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1호', 샤프지수 1위 ... 저평가 종목 집중 투자

◆ 약력- 중앙대 경영학과 졸업- 1988년 동원증권 입사- 국제부 역외펀드(Altis Fund)운용- 1996년 동원투신운용 입사(현재 주식운용부 수석운용역)「장세를 보지 말고 업체를 보고 투자하라」.「항시 투자자들은 시장의 등락에 둔감해야 한다」.「주식시장의 단기적 방향을 예측하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동원투자신탁운용 이채원 수석운용역의 주식매매 단말기에 붙어있는 투자격언이다. 이 수석운용역이 미국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벤자민 그래함이나 피터린치의 저서에서 발췌한 글귀이다. 또한 그가 주식을 매매할 때마다 되새기는 투자격언이다.이들 격언에서 도출된 투자철학은 한마디로 주가지수의 등락률을 의식하지 않고 내재가치를 보고 투자하자는 것이다. 주가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좋은 기업은 결국 성공할 것이고 주가지수가 상승하더라도 부실기업은 실패한다는 실천적 의미다. 바로 이채원 수석운용역이 금과옥조로 믿고 따르는 운용철학이다.이같은 원칙에 충실한 「밸류1호」는 이번 평가기간(99.1.4.∼99.6.26)에서 81.75%의 수익률을 올렸다. 여기다 샤프지수 0.6597로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동안 「밸류1호」의 표준편차는 3.18%, 베타계수는 0.51이었다. 시장의 표준편차(5.58%)와 샤프지수(0.32%)를 모두 상회하는 실적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이수석운용역이 들려주는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들을 발굴해서 원하는 가격대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지난해 12월16일 5만8천원이던 포항제철을 펀드투자금액의 최고한도(10%)까지 사들였다.◆ 가치투자가 최선의 리스크 관리책당시 주가상승을 견인하던 증권주와 건설주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이미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과대상승했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판단은 올바랐다. 7개월만에 포항제철은 16만원대까지 상승하는 등 3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매입후 상당기간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지만 확신을 갖고 기다린 것이 주효했다. 반면 당시 증권주들은 삼성증권과 현대증권을 제외하고는 연말주가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시황보다는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이수석운용역의 스타일은 동원투신의 운용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가치투자(Value Investment)를 추구하는 회사 방침에 충실하다. 이것은 포트폴리오 편입종목내역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남해화학 고려제강 신도리코 삼성전관 등 상위 10개종목은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각종 지표에서 저평가됐다고 평가받고 있다.NAV(주당순자산) PER(주가수익률) PBR(주가순자산비율) EV/EBITDA 등이 시장평균이나 업종평균보다 낮다. 예들 들면 한국전력의 PER는 21.14배이지만 시장평균 25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주가가 오를 때까지 계속 보유한다. 적정 주가에 도달하더라도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여 다시 PER가 낮아지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여 재투자한다.(PER=Price/EPS이기 때문에 주당순이익이 클수록 PER는 낮아진다. 즉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덜 오르면 상대적으로 PER는 낮아진다.)이들 투자지표 이외에 이 수석운용역이 선호하는 것은 바로 「토빈의 Q」 . 즉 특정 기업의 시가총액과 현재의 생산시설을 대체하는 비용(Replacement Cost)을 비교해서 시가총액이 적으면 투자비중을 늘린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의 생산설비와 마케팅조직 등을 다시 만드는데 소요되는 자금과 시가총액을 대비해서 저평가여부를 판단한다. 시가총액보다 새로 조직하는 비용이 많으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 이것은 무형의 자산가치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지표중 하나다.◆ 주가지수와 무관,15% 수익률 달성물론 아무리 내재가치가 좋아도 단기간에 급상승한 종목은 투자여부를 좀더 신중하게 판단하는 편이다. 이같은 계량적인 지표 이외에도 경영자의 자질, 부채비율 등을 중시한다. 가급적 부채비율이 2백%가 넘으면 투자하지 않는다고 들려준다.저평가된 종목들을 발굴하기 때문에 주가하락에 대비해서 특별히 주가지수선물 등을 활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파생상품에 투자하기 보다는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하는 것에 훨씬 더 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실제로 우량종목들로 펀드를 구성했기 때문에 7월12일 주가지수가 1004.25포인트에서 7월14일 953.67 포인트로 7.22% 하락할 때도 펀드수익률은 3.59%만 떨어졌다. 이들 종목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베타는 0.51였다. 통계치와 운용실적이 일치했다.이수석운용역은 철저히 저평가된 종목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주가지수의 등락과 무관하게 15%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다. 그는 『지난 6개월간 80%의 수익률은 IMF 구제금융의 후유증으로 저평가된 종목들이 많았고 이들이 단기간에 급상승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이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인정한다. 대신 매년 시황과 무관하게 15% 정도의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이수석운용역은 불과 3일만에 주가지수가 1백포인트씩 하락하는 등 앞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감내하기에는 어려운 투자환경이 전개될 것이라고 간접투자를 권했다. 그는 특히 주가지수 1천포인트 시대에는 펀드매니저간 우열이 드러날 것이라며 『일관된 운용철학을 갖고 있는 펀드매니저를 찾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또한 직접투자를 할 경우에도 좋은 종목을 연구해서 장기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주가지수의 등락에 민감하게 반응해서는 결코 원하는 수익률에 도달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