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외자유치 효과 ... 올 3억달러 투자 계획

현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이다. 정보기술은 의류회사나 식품회사 등과 같이 정보기술과 전혀 관계없는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들에조차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경쟁력의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어떤 기업이든 현재의 경쟁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정보기술을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 그리고 여기에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문제는 정보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총론에는 모든 기업이 동의하지만 얼마나 투자해서 무엇을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각론에 들어와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보기술이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 않은가. 이 변화에 따라 매번 새로운 정보기술 시스템을 도입하고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고 여기에 맞춰 인력을 교육시킨다면 기업은 이 비용을 감당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특히 식품 제조회사나 유통회사처럼 정보기술이 그 기업의 핵심 역량이 아니라 단지 핵심 역량을 보조하는 기반일 뿐일 때는 정보기술에 어느 정도나 투자해야 하는지, 혹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없는지 결정하고 파악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미국의 시장조사 전문 기업인 가트너그룹은 정보기술 환경이 적절히 통제되지 않을 경우 데스크톱 한 대당 1만달러까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다시 말해 기업의 관리 능력에 따라 정보기술 관련 소요 비용이 데스크톱 한대당 1만달러까지 절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경쟁력있는 정보기술 환경과 역량을 적절한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갖출 수 있을까.세계적인 정보통신업체인 휴렛패커드(HP)는 기업들의 이런 고민에 대해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산 관련 투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HP의 정보기술 관련 금융 서비스. HP 부사장이자 HP 테크놀러지 파이낸스 사업부의 총괄사장인 콘스탄틴 살라메씨는 최근 한국을 방문, HP의 금융 서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HP의 테크놀러지 파이낸스(이하 HPTF: HP Technology Finance)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보기술 관련 투자를 자문해주고 기업에 전산 장비를 대여해주며 전산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사업부이다.살라메 부사장은 우선 한국 기업이 IMF 이후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HPTF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부터 강조했다. 살라메 부사장이 지적한 IMF 위기 이후 한국 기업이 직면한 4가지 과제란 △자산 축소 필요성 △정보기술 운영비를 포함한 비용 절감 압력 △경쟁력 강화 △외자 유치 등이다.우선 HPTF의 「세일 앤드 리스 백(Sale & Lease Back)」 제도를 이용하면 정보기술 자산을 축소할 수 있다. 세일 앤드 리스 백 제도란 노후된 정보기술 시스템을 HPTF에 매각하고 대신 HPTF로부터 최신 시스템을 대여받는 것. 이 경우 정보기술 시스템이란 자산을 매각한 것이 되기 때문에 대차대조표상의 자산 축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리스 제도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최신 시스템을 도입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HPTF는 기업의 정보기술 관련 운영비 절감 부문에서도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PTF의 금융 자문 서비스인 TCO(Total Cost of Ownership)를 이용하면 기술 인프라 구축에 드는 총비용, 즉 구매에서부터 설치, 유지, 감가상각에 따른 비용 손실, 단계적 철수, 완전 처분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산 투자와 관련된 예산을 좀더 효율적으로 세울 수 있고 어느 부문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또 동종업계의 평균 정보기술 관련 비용과 자사의 비용을 비교한 뒤 절감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나가는 것도 가능하다.HPTF는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의 5천여개 기업 자료와 HP 자체 조사 자료를 통해 각 업종별 평균 정보기술 관련 소요 비용을 계산,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하고 있다. 살라메 부사장은 『최고경영자의 경우 TCO를 통해 여러개의 정보기술 관련 투자 프로젝트 중에서 무엇을 먼저 시작해야 하고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며 『TCO 분석을 통해 전산 비용의 15∼25%까지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HPTF 자산관리 노하우 배울 기회HPTF는 또 정보기술 부문에서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보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은 모든 기업이 알고 있다. 이 때 정보기술이란 컴퓨터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관련 서비스, 이 정보기술을 다룰 수 있는 인재와 지식 등을 모두 포함한다. HPTF는 이런 모든 정보기술 요소들을 통합해 개별 기업에 맞는 효율적인 투자 계획을 세워주고 예산에 따라 필요한 장비를 대여해주거나 새로운 장비를 구입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출해준다. HP는 각 기업이 원하는 장비를 대여해주기 위해 HP는 물론 경쟁사의 시스템까지 광범위하게 확보하고 있다.살라메 부사장은 『HPTF의 자금 대출 서비스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외자 유치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미 한국의 몇몇 통신업체들이 HPTF를 통해 자금을 빌려갔으며 HP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HP의 금융 서비스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HPTF는 운영 자금을 모기업인 HP의 자체 보유 현금과 자금시장에서 발행한 채권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살라메 부사장은 『미국의 포천지 선정 1백대 기업 중 3분의 2가 HPTF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은 현금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보다는 오래된 장비를 첨단 장비로 쉽게 교체할 수 있고 정보기술 자산을 대차대조표에서 부외 항목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HPTF의 자산 관리 노하우와 금융 지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HPTF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HP는 1천명의 금융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45개국에서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PTF 사업부는 정보기술에 특화된 금융 서비스로 지난 5년간 매년 20%씩 성장했으며 HPTF를 통해 기업에 대출되는 자금만 연간 35억달러에 이른다.살라메 부사장은 『HP는 한국이 정보기술 관련 금융 서비스부문에서 미국과 독일 다음으로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튼튼한 산업 기반이 있고 정보기술에 대한 강한 투자 의욕이 있으며 외자 유치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P는 한국 시장에 대한 이런 기대감으로 올해 한국에 3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한국HP 금융지원 사업부(02-769-0634)를 통해 금융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