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급격히 뜨고 있다. 6월 17일 현재 코스닥지수는 173.94로 작년말 대비 1백30% 상승하였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올 들어 47% 상승하여 세계 주요국 주가상승률의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을 생각하면 불과 5개월여만에 3백26개 회사의 주식가격이 평균 3배 가까이 오른 것은 경이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코스닥시장에는 벤처기업 1백14개사의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데 이들 주식가격은 금년 들어 평균 2백60% 상승하였다. 주식투자자들로서는 평생 한번 겪어보기 어려운 폭등장세라고 할 수 있다.◆ 수급 개선이 첫번째 상승요인세계 증시 역사상 유례 없는 폭등세를 보인 요인을 많은 사람들은 수급요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거래소 주식가격이 98년10월16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연말까지 2배 상승하였고, 올 들어서도 5월초 종합주가지수가 8백포인트를 돌파하기까지 숨쉴 사이 없이 상승세를 지속하였다. 투자자로서는 작년 10월 이후 7개월간의 급상승세가 부담스러워졌고, 따라서 또 다른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고자 노력하던 중 코스닥시장을 발견하고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 수년간 미국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한 것도 첨단기업들이고 그런 주식의 대부분이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다는 것을 국내의 투자자들이 잘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투자자의 관심이 코스닥시장으로 몰리게 된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었던 것이다.◆ 경기 사이클에 민감코스닥시장의 종목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대부분으로 대기업에 비해 경기에 민감하다. 경기가 상승국면일 때는 기업의 성장성이 더 크고 경기가 하강국면일 경우에는 재무안정성이 낮아 기업이 실패할 가능성도 더 크게 된다.지난 2년 동안 코스닥주식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줄곧 외면을 당해 온 것도 이런 특성때문이다. 한국경제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는 수익보다는 위험을 회피하는데 최우선으로 두면서 재무안정성이 떨어지는 작는 회사에 대한 투자를 기피한 결과였다. 그러나 금년 들어서 투자자의 주된 관심은 투자위험회피가 아니라 고수익추구로 바뀌었다.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위험도 감수하는 투자자세로 바뀌면서 지난 2년간 대기업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던 중소·벤처기업들의 주식에 돈이 쏠렸다. 지난 6개월여의 코스닥시장의 폭등 배경에는 수급요인뿐만 아니라 기업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내재가치요인(Funda-mental)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투자자의 주된 관심은 현재의 주가수준이 적정한지 주가가 더 오를 것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많이 올랐기 때문에 위험이 큰지를 파악하는 데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이것을 판단할지 또 그 기준이 무엇인지는 일반투자자로서는 알기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더욱이 주식투자에 있어 가이드 역할을 해야할 증권사의 기업분석가들이 코스닥시장을 여전히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판단을 개인투자자가 독자적으로 내리기는 더욱 어려운 게 사실이다.최근 코스닥시장의 주가 급등세를 보면 몇 가지 우려할 만한 현상들을 볼 수 있다. 첫째는 재료가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훨씬 주가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액면분할이나 유상증자공시가 엄청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액면분할이란 단순히 주식수를 늘리는 것일 뿐 기업의 가치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며칠씩 상한가행진을 계속한다. 5만원하던 주식을 10주로 나누면 한 주의 가격은 5천원이 되는 것이 당연한데도 액면분할이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는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몇 가지 유의 사항들올 들어 가장 많이 오른 50개 주식 중 투자유의종목이 21개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최근 코스닥주식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잘 대변해 준다. 투자유의종목제도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즉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주식은 투자자가 조심해야 할 어떤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투자유의종목을 매입하기 전에는 어떤 이유로 지정이 되었는지를 살펴 보고 매입 후에도 그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매도시점을 제때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셋째로 코스닥시장에 투자하는 개인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기관의 비중이 50%를 상회하며 일본시장도 40%이상으로 고위험 고수익시장의 성격에 맞게 전문가가 주식시장의 가격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가 90%이상이다. 개인투자자는 정보능력이 떨어지고 주가분석력이 기관투자가에 비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으므로 활황장에서는 과감히 주가를 끌어 올리지만 어떤 이유로 투자심리가 냉각되고 시장상황이 악화되면 한꺼번에 빠져나오려 하기 때문에 주가의 불안정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시황의 급변동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해당기업의 재무상황을 자세히 파악하여 상황변화에 대처하는 노력과 현명함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