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레이딩 등 도입 분야 다양 ... 대기업ㆍ중소기업 및 소호로 수요 확산

인터넷비즈니스의 확산으로 서버용 컴퓨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서버 판매 업체들이 인터넷 시장에서 거두어들인 매출규모가 지난해까지 5% 미만이었는데 올들어 20~30%까지 매출을 늘려잡았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및 개인창업자들까지 전자상거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때문이다.원래 서버는 컴퓨터제조업체들에 그다지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었다. 97년부터 국내에 제품을 공급중인 대다수 서버 업체들이 인터넷 시장을 공략했지만 97년 결산 시점 당시 거의 모든 서버 업체들은 인터넷 시장은 「개미시장」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됐다. 기껏해야 기업체 홈페이지 구축 및 전자우편 사용을 위한 웹서버 수요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웹서버는 기업당 윈도NT 서버나 유닉스 서버중에서도 하위기종 1대면 충분하다. 가격대는 고작 1천~3천만원대 수준. 때문에 1억원이 넘는 대형 제품을 수십대씩 팔며,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서버 업체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그런데 98년과 99년 들어서 이같은 상황은 조금씩 변했다. 98년부터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전자상거래는 보통 기업간 거래(B TO B)와 기업대 개인(B TO C)로 구분된다. 기업간 거래의 경우 포항제철이 97년 12월부터 5백여 철강관련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철강EC를 필두로 삼성·LG·현대·대우 전자등 전자4사의 통합전자상거래 등 10여개 기업 및 컨소시엄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준비중이다. 그리고 기업대 개인간 거래의 경우 한솔CSN·삼성물산·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 등이 운영하는 대형쇼핑몰이 제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증권사 서버도입 활발하지만 이는 전초전에 지나지 않는다. 기업간 전자결제나 쇼핑몰은 전자상거래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이긴 하지만 사실 전자상거래가 실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업과 개인 생활의 전반에 걸쳐 수행되어야 한다. 적용 분야가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98년이 전자상거래의 도입기라고 한다면 99년은 확산기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 기반의 소매 금융거래를 들 수 있다. 올해들어 증권사들의 웹 기반의 홈트레이딩이 활성화돼 시스템 수요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어 서버 판매 업체들의 수익도 짭짤하다.대다수 증권사들이 올 3월 이후 시스템을 대거 도입해 최소 20대에서 80대까지의 서버를 홈트레이딩 시스템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 올해안에 대부분이 2~3배 이상 시스템을 증설할 계획이어서, 1백대를 넘는 서버를 홈트레이딩용으로 활용하는 증권사도 나올 전망이다.예컨대 삼성증권은 현재 16대의 대형 서버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안에 현재 규모의 5배에 해당하는 시스템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동시사용자 5만명 가량을 지원할 수 있는데 향후 30만 가량의 동시사용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이다. 현대증권도 올해 3월부터 홈트레이딩용 서버의 도입에 들어가 현재 80대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5만명의 동시사용자를 지원할 수 있는데 올해안에 최소 10만명 이상을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 규모를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대우증권도 19대를 홈트레이딩용으로 운영중이다. 이 규모는 1만2천명의 동시사용자를 지원할 수 있는데 올해안에 동시사용자 수를 5만명 이상 지원한다는 목표하에 현재보다 3배가 넘는 시스템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LG증권도 홈트레이딩 서버로 50대 이상을 운영중이다. 이는 동시사용자수 3만여명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인데 올해안에 5만명의 동시사용자를 수용하기 위해 2배 가량으로 시스템을 추가 도입키로 했다. 동원증권도 IBM의 RS/6000의 MPP(대용량병렬처리방식)서버 SP 16노드를 최근 설치하고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SP 16노드는 20기가플롭스(1초에 20억회의 연산처리 능력) 처리속도를 내는데 과학기술연구용으로 활용되는 슈퍼컴퓨터와 맞먹는 성능이기도 하다. 이밖에 중소 증권사들도 홈트레이딩용 시스템 도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 생활화도 호재이처럼 증권사에서 홈트레이딩용 서버 도입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이버 증권거래건수가 날로 커지고 있고, 서비스 종류도 다양해져 이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5월 3일부로 사이버 거래 수수료가 인하됐고, 7월 1일부로 전자 서명 거래법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사이버 거래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웹을 기반으로한 홈트레이딩은 증권사뿐만 아니라 인터넷 뱅킹을 준비중인 은행이나 선물거래소까지 확산되고 있다.국내 금융기관들이 이처럼 인터넷 기반의 홈트레이딩 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인터넷 사용자가 확대되고 생활화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점은 중소기업 및 소호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전산원은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가 97년에 1백25만명을 넘어섰고, 2천년에는 4백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인터넷을 이용할 때의 효율성도 무시할 수 없는 호재다. 해외은행의 사례를 보면 점포거래의 경우 한 거래당 비용이 1달러가 넘지만 인터넷을 통한 거래에서는 1센트밖에 들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이는 광범위한 유통망 및 값비싼 마케팅 비용이 없어도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매자를 확보할 수 있고 내부 운영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인지 데이콤전자상거래팀은 국내 전자상거래의 규모는 97년 3백40억달러를 넘어섰고 2천년에는 6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게다가 설비투자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중소기업 및 소호의 경우 대기업이 웹서버로 활용하던 1천만원 전후의 가격대를 가진 서버로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 컴팩코리아·삼성전자·한국휴렛팩커드·LG-IBM 등이 내놓은 윈도NT서버가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최근에는 LG-IBM이 중소기업의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을 겨냥해 2백57만원의 서버인 「밀레니엄 넷피니티」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제품은 PC가격대로 판매하지만 사실 I/O(입출력) 슬롯이 6개나 되고, 메모리도 최대 7백68MB를 지원하는 등 6백만원대의 서버의 사양을 갖고 있다. 이쯤이면 기존 중소기업뿐 아니라 아이디어로 승부하려는 벤처나 소호 창업자들이 겪는 투자비용의 문제는 쉽게 상쇄될 듯 싶다.때문에 사실 이미 중소기업들의 전자상거래 및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으로의 진출은 매우 활발하다. 전국에 3천개에 이르는 인터넷 게임방은 말할 것도 없고,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은 인터넷 항해에 웬만큼 재미를 붙인 사용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무실 하나만두고 인터넷으로 사업을 하는 중소 여행사들도 수십개에 이른다. 이밖에도 지역의 중소 의원들도 약품구매나 의학정보 습득을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