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벤처캐피털인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오랫동안 소극적인 투자나 자금 운용에만 만족해왔던 과거의 모습을 벗고 적극적으로 벤처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 변신의 모습은 크게 3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첫째, 정통 벤처투자가 늘고 있다. 둘째, 투자조합 결성이 활발하다. 셋째, 투자 대상이 다양화되면서 전문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벤처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올들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덕이 크다. IMF의 어려움 속에서도 벤처기업 투자에 주력해왔던 벤처캐피털들이 투자기업을 코스닥시장에 등록시키면서 높은 수익을 올리자 벤처투자 열기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1/4분기중 벤처기업에 새로 투자된 벤처캐피털 규모는 8백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백10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LG창투의 경우 올해 3월말까지 지난해 한해 투자 금액과 맞먹는 60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기존에 벤처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창투사들도 너나없이 투자 금액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리면서 벤처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사실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신설 창투사 설립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에만 11개의 창투사가 설립됐다. 올해는 아즈텍창투 하나만 설립됐지만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 고조로 신설 창투사 설립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게 업계의 전망이다.신설 창투사들의 특징은 개인이 설립한 경우가 많다는 점. 예를 들어 아즈텍창투의 경우 우리들병원의 이상호원장이 의료 관계인 6명과 함께 자본금 1백억원을 모아 설립했다. 지난해 설립된 아시아벤처금융, 제우창업투자, 금창창업투자, 코웰창업투자, UTC벤처 등도 모두 개인이 출자했다.◆ 올들어 8개 투자조합 결성돼투자조합 결성도 활발하다. 투자조합이란 여러 사람들이 돈을 모아 펀드를 조성,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 결국 투자조합이란 펀드 자체를 의미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불과 4개만이 결성됐던 투자조합이 올해 들어와서는 이미 8개를 넘어섰다. 창투사들은 올해 30개 이상의 투자조합이 결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투자조합을 가지고 있는 창투사는 전체 창투사 72개중 절반도 안되는 30여개에 불과하다.그러나 앞으로는 투자조합 결성이 전체 창투사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벤처캐피털이란 투자조합 그 자체를 의미한다. 이인규 무한기술투자 사장은 『투자조합이야말로 벤처캐피털의 핵심이며 앞으로 투자조합이 벤처투자의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말한다. 코스닥시장의 활황세와 함께 벤처투자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벤처투자조합이 투자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란 예측이다.마지막으로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대상 다양화와 업종 전문화도 특징적이다. 우선 하이테크 산업 위주였던 투자 대상이 생명공학 영상 게임 엔터테인먼트 유통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일신창투가 영화 투자로 이름을 날리자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영상산업 전체가 새로운 투자 유망지로 떠오르고 있다.투자 대상 다양화와 동시에 업종 전문화도 진행되고 있다. 각 산업의 전문성이 깊어지면서 각 창투사별로 자신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LG창투의 김석근부장은 『해당 산업에 대해 전문 지식을 갖추지 않고서는 그 산업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LG창투의 경우 자체적으로 「투자 제한 업종」을 만들어 놓고 그 분야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LG창투가 투자하지 않는 분야는 보험업을 포함한 금융업, 영화산업, 법무 및 회계 관련 서비스업, 농업 등. 투자 제한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 중에서도 LG창투가 특히 주력하는 산업은 정보통신. 김부장은 『전체 투자재원의 90% 이상을 정보통신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다.이외에 미래에셋은 중견 벤처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로 한국드림캐피탈을 설립할 예정이며 지난해 한국통신이 출자해 설립한 한국IT벤처투자는 정보통신 전문 벤처캐피털을 표방하고 있다. 일신창투는 사내에 영화팀을 따로 결성하는 등 영화 전문 벤처캐피털로서의 명성을 얻었으며 지난해에 설립된 삼부벤처캐피탈은 정보통신과 함께 영화에 주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