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코스닥기업 추진 ... 주가승승 호재, 실적 바탕된 종목 골라야

코스닥시장에서 액면분할 종목이 봇물처럼 늘고 있다. 지난 3월 알루미늄코리아가 액면가를 5천원에서 5백원으로 분할한 것을 시발로 올들어서만도 씨엔아이 스탠더드텔레콤 휴맥스 등 12개 코스닥기업이 6월23일 현재 액면분할을 완료,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리고 모아텍이 6월28일부터 액면을 변경하는 등 13개 코스닥기업이 구체적인 액면분할을 추진하고 있다.이외에도 메디다스 신라수산 우영 등 8개 코스닥기업이 액면분할을 추진하겠다고 공시를 통해 발표해 놓은 상태다. 작년 8개의 코스닥기업들이 액면분할을 실시한 것에 비하면 가히 폭발적인 수준이랄 수 있다.액면분할을 실시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액면분할이 주가상승의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들어 액면분할을 실시한 코스닥종목의 주가가 평균 8배 이상 올랐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최근에는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것이 없는데도 액면분할을 실시한다는 소문만 돌아도 주가는 급상승한다. 액면분할이 코스닥시장의 최대 테마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셈이다.액면분할이란 무상증자와는 달리 자산이나 자본의 증감없이 기존발행주식을 일정비율로 세분화해 발행주식의 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미국 증시처럼 무액면주의를 채택할 경우에는 액면가액이 존재하지 않아 「주식분할」이란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한다.코스닥기업들은 올해부터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액면분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주식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거나 자사의 미래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판단되면서 액면가를 5백원이나 1천원으로 잘게 나누는 액면분할을 실시하고 있다.그동안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정관에 5천원으로 정해 왔다. 상법상 액면주식의 발행만을 인정하여 1주의 금액이 5천원 이상으로 균일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식의 액면액은 주식을 발행할 때 회사의 자본으로 납입한 사실만을 증명할 뿐 주식의 시장가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지난 97년10월 액면분할 방안을 도입했다. 기업들로 하여금 5천원으로 돼 있는 주식액면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액면 최저금액을 1백원으로 정했다. 현재 주식의 액면가격은 상법에서 1백원, 2백원, 5백원, 1천원, 2천5백원, 5천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자금소요없이도 증시부양 효과코스닥시장에서 액면 변경은 공시를 통해 발표된다. 액면분할의 실행 여부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의된다. 주총에서 액면분할이 공식 결의되면 보통 한달 동안 구주권제출기간을 가진 뒤 10일 후 신주권을 교부한다. 액면분할주는 신주권교부 마지막날로부터 3일후에야 거래가 된다.증시부양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액면분할은 소액투자자금을 운용하는 일반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높여줌으로써 유동성 증가를 제고시키고자 하는 것이 근본 취지다. 매수기반을 확충함으로써 추가적인 자금소요없이도 증시부양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최근 코스닥등록기업들이 액면분할을 적극 실시하는 것도 부족한 유동성을 높여 주식의 매매를 활성화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액면분할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우선 개인투자자의 구매력 증가다. 액면을 나누면 기업의 자본이나 자산은 변하지 않고 주식의 발행총수만 늘어나지만 투자자들은 적은 돈으로 쉽게 주식을 살 수 있게 돼 심리적 부담이 감소된다. 가격에 대한 부담이 없이 고가 주식을 매입할 수 있어 이들의 증시 이탈을 막아준다.둘째, 적정주가를 형성시켜 준다. 높은 성장 가능성과 수익 전망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둔화로 인해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액면분할은 고주가의 부담을 해소시켜 주면서 주가가 적정수준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는 말이다.셋째, 기업으로서는 자금 조달이 한층 쉬워진다. 투자자들의 접근이 활발해짐에 따라 주주의 수가 증가하고, 해당기업은 주식의 적정한 투자가치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넷째, 대주주 입장에서도 주주수가 늘고 주식분산이 적절히 이루어져 적대적인 M&A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주주수가 늘어나면 주식분산이 적절히 이루어져 특정소수에 의한 주가 조작과 주식 매집이 어려워진다. 다시 말해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가 쉬워진다는 얘기다.다섯째, 기업 이미지의 향상이다. 주식의 액면분할은 기업의 현재가치와는 무관하게 주식의 수만을 늘릴 뿐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또한 액면가를 기준으로 한 배당률보다는 배당성향에 대한 인식 증대로 배당의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액면분할에 나서는 기업이라면 앞으로도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닌 기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주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상당기간 주가 상승 탄력 높아그렇다면 액면분할이 주가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자. 액면분할주는 발표시점과 분할 후 변경상장 때 등 2차례에 걸쳐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시일로부터 주권변경 등록 전까지의 주가 흐름을 보면 전체 코스닥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공시일 전후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특히 공시일 다음날 주가가 가장 많이 뛴다. 또한 액면분할이 실시돼 변경등록한 후에도 상당기간 주가 상승 탄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액면분할 기업과 앞으로 분할할 가능성이 높은 고가주를 눈여겨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전문가들은 주가가 4만원대 이상의 고가주이면서 자본금이 적어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은 종목들이 액면분할할 공산이 높다고 분석한다. 최근 코스닥등록기업들이 액면분할을 활발히 추진하는 것도 자본금이 적어 유통물량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정장세에서는 액면을 분할해도 주가는 오르지 않을 수 있어 실적이 바탕이 된 것을 골라서 투자할 것을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