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ㆍ한국타이어 사례

외부의 평가가 좋아도 좀처럼 주가가 오르지 않는 종목들이 있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매수추천을 내놓고 실제로 기업실적이 좋아지는데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이런 종목들 중에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거나 유무상 증자를 마친지 얼마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시장가보다 싼값에 증자물량을 받은 사람들은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를 전후로 만성적인 공급초과 상태가 빚어지곤 한다. 따라서 본격적인 주가상승은 신규상장 물량이 해소되는 시점부터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일모직의 경우이 회사는 지난 5월3일을 기준으로 1주당 0.7주의 배정비율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주가는 8천6백90원이었지만 발행가는 5천8백원으로 책정됐다. 신규상장 물량은 모두 1천3백만주로 6월25일 신규상장됐다. 이날 종가는 8천5백70원. 그러나 당시 이 주가는 한달전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 상태였다. 제일모직의 주가는 5월중 실적호전에 힘입어 장중 한때 1만1천원을 넘어섰었다.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은 6월말로 예정됐던 신규상장 물량을 부담스러워한 투자자들이 보유물량을 대거 처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뒤로도 한동안 움직이지 않던 이 회사의 주가는 6월26일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다. 6월28일부터 7월9일까지 단 하루만 제외하고는 상승을 거듭, 1만3천원까지 도달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이 회사는 지난 5월24일을 기준으로 1백%의 무상증자를 결의했다. 당시 주가는 4천9백원. 신규상장은 6월25일 이뤄졌으며 규모는 무려 6천9백만주였다. 여러 증권사들의 추천을 받았음에도 불구, 주가는 6월 한달동안 5천원선을 간신히 유지했다.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7월1일부터. 무상증자 물량을 어느 정도 소화한 것으로 판단한 시장은 한국타이어의 주식을 무차별적으로 매수했다. 7월9일 종가는 6천9백40원. 6월30일 종가(5천20원)에 비해 거의 40% 오른 셈이다. 최근 오름세를 타고 있는 현대전자와 삼성항공도 이들 기업과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7월중에도 4억8천만주의 유상증자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만약 이들 회사의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은 해당종목의 유상증자 일정과 가격의 흐름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한편 신규물량 상장이전에는 가격이 오르다가 상장직후 가격이 내리는 경우도 많다. 특히 시장가와 발행가의 차이가 클수록 신규상장 물량은 대규모 매물로 돌변,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약세를 띠고 있는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7월7일 새로 나온 삼성전자의 신주 1천1백39만주는 발행가가 6만9천9백원에 불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공세를 받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