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니즘 문화 꽃피운 터키 ... 기발하고 희한한 성문화 있어

최근 필자는 터키를 다녀왔다. 역시 헬레니즘 성풍속의 일각을 볼 수 있어 의미가 있는 여행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터키를 이슬람적 관점에서만 보려고 하지만 사실 헬레니즘 문명은 그리스가 아니라 현재의 터키지역에서 더욱 찬란한 꽃을 피웠다.터키의 지중해 연안 지역에 가면 에페스라고 하는 고대도시가 있다. 에페소스라고 하기도 한다. 에페스는 사도 바울의 서한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도시다. 이 에페스는 예수 사후 성모 마리아가 사망할 때까지 살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리아가 살았다는 집은 에페스에서 언덕길을 따라 한참 올라간 산기슭에 있다.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사도 요한이 이 집에서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고 순교할 때까지 살았고 마리아는 이 집에서 67세까지 살았다.어떻든 유서 깊은 에페스는 2천5백년 전에 최전성기를 누렸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헬레니즘의 센터요 실크 로드의 종착역이다. 극동에서 출발한 실크로드는 중국과 서역을 거쳐 소아시아의 종착역인 에페스에서 끝이 났다. 에페스는 다시 지중해를 거쳐 그리스 반도로 연결되는 서양으로의 길을 열었다. 그러니 에페스는 센터중의 센터였다.고등학교 선생이었다는 안내인의 설명에 따르면 에페스는 한때 인구 20만명의 거대 도시였다. 한창 발굴이 진행중인 유적지를 따라 언덕을 걸어 내려가는 길은 헬레니즘으로의 시간여행이기도 했다. 그때나 마찬가지인 것은 역시 빛나는 헬레니즘의 태양이며 더욱 빛나는 하얀 대리석들이었다.전쟁과 지진,문명의 이동,마지막으로는 말라리아가 도시를 폐허로 만들어갔다는 설명이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역시 과도한 인구밀집과 그에 따른 환경파괴 등도 도시를 폐허로 만드는데 일조를 했지 싶다. 물론 이런 추정들이야 전문가들이 할 일이지만 한때 세계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가 폐허로 변해간 것을 보는 것은 역시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도시 그 자체다. 에페스의 화려한 건물들과 도서관,공회당, 대리석으로 포장된 화려의 극을 달리는 대로들,대중 목욕탕,인류 최초의 경매장,2만4천명을 수용했다는 대극장,세관터,항구에서 시가로 연결되는 포장도로,대로변을 따라 늘어선 부잣집들,부잣집들의 마당을 장식했던 모자이크들이 여행객을 반기고 있다. 성풍속 전문가의 눈길을 끈 것은 역시 당시의 성풍속이다.에페스의 길을 걷다 보면 포장도로 바닥에 묘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한장의 대리석 위에 발바닥이 새겨져 있고 그 옆에는 여인이 유방을 드러낸 채 그려져 있다. 화려한 머리장식이 돋보인다. 막 미용실을 다녀온듯 풍성한 머리엔다양한 머리핀이 꽂혀 있다. 이 그림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