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 마이너스를 지속하던 성장률이 1/4분기중 4.6%로 높아졌다. 생산의 증가와 함께 제조업 가동률이 높아지고 기업 부도가 줄어드는 등 기업경영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높은 성장세는 소비가 주도하고 있다. 외환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으로 인해 위축되었던 소비심리가 풀리는 과정에서 내구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생산기업 및 유통업체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증가에 따라 재고를 덜 줄이고 있는 것도 성장을 높이는 주된 요인이다.결국 현재의 빠른 경기회복은 일반적인 경기순환 국면과는 달리 IMF 위기로 지난해 워낙 큰 폭으로 위축되었던 경제가 정상적인 경기의 궤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상반기중 경기가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접근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수출과 투자수요가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우리경제의 향후 모습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내구재에 대한 대기수요가 충족되면서 하반기부터는 소비의 고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다. 1/4분기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이 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현재 소비에 일시적 측면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수출과 투자가 늘어나면서 소비둔화에 따른 성장력 둔화를 뒷받침해주겠지만 금년중에는 회복되는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의 경우 동남아, 일본 등 아시아 경제의 회복을 바탕으로 연초의 마이너스 성장을 딛고 금년중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성장둔화 등 세계경제 전체의 상승활력이 그리 크지 않고 원화도 절상기조를 견지할 것으로 보여 금년 전체로 볼 때 수출은 달러금액기준으로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는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금년중 회복추세를 지속할 전망이지만 건설투자는 연간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경기회복추세가 지속되겠지만 회복의 속도는 상반기에 비해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하반기중에도 심한 경기침체가 지속되었던 까닭에 상반기와 비슷한 5%대의 성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5%대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아직 가동률이 절대 수준면에서 과거에 비해 상당히 낮고 실업률이 높아 이용되지 않는 생산요소가 많은 편이다. 수요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잠재공급능력이 충분해 물가상승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 이내로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물가안정에 힘입은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한자리수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경제의 안정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완만한 성장추세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나아가 세계경제가 얼마나 회복되느냐의 여부와 함께 기업들이 얼마나 빨리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정상적인 투자활동에 복귀할 수 있는가 하는 여부가 내년의 경제성장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