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버스ㆍ사우스웨스트 대표 업체 ... 직원들은 일 즐기며 자발적 업무 수행

경영진과 직원 사이에 믿음이 충만한 일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럽고, 함께 일하는 동료와 지내는 것이 즐거운 회사. 이런 회사를 뛰어나다 혹은 위대하다는 수식어를 붙여 부른다. 81년부터 신뢰지수를 조사해온 GPWI(Great Place to Work Institute)는 지난해부터 미국 포천지와 함께 「위대한 일터 1백대 최우수 기업」을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는 종합금융회사인 시너버스 파이낸셜(조지아주 컬럼비아 소재)이 가장 뛰어난 기업으로 꼽혔다.포천지는 올초 최우수 1백대 기업을 2년째 산정하면서 『기업들의 순위가 바뀐 것은 기존 기업들의 점수가 낮아져서가 아니라 새로운 기업들의 점수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너버스 파이낸셜은 지난해 11위에 랭크됐던 기업이다. 한해만에 10단계를 뛰어올라 1위가 된 것이다. 국내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보유할만한 주식 10개중 하나로 꼽힐 정도의 알짜기업이다.시너버스 파이낸셜의 신뢰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요인은 직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영진의 자세다. 최근에 1억달러를 들여 완공한 건물에 사용한 블록에 모든 직원들의 이름을 새겨 넣을 정도다.직원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는 문화로 정착돼 있다. 시너버스 파이낸셜은 다독거려주는 문화가 잘 발달돼 있다. 이 회사의 경영진과 종업원 사이의 관계는 하도 돈독해 「가슴의 문화」라고 말할 정도다. 시너버스의 직원들이 꼽는 가장 큰 장점은 사무실 안팎에 형성된 공동체 문화다. 시너버스의 공동체문화는 「우리는 당신을 저버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분들의 강점을 찾아내 성공할 수 있도록 합니다 」라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수당없어도 자발적으로 일손 도와지난해 1위를 한 미국 항공사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텍사스 달라스 소재)은 신뢰경영의 모범을 보이는 회사다. 사우스웨스트의 비행기당 직원수는 미국에서 가장 적다. 고객당 서비스인원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도 서비스가 가장 좋은 회사로 꼽히고 있다. 직원들의 자발성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사우스웨스트에서는 자연스럽게 주중이나 주말에 별도의 수당없이 일하러 나온다. 아무리 비번이라도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각자가 알아서 일손이 모자라는 부서의 업무를 도와준다.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을 찾아 나서다 보니 기업의 경쟁력도 보통이 아니다. 90년대 초반 미국 항공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며 수많은 업체들이 도산할 때 사우스웨스트는 90년 91년 9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가장 낮으면서 성장률은 연간 2백%에 달한다. 수익률은 업계 최고다. 미국 연방운송국이 수여하는 3관왕(Tripple Crown)도 1992년부터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3관왕은 수하물처리능력, 서비스불만도, 정시운항 등 3개부문으로 평가해 수여하는 운송업계 영예의 상이다.사우스웨스트가 직원의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비결은 바로 「익살」에 있다. 이 회사의 익살스런 분위기는 입사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면접부터 기내서비스, 심지어 기자회견장에까지 퍼져 있다. 면접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인 농담」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비행기에는 고래그림 등이 알록달록하게 장식돼 있다. 부활절 때는 이 회사의 공동설립자인 허브캘리어 회장이 직접 토끼옷차림으로 비행기복도를 걸어다닌다. 기자회견 때는 닌자거북이와 토마토복장을 한 직원과 랩송을 부르기도 했다.익살스런 분위기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이용하는 고객을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일하는 직원들 스스로가 일을 즐겁게 받아들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사우스웨스트에서 일하는 것은 즐겁습니다. 일을 인생의 낙으로 즐기는 사람들로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일하는 분위기가 가볍고 즐거우니 일하러 오는 게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지난해에 이어 3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새스 인스티튜트(노스 캘롤라이나 캐리 소재) 역시 직원들을 진정으로 아껴 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기업이다. 새스인스티튜트는 통계분석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 전세계 소프트웨어업체 매출액을 집계할 때마다 매년 상위 10위권에 들어가는 회사다. 국내에는 통계처리소프트웨어인 새스(SAS)로 알려져 있다.새스의 가장 큰 특징은 직원에 대한 완벽한 복지다. 최고의 시설을 갖춘 탁아소를 월 2백50달러에 제공하고 사내병원을 실비로 운영한다. 생음악이 흐르는 구내식당은 고급레스토랑 못지 않은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사내 탁아소의 보모들은 모두 육아관련 전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바로 이런 완벽에 가까운 복리가 이직률이 높기로 유명한 소프트웨어업계에서 새스가 이직률을 4%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교육훈련, 평생고용이 1백대기업 특징『직원들이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직원들 역시 회사에 남다른 기여를 합니다.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와 복리에 투자하면 직원은 물론 기업 고객들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 이 회사의 창립자인 제임스 굿나잇회장의 경영비결이다. 직원들의 복지를 강화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들 뿐 아니라 창의성과 혁신을 자극하고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는 것이다.지난해 5위에서 2위로 올라선 TD인더스트리는 「봉사하는 리더십」이 특징이다. 경영자는 종업원들의 이해관계를 존중하고 이들의 취향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진과 창업자의 가족이 지분의 25%를 갖고 있고 나머지는 일반 직원들이 갖고 있다.1백대기업이 회사를 매력적인 일터로 가꾸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교육훈련이다. 교육훈련은 개인의 발전뿐 아니라 회사의 경쟁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1백대 기업은 평균적으로 각 개인당 43시간을 교육에 할애하고 있다. 중개회사인 에드워드 존스(11위)에 새로 입사한 신참 브로커는 일인당 5만~7만달러에 달하는 17주 동안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평생고용도 1백대기업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다. 1/3이 넘는 기업이 영구채용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사우스웨스트 항공, 할리데이비슨, 페덱스는 공식적으로 무해고를 정책으로 걸고 있다.스톡옵션은 1백대기업이 직원들의 충성심을 높이는데 애용하는 방법이다. 1백대 기업중 주식시장에 공개된 기업은 66개인데 이중 28사가 모든 직종의 종업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고 있다. 사장부터 주차장 관리인까지 스톡옵션의 지급대상이 되는 것이다.이밖에도 위대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장치는 여러가지가 있다. 주로 과중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것들이다. 사내 이발소, 구두 수리점, 심부름서비스, 무료 아침 등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