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는 「환율 하락-원화 절상」으로 요약된다. 원화절상을 막기 위한 정책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는다면 미달러화당 1천1백원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경기회복에 따른 수입증가세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연말까지 2백억달러 이상의 흑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하반기 중에도 기업들의 지분 및 사업권의 해외매각 등을 통해 유입될 외화가 무려 2백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반해 수요요인은 그다지 많지 않다. IMF사태때 된서리를 맞았던 금융기관들이 쉽사리 차입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대기업들 역시 신규 외화차입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그러나 하반기중 만기 도래하는 5대그룹의 해외부채 규모가 1백억달러 정도인 것으로 추산돼 급격한 원화절상을 견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역시 수출 가격 경쟁력이나 외국인 투자자금 유치에 신경을 쓰고 있는만큼 시장개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때 이르게 대폭적인 원화절상이 이뤄진다면 수출부진을 야기, 경기회복을 더디게 할 것』이라며 『적정환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실제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외채의 조기상환을 비롯해 은행의 부실외화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외화로 쌓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 이같은 당국의 노력이 원화를 절하세로 되돌릴 정도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흑자분 만큼 시장개입이 이뤄져야 하는데, 2백억달러 이상의 시장개입을 IMF가 용인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엔화가 지난해와 같이 큰 폭의 약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정책 매수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오히려 엔/달러 환율은 10월 이후 1백20엔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많다. 엔화강세 기조를 통해 일본경제를 회생시키려는 선진국들의 공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따라 LG경제연구원의 이창선 박사는 『올 하반기 평균환율은 1천1백55원 정도로 예상된다. 레인지는 1천1백원에서 1천2백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정희식 주임연구원도 『최근 연말 환율전망치를 당초 1천1백80원에서 1천1백50원으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