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전문점 특화ㆍ박리다매 전략 주효 ... 연말까지 1천개 점포 개설

국내 치킨시장은 1일 수요량이 70만 마리를 넘는 거대시장으로 성장했다. 시장 규모 역시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IMF 사태 영향으로 다른 분야는 심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치킨시장 만큼은 전혀 바람을 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하지만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체가 난립해 시장 질서는 아주 어지럽다. 특히 회사를 설립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보니 너도나도 뛰어드는 형국이다. 치킨을 공급하는 업체가 1백여개를 넘는 것으로 파악될 정도다. 요즘에도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업체가 명함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이런 가운데 치킨시장에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회사가 있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서울도 아닌 경기도 구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치킨배달 전문업체인 (주)살로만유통(대표 조기남)은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업계 대표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독특한 아이템과 맛으로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 서울을 비롯한 전국을 무대로 그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살로만유통의 성장속도는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다. 지난 1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햇병아리 회사지만 다른 회사들이 수년간 이룬 성과를 불과 수개월만에 달성했다. 특히 약 6개월만에 체인점 수를 4백50개나 개설, 고속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한달에 무려 1백 점포 이상씩을 오픈시키기도 했다. 연말까지는 1천개 가까이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 관계자들은 확신한다.살로만유통은 광고를 많이 하는 회사가 아니다. 회사 설립 이후 광고를 전혀 하지 않다가 최근 들어 체인점이 많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부분적으로 시작했을 정도다. 다시 말하면 살로만의 성공은 광고 한번 없이 스스로의 힘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통닭은 먹다보면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대부분의 치킨집에서 영계를 사용하다보니 살보다는 오히려 뼈가 많을 때도 적지 않은 것이다. 특히 치킨의 주요 소비층인 어린이들은 뼈를 발라내는 일도 적잖은 고역이다. 작은 입으로 뼈에 붙은 살을 먹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를 감안해 살로만유통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뼈없는 치킨」에 승부를 걸었다. 닭을 통째로 튀기는 것이 아니라 뼈는 발라내고 살만을 튀겨 공급했던 것이다.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창업비용 1천만원 안팍배달전문점으로 특화시킨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사실 창업 희망자 입장에서 치킨점을 차리려면 자금이 만만치 않게 든다. 일단 10평 이상의 점포를 확보해야 하고,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다보면 창업비용이 3천만~4천만원은 족히 든다.하지만 살로만유통은 다른 방법을 택했다. 체인점 창업자들에게 창업비용을 크게 낮춰주기 위해 처음부터 배달전문점을 목표로 했다. 점포가 클 필요도 없고, 따로 인테리어에 돈을 들이지 않아도 영업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게 했던 것이다. 자연 창업비용이 1천만원 안팎으로 크게 떨어졌다. 결국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 「1천만원만 있으면 치킨점을 차릴 수 있다」는 말이 퍼져나갔고, 바로 이 점이 체인점수를 크게 늘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싸게 많이 판다는 의미의 박리다매 전략도 잘 들어맞았다. IMF 상황임을 감안해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없는 가격이어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판단에 따라 가격을 크게 내렸다. 이에 따라 살로만유통은 1마리 분량인 6백g을 6천9백원으로 통일시켰다. 시중가인 8천~9천원보다 무려 10~20% 싸게 매겼던 셈이다. 여기에다 콜라 감자튀김 등을 서비스로 제공, 전체적으로 푸짐하다는 느낌을 심어준다. 물론 맛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다. 본사에서 자체 개발한 소스와 염지(간을 맞추는 물질)에 닭살을 일정 기간 재우는 방식으로 나름의 독특한 맛을 유지한다. 유통업체로는 보기 드물게 5명으로 구성돼 있는 신상품개발실을 별도 운영하고 있는 것도 경영진이 맛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살로만유통은 요즘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무대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만큼 해외에 진출해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각오다. 이미 중국과 일본의 현지조사까지 마친 상태다. 다만 진출시기는 내년으로 미뤄놓고 있다. 국내 무대에서 1천 점포를 개설해 완전하게 자리를 잡은 다음 나가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인터뷰 / 조기남 살로만유통 대표"먹기 편한 치킨, 소비자 입맛 잡았죠"▶ 사업 아이템을 치킨으로 잡은 이유는.국내에서 치킨만큼 대중적인 음식은 없다고 봤다. 특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즐기지 않는가. 경제가 전반적으로 불황의 늪을 헤매고 있었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경제가 한창 어려울 때 창업을 했는데.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새로운 기회라고 봤다. 또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었다. 경제가 곧 회복되리라 생각했다.▶ 경영자 입장에서 볼 때 성공의 비결은.소비자들의 욕구를 적절히 만족시켜준데 있다고 본다. 맛있고 싼데다 뼈를 빼고 살만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먹기가 아주 편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홍보를 많이 하지는 않는 편인데.홍보는 단지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것이 목표가 돼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그보다는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고객만족을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일단 올해 안으로 체인점 수를 1천개까지 늘리는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지금 페이스대로 간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진출에 대비해 역량을 축적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