돈다는 계산이다. 또한 토지조성과정에서 얻어지는 공사대금도 신규매출로 이어져 매출증대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려개발은 최근 자산재평가와 대규모 유무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더욱 개선시켰다. 이는 차입금의 감소에 의한 금융비용절감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려개발은 지난 98년 6월 자산재평가를 실시, 2백8억원의 재평가차익을 얻었다.이중 세금을 제외한 2백2억원이 재평가적립금으로 자본전입되어 자기자본은 97년의 4백44억원에서 98년에는 7백41억원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99년 4월에 1백50억원의 유상증자와 50억원의 무상증자를 실시, 납입자본금을 1백억원에서 3백억원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98년말 3백30%에서 99년말에는 2백70%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이 회사는 이러한 양호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모두 갚고 법정관리에 따른 정리채무도 현재의 가치로 평가하는 등 재무안정을 꾀하고 있다. 98년에 한일은행의 채무 2백42억원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1백29억원을 조기상환하는 한편 나머지 채무를 개정된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현재의 가치로 평가, 1백80억원의 채무면제이익을 얻었다. 98년말 현재 고려개발의 정리채무잔액은 모두 1백51억원으로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조기상환할 계획이다. 차입금 축소에 따른 이자 등 금융비용비율은 98년의 4.3%에서 99년에는 2.3%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려개발은 1987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무이자특수채무가 발생, 97년말 기준으로 5백74억원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초 상환예정기간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로 분할상환토록 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고려개발이 풍부한 현금보유를 바탕으로 상환일정을 앞당김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PQ점수 높아 공공공사 수주에도 유리국내 건설업계는 올해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문기훈 굿모닝증권 차장은 SOC투자예산의 증액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의 신규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 민간건축부문도 이미 공급과잉 상태인데다 가계 및 기업의 구매력이 저하되어 건설시장의 침체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토목공사를 위주로 하면서 재무상태가 좋은 고려개발 등 일부 중견건설업체들은 극심한 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주실적을 유지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공공공사 입찰이 적격심사로 이루어지고 공동수급이 일반화됨에 따라 PQ점수가 높은 중견업체들의 수주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99년에도 고려개발의 매출액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의 권혁삼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이 98년의 3천1백91억원보다 18% 늘어난 3천7백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경상이익은 1백72억원으로 98년의 31억1천만원의 6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순이익은 98년의 1백11억8천만원에서 1백29억원선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매출의 원가율 감소와 대규모 증자에 따른 차입금 감소로 이자비용이 36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가 전망 / 적정 주가는 2만원 정도고려개발의 주가는 1만5천원대에서 등락을 보이다 6월 4일 현재 1만6천5백원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주가수준을 고려하더라도 적정주가는 2만원정도라고 평가한다. 권혁삼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PQ점수가 높아 수주경쟁력이 우수한 회사인 점을 감안할 때 업종내에서도 차등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고려개발의 99년도 EPS가 2천1백57원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가는 적어도 2만원은 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강준구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유무상증자로 자본금이 3배로 증가하면서 주당지표가 희석되고 있으나 99년 예상실적을 감안할 때 고려개발 주가는 PER 10배 수준인 2만원 이상이라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