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야타운에서 여성의류점 「탱크」를 운영하는 고승봉사장(33)은 요즘 장사하는 재미를 흠뻑 느끼며 산다. 인근에 밀리오레, 두산타워가 잇따라 들어선 뒤 프레야타운의 기세가 다소 꺾인 상태지만 그는 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승승장구하고 있다.1.5평이 될까말까한 점포에서 그가 파는 제품은 여성용 블라우스와 남방. 주고객층은 10대 및 20대 초반의 신세대 여성이다. 고사장은 이 두가지 아이템으로 한달 평균 웬만한 중소기업 부럽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재료비와 임대료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 수입은 그리 많지를 않아요. 수입이 얼마냐를 떠나 열심히 한만큼 벌수 있다는 것에 오히려 매력을 느낍니다.』이제 장사 재미를 알 것 같다는 그가 동대문 상권에 둥지를 튼 것은 지난해 8월. 지금의 프레야타운이 아닌 쌍용컬트클럽에서였다. 무역업체에 다니다 사표를 내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실패한 그는 4백만원을 밑천삼아 재기에 나섰다. 임대보증금을 주고 난 뒤 그에게 남은 돈은 2백만원. 샘플 하나 만들기에도 부족한 돈이었다. 그러나 원단을 덤핑으로 판매하는 곳과 가공비를 가장 싸게 받는 공장을 수소문끝에 찾아내 신세대 여성용 남방 5백벌을 만들었다.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다른 상가에 비해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한데다 『쌍용컬트클럽에는 살만한 물건이 없다』며 전세버스를 타고 올라온 지방상인들이 아예 버스에서 내리지를 않았던 것이다.가게에 앉아 있다가는 큰일나겠다고 판단한 그는 직접 버스에 올라 제품을 보여주며 발로 뛰는 영업에 나섰다. 끝마무리를 꼼꼼히 하는 등 옷품질에 관해서는 어느 상가 점포보다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 판촉전략은 주효했다.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지방상인들이 서서히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장사라는 것이 재미있고 무섭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은 믿지 못할지 모르지만 옷이 괜찮다는 것이 소문이 나니까 정말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팔려나가더군요.』이렇게 해서 4개월 동안 2천여만원을 벌었다. 그는 이 돈을 다시 밑천삼아 지금의 프레야타운 1층에 점포를 마련했다. 그동안 단골고객도 많이 생겨 그의 가게 매출은 다른 점포와는 달리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돈도 벌만큼 벌었다. 사업한답시고 날렸던 전셋집도 새로 마련했고 이제 자신의 명의로 된 공장도 갖고 있다. 단시간에 동대문 신화를 일군 셈이다.◆ 경쟁상가 점포까지 영업 펼쳐옷장사 경력이 얼마되지 않은 그의 성공 비결은 「발로 뛰는 영업」과 박리다매. 다른 경쟁점포보다 1천원 내지 2천원 정도 싸게 파는 것은 물론 자신이 만든 옷을 밀리오레와 두산타워에 입주해 있는 여성의류업체에도 공급해주고 있다. 경쟁상가의 점포를 대상으로해서도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발품을 팔아 다른 점포보다 빠르게 패션흐름을 잡은 것도 성공비결이다. 오전 10시에 출근, 그 다음날 새벽 5시쯤 퇴근하는 고달픈 생활이지만 그는 백화점, 시장등의 여성매장을 찾는 「제품아이디어 순례」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 동대문상권에서의 성패는 누가 빨리 패션흐름을 잡아 제품을 내놓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고사장의 꿈은 야무지다. 어느 정도 돈이 모아지면 일본지역을 대상으로한 봉제무역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 의류업체에 근무한 디자이너를 스카웃했다. (02)2279-8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