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팩ㆍ스노우팩시스템, 안전성ㆍ경제성 뛰어나 올 매출 1백억원 '거뜬'

앞으로는 거리에서 우유, 생선, 냉동식품 등을 배달하려는 냉동탑차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일반상온차에서도 냉장·냉동품을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쿨팩·스노우팩 시스템」이 개발·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주)쿨팩(대표이사 김혜란)은 작년 6월 「온도제어컨설팅」이라는 신선한 개념을 가지고 물류시장에 뛰어든 벤처기업이다. 그동안 냉동탑차에만 의존해 오던 국내 냉장·냉동물류업계에 저온 물류시스템인 「쿨팩·스노우팩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쿨팩시스템은 일본 쿨팩시스템(주)의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현재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쿨팩은 단순히 외국기술을 도입해 생산하는 업체는 아니다. 벌써 독자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스노우팩 시스템」이다. 스노우팩 시스템은 산업용인 쿨팩시스템을 일반용으로 더욱 발전시킨 것이다. 현재 국내외에 특허출원 신청중이다. 1∼2년내에 일본으로 역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1∼2년내 일본으로 역수출김대표이사는 쿨팩·스노우팩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을 『배송도중 온도변화로 인해 적재품이 상하는 폐기손실을 0%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이라 했다. 그만큼 온도유지에는 자신 있다는 말이다. 쿨팩은 시스템을 납품하기전 철저히 해당업체의 물류체계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해당업체에 가장 알맞게 시스템을 맞춤생산한다. 김대표이사는 『단순히 시스템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온도에 관련된 모든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김대표이사는 2∼3년안에 저온물류시장의 석권을 자신했다. 안전성, 경제성에서 기존의 냉동탑차와는 비교가 안되기 때문이다. 쿨팩은 올 4월부터 납품을 시작해 벌써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1백억원이다. 그런데 근무인원은 8명에 불과하다. 쿨팩·스노우팩 시스템에 쓰이는 박스와 가스, 주입기 등의 생산을 모두 아웃소싱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표이사는 『앞으로도 기술개발전문업체로서 매출의 50% 이상을 기술개발에 사용할 것』이라 강조했다.쿨팩·스노우팩 시스템의 기본원리는 액화탄산가스를 특수 제작된 스티로폼박스나 컨테이너 등에 주입해 원하는 시간 동안 일정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즉 전용 주입기를 통해 액화탄산가스가 주입되면 용기 내부는 급속 냉각되고 동시에 용기내의 공기를 밖으로 밀어내어 가스팩을 형성하게 된다. 그때 생성된 -78.9℃의 스노우드라이아이스를 용기 상부에 담아 용기 내부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온도설정이나 냉각시간은 액화탄산가스의 주입량과 그램(g)단위로 관리가능한 스노우 드라이 아이스를 조절함으로써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온도설정은 이론상 -78.9℃까지 가능하다. 실용범위는 -50℃에서 12℃까지다. 냉각시간은 한번 충전으로 최장 24시간까지 가능하며 수송중에 가스를 보충할 수 있는 장치를 적재했을 때에는 필요한 시간만큼 연장도 가능하다.쿨팩·스노우팩 시스템은 냉동전용차량이 아닌 일반차량으로도 저온수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일반적인 냉장·냉동차의 경우 보조엔진보다는 주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차량의 상태에 따라 온도유지에 상당한 편차를 보이게 된다.◆ 일반차량으로도 저온수송 가능그러나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차량의 상태에 관계없이 적정온도를 정해진 시간 동안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비용도 30% 이상 절감된다. 특히 박스나 콘테이너 단위로 온도를 관리하기 때문에 한대의 차량에 다양한 온도를 필요로 하는 물품을 혼재할 수 있어 물류비 절감효과가 뛰어나다. 또 액화탄산가스의 가스팩 효과로 식품의 부패, 변질 및 미생물번식 억제효과가 있으며 청과나 화훼 등의 경우 숙성억제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냉매로 쓰이는 액화탄산가스는 비료공장, 화학공장에서 배출되는 탄산가스를 모아 정제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보존에도 기여한다.현재 쿨팩시스템을 도입한 업체는 파리크라상과 풀무원. 이외에 현대택배와 신라명과, 한진택배, 동원산업 등에도 적용실험을 끝내고 도입을 추진중이다. 스노우팩시스템은 아이스크림업체인 하겐다즈가 도입했다. 외국기업의 기술수출문의도 활발하다. 김대표이사는 『호주 식품업체의 경우 협상이 매우 진전돼 있어 올해안에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라 밝혔다.사용중인 업체의 반응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파리크라상은 쿨팩시스템을 지난 4월에 도입해 서울지역 대리점 배송에 사용중이다. 물류관리부의 김종규차장은 『온도유지에 관해서는 이젠 걱정하지 않는다』며 품질에 대해 대단히 만족해다. 대리점측에서 더 적극적으로 쿨팩시스템 도입을 요구해와 오는 20일부터는 전국 모든 대리점 물류에 도입할 예정이라 밝혔다.풀무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물류센터의 권영길부장은 『초기투자비용회수에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금 추세로 보면 1년안에 회수가 가능하리라 본다. 현재는 냉동제품에만 사용하고 있으나 냉장제품의 운송에까지 확대할 예정』이라 밝혔다. (02)5833-808★ 인터뷰 / 김혜란 쿨팩 대표"최고 온도제어컨설팅업체 목표"쿨팩의 김혜란(38)대표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드문 여성벤처사업가이자 발명가다. 더구나 이공계가 아닌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으면서도 최첨단의 온도제어기술을 직접 개발 상용화했다. 현재 (주)쿨팩과 (주)테크원을 이끌고 있다. 그의 비결을 들어 보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설립했는데.오히려 좋은 기회가 됐다. 어려운 때일수록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여건은 성숙된다. 차별화된 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시장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전공과는 무관한 사업을 하는데.일본 유학시절 통역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주로 반도체와 온도제어관련 기술세미나였다. 정확한 통역을 위해 그 분야를 독학했다. 또 당시 통역을 통해 만났던 분들로부터 현재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스노우팩 이전에 특허출원한 제품이 있다던데.반도체 설비부품의 하나인 「세라믹 코팅정전척」이다. 작년에 특허출원했다. 이 제품은 쿨팩의 모기업인 테크원이 현재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회사경영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물론 기술개발이다. 현재 근무인원도 대부분 기술엔지니어이며 여러대학의 자문교수들로부터 기술지도를 받고 있다. 또 최신기술 습득을 위해 꾸준히 일본 연수도 보내고 있다.▶ 회사를 경영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기술과 아이디어로만 승부하는 회사에 대한 지원이 아쉽다. 제조를 아웃소싱하고 있어 정부의 자금 및 세제 지원을 받기가 매우 힘들다.▶ 회사 경영철학이 있다면.우리 회사 직원들을 모두 한 가족같이 생각한다. 모든 이익과 고통을 함께 나누려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쿨팩을 한국 최고의 온도제어컨설팅업체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