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이스치킨ㆍ롯데리아ㆍKFCㆍ맥도날드에 도전장 ... 반응 좋은편

「무엇이든지 먹어치운다」 「가장 풍부하고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어냈다」. 중국인들의 먹거리문화와 관련해 나오는 말들이다. 그러한 중국인들의 입맛을 겨냥한 한국 패스트푸드업체들의 진출이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이다. 지난 6월에 롯데리아가 하얼빈에서 2호점을 다시 개점한데 이어 지난 8월 7일에는 대한제당이 운영하는 치킨전문 패스트푸드체인점 파파이스치킨이 북경에 1호점을 열었다.이들은 KFC 맥도날드 등 이미 중국시장에 널리 알려진 다국적 패스트푸드점들과 맞서 2천7백83억위안(98년말 기준)에 이르는 중국외식시장을 놓고 한판 결전도 불사한다는 자세다. 연간 20%씩 성장하고 있다는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을 놓고 한국에서 KFC 맥도날드 등과 겨루면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굳힌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것이다.「시작이 좋다」. 대한제당이 중국 북경에 1호점을 개설한 파파이스치킨의 중국시장진출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파파이스치킨사업을 운영하는 대한제당의 (주)TS해마로가 중국에 파파이스치킨의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7일. 한국의 명동에 해당되는 북경시내의 번화가인 왕후징(王府井)거리에 9백31㎡규모의 파파이스치킨 1호점을 열었다. 인근의 KFC나 맥도날드 등의 패스트푸드매장과 비교해 1백∼3백㎡가 넓은 규모다.지난 94년 국내에 첫선을 보였던 파파이스치킨의 이번 중국진출은 국내에 선을 보인지 불과 5년만에 전국 1백45개의 직영점과 체인점을 둘 정도로 성장한 대한제당측의 경영능력을 본사인 미국 AFC로부터 인정받아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의 사업권을 따내면서 이뤄진 것.대한제당측은 중국 호문집단과 6대 4의 비율로 북경파파이스라는 합자회사를 세웠다. 북경을 포함한 중국내 KFC매장이 80여개나 먼저 들어서 있었지만, 이미 대한제당측이 중국 천진에 세운 사료공장에서 생산하는 질 높은 사료와 병아리를 제공하고 이를 갖고 중국농민들이 키운 닭을 이용한다면 중국농민은 물론 대한제당측이 서로 이익을 얻는 「윈-윈전략」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여기에는 국내에서 같은 전략으로 성공했던 경험도 큰 힘이 됐다.대한제당측의 이러한 판단은 일단 맞아 떨어졌다. 『막상 개점을 해보니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에 놀랐다』는 것이 북경1호점 추종진점장의 말이다. 추점장은 개점 첫날만 2천6백여명의 손님이 몰려 4만4천위안화의 매출을 올렸으며, 당초 예상했던 하루 평균 매출액 3만3천위안화를 2배 가까운 매출을 계속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맛에 대한 평가도 높다는 것이 추점장의 덧붙인 말이다. 『최대 경쟁업체라고 할 수 있는 KFC와의 비교를 통해 중국인들로부터 파파이스치킨의 맛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장내에서 발생하는 수입만이 아니다.파파이스사업으로 대한제당측은 매출액의 7%에 이르는 로열티와 함께 비스킷 양념 포장재 등 각종 원부자재의 수출을 통해 얻는 수입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처럼 북경1호점의 개점후 기대이상의 영업실적과 고객들의 반응이 계속되자 대한제당내부에서는 「성공적인 런칭」이라는 평가가 서슴없이 나오고 있다. 『중국내에서 10호점을 내면 손익분기점이라고 예상했는데 그게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마저 나오고 있다』는게 감사3팀 조용문팀장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다.북경1호점의 성공으로 힘을 얻은 대한제당측은 중국내 파파이스사업을 더욱 확장한다는 당초의 계획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 안으로 계획된 북경2호점에 이어 톈진 샹하이 칭따오 다롄 등 중국내 주요 거점도시에 매장을 개설하고, 5년내에 25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게 대한제당측의 마스터플랜. 그러나 『벌써부터 중국내에서 파파이스치킨 체인점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몰리고 있다』는 게 조팀장의 설명이다.◆ 롯데리아「두번의 실패는 없다」. 지난 94년 국내 패스트푸드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시장에 북경낙천리유한공사라는 합자회사를 세우며 의욕적으로 진출했던 롯데리아가 보여주는 중국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다. 국내 최대 매출액과 점포수를 자랑하는 롯데리아가 업계최초의 중국진출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진출한 중국시장에서 당초의 기대만큼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첫 진출지였던 북경과 두번째로 진출했던 하얼빈에서 각각 1개 점포의 문을 닫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게다가 매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리아의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5천5백만원선. 한국내 점포의 평균매출액(약 7천만원)과 비교하면 30%정도 떨어지는 실적이다. 그래서 롯데리아 내부에서는 『성공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다』라는 어중간한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이런 이유로 지난 6월에 다시 문을 연 하얼빈 롯데리아 2호점에 대한 기대가 컸다. 「입지선정에서부터 실패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점포를 폐쇄하는 대신 한국의 명동격인 중심가에 다시 2호점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얼빈 2호점에서도 예상만큼의 실적이 나오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시내중심가에 위치해 입지가 좋지만 맥도날드 등 경쟁업체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당초 월 1억원정도의 매출을 기대했으나 평균 7천만원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처럼 중국시장에서 진출 초기의 의욕이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리아측의 중국공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4백30여개인 국내시장의 롯데리아점포수가 6백개가 되면 저성장상태에 이르고 결국 중국시장을 겨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2003년께면 중국시장에 대한 적극공략의 필요성이 다시 강조될 것이라는 말이다.실제로 『오는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단기간에 중국내 점포수를 1백개로 확충한다는게 롯데리아 중국진출의 마스터플랜』이라는 것이 마케팅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국의 패스트푸드시장중국 국내무역국 서비스조사처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8년 중국요식업 총매출액은 전년대비 15.7%나 증가한 2천7백83억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링덴조사회사가 중국내 5개 도시의 패스트푸드시장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33.69%가 서양식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내 주요 언론매체에 경제전문가들이 선정한 중국의 10대 미래 유망업종에 패스트푸드가 포함됐으며 국내 무역국이 소비진작을 위해 펼치는 활동중에 패스트푸드업체의 개발지원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만큼 중국인들의 「먹새」는 대단하며 패스트푸드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중국 패스트푸드시장이 이처럼 전망이 밝은 이유로는 먹거리 문화가 발달돼 있고 대부분 맞벌이라서 가정내 식사보다는 외식이 잦다는 점, 패스트푸드를 간편한 식사가 아니라 일종의 외식개념으로 본다는 점, 1가구1자녀의 인구정책에 따라 자녀들의 의사결정권이 중요하게 작용하면서 패스트푸드점 이용이 늘고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시장 가능성 때문에 KFC 맥도날드 피자헛 등 외국 패스트푸드업체는 물론 한국의 롯데리아와 파파이스치킨이 진출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그러나 한국기업이 중국패스트푸드시장에 진출할 때에는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가장 먼저 행정적인 문제점 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으면서 재력을 갖추고 서구적 경영관리를 인정해줄 수 있는 합작파트너를 선정해야 하며, 파파이스치킨 1호점처럼 좋은 매장입지의 선점과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식단개발, 지속적인 마케팅등이 필수적이다.● 도움말 = 캔디 최(Candy Choi)캔디 최씨는 중국 출생으로 북경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중국내 한국기업들의 동시통역과 경제·무역관련상담을 하는 한편 인터넷(www.maoyi.com)의 「중국생정보」코너를 통해 중국관련 정보를 연재하고 있다.